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인터뷰] 쉼없이 달려온 20년차 정지훈(비), '연예인'과 '자연인' 고민의 갈림길에 서다
[365인터뷰] 쉼없이 달려온 20년차 정지훈(비), '연예인'과 '자연인' 고민의 갈림길에 서다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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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차...새롭고 획기적인 도전을 해야할 나이
-2017년 배우 김태희와 '부부의 연'맺어...남편이자 아버지로서 "가정과 일은 분리"소신
-연예인이란 타이틀 벗고 '자연인'으로 한번쯤 아무 것도 안하고 쉬어보고도 싶어
-7년 만의 스크린 데뷔작 '자전차왕 엄복동'으로 하루 종일 자전거와 씨름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가수이자 배우인 정지훈(비·1982~)는 지난 20여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무대에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월드스타' 비로, TV와 드라마에서는 연기자 정지훈으로 활약하며 한결 같은 성실함과 노력으로 지난 20여년간 톱스타로 군림해왔다. 

17살의 나이에 6인조 그룹으로 연예계에 첫 발을 들인 그는 2002년 솔로가수 '비'라는 이름으로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듬해 첫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로 연기자로서의 호평을 받은 그는 다수의 드라마와 '사이보그지만 괜찮아'(2006), 할리우드 영화 '스피드레이서'(2008), '닌자 어쌔신'(2009)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했다.

음반 활동과 해외투어, 그리고 최근 드라마 '스케치' 까지 정신없이 보냈던 그는 7년만에 '자전차왕 엄복동'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정지훈이 그간의 출연작 중 가장 힘든 영화였다고 밝혔을만큼, 영화 속 하이라이트인 자전거 경주신을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야했다. 30도에 가까운 뙤약볕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자전거를 타며 모든 경기신을 직접 소화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정지훈은 인터뷰에서 "데뷔 후 지금까지 한시도 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 뛰어온 만큼 오롯이 자신만의 삶을 즐기고 싶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배우이자 가수인 '연예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벗고 '인간 정지훈'으로 살아보고 싶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 일과 가정은 철저히 분리

-최근 몇년간 인생에서 큰 전환기를 보냈다. 2017년 동료연예인이자 배우 김태희와 결혼을 했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얼마전 둘째 임신 소식을 전하며 팬들의 뜨거운 축하를 받았다. 이런 변화들이 아티스트의 삶에 영향을 끼친 점이 있다면.

음..크게 달라진 면은 없는 것 같다. 2002년 비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던 것 처럼 늘 똑같았던 것 같다. 저는 한결 같은 편이다.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제 자신이 달라졌구나, 앞으로는 이렇게 달라져야지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한 후 집에 가서 마시는 맥주 한잔에 행복감을 느끼는 그 모습도 여전히 그대로다.

-집에 돌아가면 어떤 아버지이자 남편의 모습인가.

일적인 것과 가정을 철저하게 분리하는 편이다. 이 점이 제 상대(김태희)에 대한 예의고, 제 아이에 대한 예의다. 무서운 이 세상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장치이기도 하고. 가정에 대한 이야기를 잘 안하는데, 1을 이야기 하다보면 2가 되고 어느 순간 10이 되더라. 천천히 나중에 제가 잊혀질때쯤, 혹은 저란 사람이 활동을 안할때쯤 그 때는 상관없지만, 지금은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 데뷔 20년차...새롭고 획기적인 도전을 해야할 나이

-연예계 데뷔 20년차다. 지난 20년을 돌아본다면 어떤가.

행복했다. 너무 감사한 20년이었던 것 같다. 17세 부터 실질적인 가장 노릇을 해오면서 제가 가족을 지킬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을 마련할 수 있었고, 제가 갖고 있던 재능을 펼칠 수 있었다. 많은 선물을 받았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이가 든다는게 좋진 않다. 싫다고 젊어질 순 없으니 받아들이는거다.(웃음) 다음 세대가 있으니까. 어른이 되어 갈수록 받아들이고 희생 해야 하는 것 같다. 사십대에는 좀 더 현명해졌으면 한다. 옳고 그름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회 하는 일도 있었나.

