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세계명작을 영화화한 우리 영화의 면모(11)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세계명작을 영화화한 우리 영화의 면모(11)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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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옥 감독의 '춘희'·유두연 감독의 '카츄샤'·정진우 감독의 '정부마농'
정진우 감독의 '정부마농'/사진=정종화 제공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1958년 신상옥 감독은 외국 영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으로 그동안 6편의 흥행실패를 일거에 반전시켰다. 그리고 이듬해 그레타 가르보와 로버트 테일러의 '춘희'(1936)를 한국판으로 영화화 하였는데, '춘희'에서 신 감독은 '지옥화'(1959)에서 연기 변신한 부인 최은희를 내세워 빅 히트를 쳤다. 

신상옥 감독의 '춘희'/사진=정종화 제공  

최은희는 창녀이면서도 가슴속 심연에는 결코 오염되지 않는 순정을 지닌 여주인공 마르그리트로, 한달 중 25일은 흰동백꽃을, 그리고 5일은 붉은 동백꽃을 들고 다니는 히로인으로 연기하여 새로운 면모로 열연했다. 청년 아르망에 김석훈과 아버지로 중후한 김승호가 나와 멋진 서구풍의 분위기로 당시 관객을 매료시켰다. 

1959년에는 톨스토이의 '부활'이 명보극장에서 상영한 후 명작과 명화의 양수겸장(兩手兼將)으로 지성인과 대중들의 기대속에 '지구의 절반'을 적신 대문호의 명화 '카츄샤'가 인기를 끌었다.

외화의 영향을 받은 지성파 감독 유두연은 1960년 재빨리 '부활'을 우리 실정에 맞도록 번안했다. 당시 미남배우 최무룡과 인기 절정의 김지미를 타이틀 롤인 '카츄샤'로 선정, 한국식 옥녀와 원일로 이름을 붙혔고 순정 때문에 연약한 생명마저 바쳐야 하는 박행의 여자 '카츄샤'를 선보였다.

유두연 감독의 '카츄샤'/사진=정종화 제공

인간이란 강물과 같은 존재임을 보여준 '카츄샤'는 애인과 가족과 함께 보아야할 명화임을 강조했으나 1960년 3·15부정선거와 4·19학생의거로 사회가 어지로워 관객은 외면하고 말았다. 송민도가 부른 주제가 '카츄샤의 노래' 많이 지금도 슬픈 역정을 메아리치고 있을 뿐이다.

1949년에는 '정부마농'이 6·25전쟁 와중에 피난지 부산에서 상영했다. 18세기 프랑스 작가 아베 프레보의 소설을 2차대전말을 무대로 옮겼다. 마농 세실 오브리의 시체를 꺼꾸러 메고 사막을 걸어가는 라스트 씬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1968년 정진우 감독은 '정부마농'을 '만추'의 김지헌 작가에게 우리 스타일로 각색을 요청했다. 비구니 수습생 남정임과 청년 신성일을 대립시켜 무조건적 애정을 발산하며 절에서 빠져나와 허영심에 부푼 '마농'을 위해 사기행각을 벌린다. 그러나 돈많은 가발회사 사장과 결혼하려는 '마농'을 유인하여 차를 타고 낭떠러지에 굴러 삶을 마감한다.

김기덕 감독의 '카츄샤'/사진=정종화 제공

듀마 원작 '춘희'는 1928년 무성영화로 이경손 감독이 처음으로 번안하여 영화화한 후 1967년 정진우감독이 김지미와 오영일을 출연시켰으며 1982년 TV연출자 김재형이 정윤희를 히로인으로 감독으로 데뷔하였다. 그후 1975년 신상옥감독이 재차 오수미를 주연으로 리메이크하였다.

'카츄샤'도 김기덕 감독이 1971년 문희와 신성일로 리메이크 되었으나 '정부마농'은 현실감각이 결여되 한 편으로 영화화 됐을 뿐이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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