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과 교회의 역사. 김수환 추기경의 40년
민족과 교회의 역사. 김수환 추기경의 40년
  • 조현진
  • 승인 20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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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오늘, 한국최초로 서임된 김수환 추기경 / 조현진

[인터뷰365 조현진] 40년 전 오늘(1969년 3월 28일)은 한국 가톨릭 교회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 날이다. 바로 김수환 신부가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추기경에 서임을 받았기 때문이다. 1922년 6월 3일. 대구에서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수환 추기경은 집안 대대로 이어진 독실한 가톨릭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부였던 김보현(요한)은 1828년 무진박해 때의 순교자였고, 부모인 김영석(요셉), 서중화(마르티나)역시 그 순교자의 신앙을 이어받은 후예들이었다.


모친의 권유에 따라 일찍이 성직자의 삶을 결심하고 서원한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보통학교 5년 과정을 졸업하고, 1933년 대구 성 유스티노 신학교 예비과에 진학하여 성직자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내디뎠다. 1944년 일제의 강압으로 학병에 징집되어 동경 남쪽의 후시마 섬에서 사관 후보생 훈련을 받는 고초까지 겪어야 했지만 결국 김 추기경은 1946년 12월 귀국선을 타고 부산에 도착하고 4년 뒤인 1951년 9월 15일, 대구 계산동 주교좌 성당에서 동료들과 함께 사제로 서품되었다.



김수환 추기경이 첫 사목 생활을 시작한 곳은 경북 안동 본당이었다. 그 이후, 해성병원 원장, 경북 김천 본당 주임 겸 성의중·고등학교 교장 등을 거치고, 1956년 7월에 독일 뮌스터 대학과 대학원에서 신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이후 다시 조국에 돌아온 그는 1964년에 ‘가톨릭 시보사’ 사장에 취임하였다. 그리고 1966년 2월 15일, 44세의 김수환 신부는 마산교구 설정과 동시에 그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되었다.


47세의 세계 최연소 추기경.


그러다가 1967년 초 서울대교구장 노기남(바오로) 대주교가 사임하면서 다음해 4월 제12대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됨과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되어 5월 29일 명동 대성당에서 착좌식을 가졌다. 그리고 오늘로부터 꼭 40년 전인 1969년 3월 28일, 김 대주교는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되어 4월 30일 로마에서 ‘성 펠릭스 성당’ 명의의 서임식을 갖게 되었다. 당시 그의 나이 47세로, 전 세계 추기경 136명 가운데 최연소자였다.



김수환 추기경은 이후 30년 동안 서울대교구장으로 재임하면서 ‘교회의 높은 담을 헐고 사회 속에 교회를 심어야 한다.’ 는 자신의 신앙과 철학을 실천하며 살았다. ‘존엄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하는 공동선의 추구’라는 그의 이상은 70년대 유신과 80년대 전두환 정권을 강력히 비난했으며, 역사 현실에 동참하는 교회를 만들고자 했던 그의 노력은 젊은 지식인과 서민, 노동자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냈다. 그렇게 각종 시국상황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김수환 추기경은 군사독재정권과 대립한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된다. 그리고 그가 머물렀던 명동대성당은 80년대 학생운동의 역사를 고스란히 대변하는 성지가 되었다.



1997년 75세가 된 김수환 추기경은 교회법에 따라 로마 교황청에 서울대교구장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그는 다시 여러 차례 사임 의사를 밝혔고, 결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8년 5월 29일 서울대교구장과 평양교구장 서리직의 사임을 허락하였다. 목자 생활 47년 만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2006년 서임된 정진석 추기경(서울대교구장)까지 2명의 추기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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