물론.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이성적이지 않고 감정에 휘둘려 했던 일도 있고, 어려서 판단을 그르친 행동들도 있었다.  

-경력이 쌓이고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고민도 있을 것 같다.

데뷔 20년차로 넘어가면서 세대가 바뀌었더라. 또 다른 시작의 의미인 것 같다. 연기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들다. 보다 어릴 때는 그 나이에 잘하는 음악을 맞춰서 하면 됐지만, 이 나이대가 참 고민이 많은 시기다. 새롭게 개척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획기적일 수 있을까 고민한다. "애들도 아니고 왜 저래"라는 반응보다 차라리 "저건 뭐지?"이런 반응이 더 낫다 싶다. 도전해서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계속 도전을 이어가려 한다. 연기자로서도 역시 '비가 왜 저걸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으면 한다.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쉬지 않고 달려온 지난 20년..."언젠간 '자연인 정지훈'의 삶 살고파"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가수나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지점이 있다면.

고민을 많이 하지만, 고민만 한다고 되는건 아닌 것 같다. 이것 저것 해보는 거다. 칭찬과 호불호를 굉장히 빨리 받아들이고 빨리 익숙해지는 편이다. 통달한 편이다. 칭찬이 아닌 따끔한 지적도 잘 받아들인다. 배우로서든, 가수로서든 데뷔하면서부터 쭉 그래왔던 것 같다. 돌려서 좋게 이야기 하지 말고 안 좋은 점도 스스럼 없이 말해달라고 한다.

저는 대중의 장난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제가 신선해 보일 수도 있고, 재미 있어 할 수도 있다. 때론 제게 상처를 주거나 좋아할 때도 있고, 싫증이 났다가 또 다시 생각 나서 찾아 볼 수도 있는 거다.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한 이상, 그렇게 받아들이기로 했기 때문에 채찍질 혹은 칭찬의 반응 모두 겸허히 받아들인다. 

-가수와 배우가 아닌 '인간 정지훈'이 궁금하다. 

연예인이 아닌 정지훈은 답이 없는 것 같다. 연예인이란 직업으로 생활을 하고 있고, 아마도 이 직업에서 멀어지는 그 언젠가가 '인간 정지훈'이 아닌가 싶다. 

난 그동안 24시간이란 짜여진 틀안에서의 생활해왔다. 그동안 눈 뜨면 일하는 시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 기사가 떴지부터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에 문자나 전화가 많이 와있으면 무슨 일이 터졌나 긴장부터 된다. 지난 몇 년을 타이트한 긴장감 속에서 살았다. 운동을 가야하고 사무실 회의도 해야한다. 이런 타이트한 삶 속에서 언젠가는 나를 놓고 '인간 정지훈'으로서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몇년 후에는 이런 시간이 오지 않을까, 또 나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연예인으로 계속 이런 삶을 살건인가, 새로운 직업군을 가져야 할 것인가 혹은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를 위해서 그 노선을 정해야하는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자연인 정지훈'에 대한 욕구가 강해보인다.

그렇다. 아침에 눈을 떴을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광고 문구처럼 다들 한번 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저도 그렇다. 그렇다고 자만하거나 배부른 소리라고 듣기는 싫다. 지난 20년간 쉰 적이 없다. 죽을 때까지 일만 할 수 없지 않나. 하하. 한번 쯤 아무 것도 안하고 쉬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다. 

-그럼 연예계의 삶과는 전혀 별개의 삶에서 여유를 찾겠다는 의미인가.

연예인 생활 속에선 나는 없다. 연예인을 하겠다는 순간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선 늘 계획이 있어야 하고, 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시간은 없다. 그 끈을 놓아야 나만의 시간을 오롯이 쓸 수 있다고 본다.  

-연예계를 떠날 수 있다는 것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인가.

