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야생초편지 VS 다섯평의 기적
Book | 야생초편지 VS 다섯평의 기적
  • 마리
  • 승인 200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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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독자 <마리>의 따지며 책읽기 / 마리



[인터뷰365 마리]
가끔 춥기는 하지만, 분명 봄은 다시 왔다. 따뜻한 바람을 느끼면서 "야... 이젠 정말 봄이구나 " 하게 되면, 왠지 된장찌게엔 버섯대신 냉이를 넣어야 할 것 같고, 쑥국도 한차례 끓여야 할 것 같다. 주말이 다가오면 파릇하게 싹이 올라오는 그런 곳으로 나가보고 싶은 마음도 살랑살랑 올라온다. 그런 마음이 마우스를 움직여 전부터 제목만 보며 넘어갔던 <다섯평의 기적>을 주문했다. 주말농장 이야기라는 건 알고 있었던 터. 뭔가 말랑말랑하고 푸릇푸릇하고 따땃한 만족을 주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책을 받아서 읽으면 읽어갈수록 어딘가 허전하다. 그야말로 2% 부족한 이 느낌. 나는 퍼뜩 내 책꽂이를 돌아보았다. 누런 재생용지의 <야생초편지> 가 눈에 들어왔다.


안쪽에 메모해놓은 걸 찾으니 2003년.6월에 샀다고 적혀있으니, 참 그새 오래되긴 하였다. 그러나 지금도 기억날 정도로, 나는 이 책을 사랑하였다. 한번을 읽어 내린뒤 옆에 두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고 또 읽었으며, 이 책의 영향으로 양재천을 가던, 매봉산을 가던 그전엔 싸잡아 모두 잡초였던 것들도 내 눈에 들어오게 되었던 것 같다.


이 두 책의 공통점은 저자가 ‘식물’을 기르면서, 그 식물들의 특징과 소중함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 식물들과 함께하면 인간도 행복하다는 얘기. 이 두 책의 차이는 <야생초 편지>는 그야말로 도시 사람들은 ‘본 듯은 하지만 이름은 당최 알수 없는 풀 들’ 이른바 야생초가 주인공이고, <다섯평의 기적>은 주말농장을 하고 계시는 작가답게 우리의 일상 먹거리인 배추나 무 감자류 등이 더 많다는 것이다.


큰 차이도 있다. <다섯평의 기적>은 비록 작은 5평의 텃밭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사는 모습이 배경이라면, <야생초편지>는 교도소에 수감된 작가가 제한된 교도소운동장 한구석에 가꾸고 지키는 텃밭이 배경이다. 물론 당연한 공통점은 두 분다 ‘길러서 드신다.’ 는 거다. 특히 황대권 님은 먹을 수 있을까 싶은 낯선 야생초들을 참으로 맛있게도 드신다. 말려두었다가 차로도 드시고, 이른바 야생초물김치는 나도 한번 맛보고 싶은 영양 반찬스럽다. (씀바귀,민들레,달맞이꽃,명아주,고들빼기,돌콩,닭의덩굴,들깨,사철쑥,개망초...등으로 담근 물김치라니!!!) 이렇게 모든 야생초에는 자연에서의 역할과 효능이 있다고 하니, 상추를 기르겠다고 개망초 싹을 뽑아내는 농사가 탐탁하실 리 없는 게다. 이분 말씀대로 사실 우리는 야채 중에 제일 맛도 밋밋하고 별 약효도 없는 배추나 상추등 만을 열심히 먹고 있는것도 같다.




내용이 아닌 형식에서도 두 책은 차이가 난다. <다섯평의 기적>은 자료가 다 사진이고 <야생초편지>는 작가가 손으로 그린 그림들이다. 각 식물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생김새를 손으로 꼼꼼히 그려가며 설명하는 삽화는 참으로 감동스럽다.


그래서 <야생초편지>를 사랑했던 나는, <다섯평의 기적>이 만족스럽지가 않다. 따라서, 이 두 책을 아직 읽지 않았고, 유난히 자연친화적이지 않은 독자라면 차라리 <다섯평의 기적> 부터 읽으시는 게 나을 듯도 싶다. 이런 긴 독후감에도 불구하고, 성격 급한 친구들이 그래서 뭘 읽으라고? 하고 묻는다면 이렇게 표현해 줄 수밖에. ‘Level 1은 <다섯평의 기적>. <야생초편지>는 ’Level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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