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IB 학생들 입학문 이미 활짝 열어놓았다”
[단독]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IB 학생들 입학문 이미 활짝 열어놓았다”
  • 신향식
  • 승인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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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IB 보고서’에서 밝혀…“수능최저 없는 수시전형으로 수년간 합격생 선발”
교육부 IB 보고서__지난해 12월 18일 중앙대 입학처 주최로 열린 입학사정관 정기포럼에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강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중앙대 입학처 주최로 열린 입학사정관 정기포럼에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강연하고 있다.ⓒ신향식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 당초 우려와는 달리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로 공부한 학생들의 국내 대학 입학 문은 이미 활짝 열려 있다. 

경기외고나 국내 학력을 인정해 주는 제주국제학교 등 IB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외국대학으로 진학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IB로 국내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도 교육부 정책연구비로 수행된 국제 바칼로레아 보고서 ‘고교 단계 IB AP 교육과정 적용방안 연구’에 따르면, IB 교육과정은 현재의 대학입시전형과 충돌하지 않는다.

이미 국내에서는 IB 학생들이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전형으로 서울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IB로 공부한 학생들이 지원할 국내 대학 전형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며 IB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는 기우로 확인됐다.

교육부의 이번 연구는 지난해 4월 4일에 시작해 6개월 뒤인 10월 3일에 마무리한 뒤 최근 최종수정을 완료하고 인쇄작업을 마쳤다.

인하대 손민호 교수가 책임연구자를 맡고, 조현영 교수(인하대학교), 진동섭 이사(한국진로진학원), 김기홍(인하대학교) 박사, 박진희(인하대학교) 박사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해 진행됐다. 교육부는 조만간 온라인 정책연구 ‘프리즘’에 이 보고서를 올릴 예정이다.

IB는 서울시교육청의 조희연 교육감이 맨 처음 화두를 던지고, 제주도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이 도입하는 토론논술형 교육과정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IB 본부(IBO, 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 및 대입시험 체제다.

제주시 교육청이 지난해 12월 개최한 IB 교육과정 국제 심포지움 장면./사진=신향식
제주시 교육청이 2017년 12월 개최한 IB 교육과정 국제 심포지움 장면.ⓒ신향식 

연구진은 “현재 국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이화여대, 카이스트 등 주요 명문대에서 IB 학생들을 수능최저등급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는 수시전형으로 합격시켜 왔다”면서 “우리나라는 이미 수능최저등급 없는 수시전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상 제도적으로 IB 학생의 대입 문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IB 시범학교가 도입되면 IB 전형을 따로 만들지 않더라도 현재의 수능최저등급이 필요 없는 수시일반전형을 통해 IB 학생들도 대학 진학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IB 학생이라 하더라도 서울대처럼 면접으로 추가 변별을 하는 사례도 있고 성균관대처럼 면접 없이 서류로만 최종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사례도 있다.

연구진은 “각 대학별로 수능최저를 요구하지 않는 전형을 조사해 보면, 서울시내 주요 대학 평균은 50%에 가깝고 전국의 국립대 등을 포함해도 40% 이상이 될 만큼 이미 상당히 많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IB 보고서 ⓒ신향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는 2005년부터 IB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현재 IB 학생에게 입학 문이 개방돼 있다. 그리하여 국내 학력을 인정받는 국제학교나 경기외고의 IB 학생들을 수능최저등급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일반전형으로 지난 수년간 합격시켜 왔다. IB 전형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능최저등급 요구만 없으면 현재 수시전형으로 얼마든지 입학의 문은 열려 있는 상태다.

KAIST는 현재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IB 학생들에게 입학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IB가 우수한 프로그램이며 대학 공부를 위한 학문적 준비과정으로서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카이스트는 학문적인 능력과 연구와 개발에 대한 열정을 지닌 IB 학생들을 찾고 있으며, IB 학생들에게 고등학교 내내 수학과 과학을 공부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KAIST가 2017년, 2018년 모두 일본과 싱가폴에서 열린 IB 글로벌 컨퍼런스의 대학세션에 참가하여 전 세계의 IB 학생들에게 KAIST에 입학할 것을 권유하는 대학입학설명회를 실시한 유일한 한국의 대학’이라고 소개했다.

연세대도 학부 과정에 지원하는 IB 학생들을 환영한다. 교육부 보고서에 따르면, 연세대는 2020학년도에 수능최저 없는 수시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2564명에 달해 IB 학생들에게 문호를 활짝 열어 놓았다.

연세대에 합격한 IB 학생들은 새로운 국제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연세대에서 제공하는 GLDP(Global Leadership Division Program)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GLDP에서는 한국 문화와 언어를 배경으로 특화된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면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IB 학생들을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연구진은 “국내 초·중등교육법을 따르지 않는 국제학교에서는 7등급 절대평가를 그대로 제출하지만, 공교육 범주 안에 있는 경기외고의 경우는 7등급 절대평가 점수와 9등급 상대평가 점수를 대입 지원 시 같이 제출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보고서가 공개됨에 따라 ‘IB 학생들은 국내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 마땅치 않다’며 국내 공교육의 IB 도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설득력을 잃게 됐다.

책임연구자인 손민호 인하대 교육학과 교수는 1일 “‘국제 바칼로레아는 현재 한국의 공교육 체제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장 진화되고 검증된 교육과정인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교육은 분명히 아이비에서 참고할 부분이 많으므로 이것을 국내 많은 학교에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국내 15개 대학의 입학처들은 지난 7월 IBO에서 실시한 '한국어판 IB 도입 타당성 검토' 작업 중 '한국 대학들의 IB 인식 조사'에 참여한 바 있다.

이 대학들은 이미 IB를 매우 잘 알고 있었고 한국어판 IB로 지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기존의 학종 학생들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대학들은 그 이유로 기존의 학종 전형보다 IB가 더 신뢰성이 있고 공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된 대안이나 의견 등은 교육부의 공식 의견이 아닌 연구진의 견해로, 교육부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칠지 교육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신향식

필명 신우성. 언론인 출신의 입시전문가 겸 대학강사. 스포츠조선과 굿데이에서 체육기자로 활약했고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독서신문에서 프리랜서 기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경희대, 경인교대, 백석대, 인덕대, 신우성학원에서 작문(글쓰기) 관련 출강.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에 관한 연구'의 요약본이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수록. 신우성글쓰기본부 대표. 저서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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