인간 정지훈으로 살고 싶다는 건 짜여진 연예계 틀안에서 벗어나 조용히 살고 싶다는 의미다. 눈을 뜨면 핸드폰에서 어떤 기사가 떴는지가 아닌, 책을 볼까 영화를 볼까, 아님 낮술이나 할까 이런 고민을 하는 계획을 세울 필요가 없는 삶. 자고 싶으면 자고, 밀린 영화도 다 보고, 책도 읽는 그런 삶 말이다. 저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거창하게 은퇴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몇 년 조용하면 어디선가 쉬고 있겠구나 하는거고, 또 마음이 바뀌어서 연예계 생활로 돌아올 수도 있는 거고.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지금껏 가장 힘들었던 작품...하루 10시간씩 자전거 타며 '나와의 싸움'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정지훈의 도전작이라고도 보여진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기도 하고, 그 동안 보여줬던 캐릭터와는 거리가 먼 소시민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의외의 출연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사실 처음에 (이)범수 선배가 준 시나리오에 '자전차왕'이란 단어가 들어간 제목을 보고 만화영화 '피구왕통키'처럼 어린이 영화나 가족영화를 만드시나 했다. 엄복동이 누군지도 몰랐으니까. 가상인물인가 했다. 읽었는데 첫줄에 일제 강점기 시절이 나오길래 읽었더니 흥미롭더라. 엄복동 이름 세글자는 알아야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었다. 

우리나라 국가대항전만 하더라도 싸워서 이기면 내가 이긴 것만큼 신나서 뛰쳐나가지 않나. 김연아 선수가 피겨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면 우리 어깨가 들썩거리는 것 처럼 이 분은 일제 강점기 시절에 자전거 하나로 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줬던 분이다. 우리가 알아야 될 인물이 아닌가 싶었다.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둔 실존 인물 엄복동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정지훈은 일제시대 평범한 물장수에서 조선 최고의 자전차 선수 엄복동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보인다. 극 속 물장수를 하며 소시민으로 살아가던 엄복동은 우승 상금을 위해 자전차 선수단에 가입하게 된다. 처음 출전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일본 대표 선수를 제치고 조선인 최초의 우승을 거머쥔 엄복동은 조선 민중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는 인물로 거듭나게 된다. 배우 이범수가 이 영화의 제작자로 참여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엄복동역을 맡은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7년만의 스크린 복귀라는 점도 화제였는데.  

활동을 안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 홍콩, 태국, 필리핀 등 해외 투어를 많이 다녔다. 앨범은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 작업이고 이미 앨범 스케줄들이 정해져 있다보니 본의아니게 7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이번 작품의 경우 운이 딱 맞아 떨어진게 콘서트가 끝난 후 2016년 겨울 쯤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생겼다. 그 때 이범수 선배가 찾아와 시나리오를 한번 읽어보라고 해서 보여준 작품이 '자전차왕 엄복동'이었다.  

-막상 촬영에 돌입해 보니 어떻던가. 7년만에 달라진 낯선 풍경도 있었나?

달라진건 없더라. 다만 내가 왜 자전거를 탄다고 했을까 했다. 지나서 하는 얘기지만 처음에 감독님과 (이)범수 선배가 내게 벌을 주시나 했다니까. 한여름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38도가 넘는 땡볕 아래서 해가 떨어질때까지 쉴새없이 자전거만 탔으니까. 해도 너무하는게 아닌가 했다니까. 하하.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nbsp;엄복동역을 맡은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br>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엄복동역을 맡은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모든 자전거 경기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5년간 우승기를 놓치지 않았던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특훈에 돌입했다고.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 영화 작품들 중 가장 힘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자전거는 제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국가대표 선수촌에 입단을 해서 평균 6-7시간 훈련을 했다.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해서는 하루 10시간씩 꼬박 자전거를 탔다. 문제는 그 당시 자전거를 구현해내서 탄 거라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아스팔트가 아닌 모래판위에서 타다보니 바퀴는 헛돌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참고할만한 마땅한 자료가 없었던 '엄복동'이란 캐릭터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고민이 많았다. 엄복동이란 분이 실제 자전거를 좋아해서 탄건지, 자전거를 타다보니까 국민들이 그를 따랐던건지 아니면 총칼이 없지만 정신적인 승리를 통해 자긍심을 지켜내려 했던건지 그 의도가 궁금했다. 오죽하면 내가 '엄복동 도표'까지 만들었겠나. 

