[365피플] 유인택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이 "기-승-전-돈"을 강조한 이유는
[365피플] 유인택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이 "기-승-전-돈"을 강조한 이유는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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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택 사장, 공공성을 확보와 공연·전시 기획과 제작 확대 위해 재원 확충 필요 강조
- "대관장사 비판? 예술의전당 재정자립도 75%로 높아...국고보조금 25%에서 50%로 늘릴 것"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유인택 제16대 예술의전당 사장./사진=예술의전당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한국의 대표극장으로서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국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를 제대로 누리게 하기 위해선 재원 확보가 필요합니다. 전 CEO로서 '기-승-전-돈'으로 마음 먹고 있습니다. 임기 동안 재무구조 개선에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 22일 제16대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으로 임명된 후 한달 만에 가진 첫 기자간담회다. 

이날 유 사장은 공연·전시 기획과 제작을 확대하기 위해 다각적인 재원 확충에 주력할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는 "공공재원과 민간재원 확보를 통해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임기내 목표"라며 "국가대표 극장 다워야 하려면 결국 공공성에 있다. 자체 기획 제작 극장으로 공공성을 갖추기 위해선 재무 구조가 탄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이 '대관 장사'를 한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예술의전당은 소위 비인기종목인 클래식과 미술장르를 주로 다루면서 재정자립도가 75%에 이른다"며 "공공극장인 예술의전당이 '대관장사하는거냐'는 지적이 일견타당하면서도 내부 사정 재무구조가 이렇더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지난해 총 예산 447억원 중 국고보조금은 119억원(국고보조율 26.6%)에 불과하다"며 "국내, 해외 예술기관에 비해 예술의전당의 국고보조가 매우 적다보니 대관과 임대 사업 확대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에 따르면 총예산액의 328억원(74%)는 대관(111억원), 임대(43억원), 주차(27억원) 등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예술의전당의 국고보조금을 25%에서 50%로 늘리겠다"고 목소리에 힘주어 말했다.

또 국가 보조금에만 의지하지 않고 다양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 예로 '크라우드 펀딩' 같은 민간 후원을 활성화 하고, 연간 10만원씩 회비를 내는 '골드회원'제도를 통해 임기 3년내 10만명을 모으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유 사장은 "국민 소득도 높아졌고, 기부 문화도 생겼다.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여러 방법으로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며 "예술의전당은 신진작가나 청년작가들에게 전시할 기회를 주고 소액기부, 소액투자를 통해 국민들에게 양질의 좋은 예술작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인택 제16대 예술의전당 사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사진=예술의전당

재원 확보를 위해 그는 스스로 '을'을 자처하며 40년 쌓아온 인맥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유 사장은 "남의 돈을 가져오려면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공공기관장, 예술단 단장들은 잘 안한다. 난 평생 '을'로 살아서 재원 확보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8년 국민소득 1인당 7000원 시절, 십시일반으로 1억 8000만원을 모아 신촌에 소극장을 만들었고, 1994년 소득 만불 시대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란 영화를 7700명으로부터 3억원을 모아 시작할 수 있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복고등학교와 서울대 제약학과 학사, 홍익대 공연예술 석사를 졸업한 그는 연극 무대를 시작으로 1990년부터 20년간 영화계에 몸담았다. 영화 '화려한 휴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목포는 항구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등 20여편의 영화를 제작하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도 역임했다. 

2007년 영화 '화려한 휴가'를 마지막으로 영화 제작 일선에서 떠나 문화 예술 투자자로 변신한 그는 뮤지컬 '구름빵' 투자를 계기로 뮤지컬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장과 동양예술극장 대표를 역임하며 지난 40년간 영화 기획 제작과 공연 예술 기획, 펀드 매니저 등의 다양한 분야의 현장 경험을 두루 거쳤다. 

유인택 제16대 예술의전당 사장./사진=예술의전당

그러나 대학로 소극장을 운영하던 사람이 예술의전당이란 덩치가 큰 극장을 감당할 수 있을까, 연극 영화 뮤지컬 장르에 일하던 사람이 순수공연과 미술전시가 중심인 예술의전당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 사장은 "오페라하우스와 음악당 만큼은 기초예술의 품격을 유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오페라·발레·무용 공연만으로 오페라극장을 365일 채울 여건은 안된다. 더 많은 작품을 더 길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제작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결국엔 또 '재원'으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공공기관과 협업해 신진작가나 청년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주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앞으로 유 사장은 ‘K-POP’을 필두로 한 대중문화의 세계 진출에 발맞춰 우리 클래식 음악계와 공연예술계의 세계진출을 돕는 교두보로서 ‘K-클래식 거점’이 되도록 하는 중기목표도 실천에 옮길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공정사회로 가는데 공공예술극장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예술의전당이 좋은 위치에 있다며 '갑질'을 해서는 안된다. 전국의 230여개 되는 지방자치단체 공공극장, 문예회관들에게 선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도 중점사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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