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 방한..."패션도 인생도 균형을 맞추는게 중요" [일문일답]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 방한..."패션도 인생도 균형을 맞추는게 중요" [일문일답]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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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스미스, 노팅엄 뒷골목 가게로 출발해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명성 떨쳐
-폴 스미스의 작품과 삶 담아낸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열번째 한국 방문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에서 영감받아"
-DDP 개관 5주년 기념 전 "DDP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와 친분...전시 영광"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디자이너 폴 스미스/사진=박상훈 기자
8일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디자이너 폴 스미스/사진=박상훈 기자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화려한 색상과 프린트가 특징인 패션 브랜드 '폴 스미스'의 창업자이자,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1946~ )가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런던 디자인 뮤지엄 역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전시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전시에서는 폴의 작품과 삶을 만날 수 있다.

지금은 세계적인 톱 디자이너의 명성을 떨치는 그지만, 첫 출발은 미약했다. 

17세에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갖고 낮에는 의류 매장에서 일하고 야간에 틈틈이 패션 디자인을 배우던 그는 1970년 10월, 노팅엄 뒷골목에 9㎡짜리 작은 가게를 오픈했다. 평일에는 돈을 벌기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했기에 주말에만 가게를 운영해야 했다. 

1976년 전 세계 패션의 중심지 파리 패션위크로 향한 그는 패션쇼나 쇼룸을 마련할 돈이 없어 당시 머물던 호텔 방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폴 스미스' 컬렉션을 선보였다. 폴 스미스는 "쇼를 시작한 월요일에 호텔로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화요일도, 수요일에도. 목요일이 되자 오후 4시에 한 사람이 찾아왔다. '폴 스미스'의 첫 번째 고객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현재 그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 '폴 스미스'는 현재 영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고, 한국에도 2001년 진출해 첫 매장을 열었다.

이번 전시회에선 그가 디자인한 의상, 사진, 페인팅, 오브제 등 약 540여점과 수십 년간 수집한 명화, 팬들의 선물, 2019 봄여름 컬렉션 의상 등 1500점을 선보인다. 

특히 '폴 스미스' 브랜드의 시초가 된 그의 아주 작은 첫 번째 매장인 영국의 노팅엄 '바이어드 레인 1호점'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도 마련됐다.

폴 스미스는 지난 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한국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부분이 흥미로운 나라"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DDP 개관 5주년 기념전(6월 6일~8월 25일)으로 진행된다. 그는 DDP와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DDP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슬펐다. 이 건물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다음은 폴 스미스와의 일문일답.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사진=GIC cloud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사진=GIC cloud

-한국 관련 소재나 아이템에서 영감을 받은 게 있나.

이번이 10번째 한국방문인데, 서울이란 도시의 북쪽과 남쪽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심이 많다. 특히 강북 쪽에서 전통적인 부분들, 특히 전통미가 살아있는 한옥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 했는지를 보는 게 흥미롭다. 또 익선동, 서울 시청, 성수동도 깊은 인상을 받은 곳이다. 

-DDP에 오고 싶어 했다고 들었다.

DDP 건물은 정말 훌륭하다. 이렇게 좋은 건물에 전시할 수 있게 된 것이 특혜라고 생각한다. 자하 하디드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는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슬펐다. 그래서 특히 더 영광스럽다. 초대해줘서 정말 감사하다.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 포스터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 포스터

-패션 시장이나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패션 업계는 지난 10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었는데 옷들이 너무 많이 유통되는 것도 사실이다. 전자 상거래 온라인 쇼핑도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겐 이번 전시가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세상은 패션에 관련된 제품으로 가득 차 있지만, 개성이나 차별화된 포인트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요즘엔 서로를 따라하기 바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면 패션업계의 미래도 조금 더 달라지지 않을까. 젊은 디자이너들이나 학생들이 제 전시회를 보고 수직적이고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도록 영감을 받았으면 한다.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란 전시 명은 어떤 의미인가.

모두가 내 이름을 알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나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경계하고 싶다. 솔직히 패션업계에는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넘친다. 이렇게 겸손하게 나가는 것도 좋지 않나 생각한다.(웃음)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사진=GIC cloud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사진=GIC cloud

-유럽의 많은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대기업에 흡수됐지만 '폴 스미스'는 여전히 독립된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다.

트렌드를 따르기보단 머릿 속에 있는 내 개성에 집중한다. '폴 스미스'는 어디에 소속된 브랜드가 아니라 독립 사업체다. 많은 디자이너 레이블이 대기업에 인수되고 합병되다 보니 디자이너로서의 창의력이 오염된다고나 할까, 통제되고 자유로움이 줄었다.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점은 독립 브랜드로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이다.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곧 브랜드 '폴 스미스'다. 요즘엔 이런 브랜드가 흔치 않다.  

-패션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하이 패션(대중성과 상업성보다 디자이너의 패션 철학이 담긴 작품성에 중점을 둔 의상)과 일상적인 패션의 균형을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패션 디자이너는 아주 상업적이거나 아주 하이 패션인 옷을 만드는데, 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건 어려운 문제다. 상업적인 옷에만 치우친다면 후에 인기가 없어질테고, 하이 패션만 만든다면 수익이 없으니 브랜드를 지속 하기가 힘들어진다. 패션 세계에서 필요한 것은 이 두 가지 카테고리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서포트해야 하는 구조여야 한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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