◆ 아버지 떠올리며 캐릭터 접근...설렁탕 같은 순하고 깔끔한 영화

-엄복동 도표라니?

이전에는 대본을 완벽히 숙지하고 현장에서 리허설을 하면서 애드립을 하는 편이었는데, 이 엄복동이란 캐릭터는 그동안 해왔던 표정이나 연기나 나오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기존에 보여줬던 드라마 속 장난 꾸러기나 얄궂은 모습, 화려한 스타나 재벌, 최근엔 형사 캐릭터 등 나의 예전 모습들을 많이 빼려고 했다. 순박한 척, 순진한 척해선 안됐기에 선을 지키려고 많이 연구했다. 조금이라도 이런 티가나면 다시했다. 

엄복동이란 큰 글자를 쓰고 도표를 만들었다. 애드립을 최대한 자제하고 이런 상황에서 엄복동은 어땠을까, 여러가지 가설을 세우고 대본 옆에는 예시를 적었다. 자전거를 어떤 신념에서 탔을까, 아니면 어떤 의지로 탔을까. 버릇은 뭘까, 사랑은 해봤을까. 물을 길어 집에 왔을때 아버지를 본 후 어떤 표정과 행동을 할까 싶었다. 캐릭터를 위해 아버지의 모습을 참고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어떤 모습이었나.

아버지가 충남 서산 출신이신데, 나무를 많이 지셨다더라. 저녁마다 팔남매 밥을 지어야하니까. 할머니가 시켜서 산에 갔다가 지게를 져서 밤에 내려왔던 아버지의 그 때 행동들을 떠올려봤다. 극 속 엄복동이 물지게를 하면서 좌우로 기우뚱 기우뚱하면서 걷는 그 모습도 아버지의 모습이다. 당시 지게가 너무 무거워서 그렇게 걸으셨다고 하더라. 그게 지금 버릇이 되셔서 아직도 그렇게 걷고 계시다. 집에 와서 물한바가지 떠서 한모금 마시고 발도 씻는 엄복동의 모습 역시 그 당시 아버지의 행동들을 떠올려서 그대로 적용했다.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시사회를 보고 나니 어떻던가

처음엔 사실 예민했다. 엄복동을 내가 과연 잘해냈을까, 자연스럽게 보여졌을까 싶었다.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경주신이 길지는 않지만 그 한 테이크를 뽑아내기 위해 무지하게 고통스러웠다. 잘 참고 이겨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일각에서는 애국심 마케팅에 호소하는 영화, 혹은 '국뽕영화'라는 지적도 있다.

엄복동 선생은 일어서서 타는 자전차주법을 개발해서 처음으로 우승을 했던 인물이다. 처음 시나리오에서 엄복동을 위해 관중들이 '인간벽'을 쌓은 스토리를 읽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실화라더라. 당시 엄복동 선생의 우승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측에서 반칙배를 선언하고 경기를 멈추자 이에 화가난 엄복동 선생이 일장기를 꺾었고, 그를 향해 일본군들이 조준사격을 했더니 10만명의 관중들이 담을 넘어서 뛰쳐 나와 한명 한명 그를 위해 보호벽을 쌓아줬다더라.

누군가는 국뽕이다, 자극하려는 장치를 만들려고 했던 거 아니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사실은 엄복동 선생은 스포츠 영웅이었다는 점이다. 탄압받던 그 시절, 일본선수를 제치고 우승을 한 그가 국민들의 답답했던 속을 풀어주지 않았을까 싶더라. 이에 대한 평가는 관객들에게 달렸다. 

 -이 영화의 매력은

이 영화는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온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잔잔하면서 감동이 있는 드라마다. 자극적이지 않는 설렁탕인데, 막 우려내진 않아도 깔끔한 음식과 같은 영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 작품이 계기가 되서 앞으로 다작을 하고 싶은 바람이다.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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