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우리영화 100년간 영원한 고전 '춘향전'은 모두 13편이 제작되어 한국영화의 고비마다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신호탄이 되었다.
특히 1958년 안종화감독이 '시집가는날'의 최현을 이몽룡 역으로 기용한 '춘향전'에서 예상을 뒤업고 '악역의 명수' 허장강을 방자 역에 발탁했다.
그는 춘향 역의 배우 고유미와 향단 역의 배우 김현주 사이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몸짓으로 월매 역의 전옥과 변학도 역의 김승호의 위엄에 도전했다.
더구나 4·19학생 의거로 사회가 어수선하여 한국영화가 침체일로에 있을때에도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은 방자역을 맡은 허장강의 전천후 연기에 힘입어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을 누르고 서울인구 250만명 당시 명보극장 한 곳에서만 36만명의 관객을 동원, 당시 파격적인 히트를 쳤다.
홍성기 감독·김지미의 '춘향전'은 당시 홍 감독이 부인 김지미와의 이상기류를 감지해 당초 몽룡 역을 배우 최무룡에서 '뉴 페이스'였던 배우 신귀식으로 교체한 점이 흥행 실패의 요인이기도 했지만, 워낙 '성춘향'에서 보여준 허장강의 압도적인 연기는 '성춘향'의 롱런비결이었고, 지금까지도 그 기록은 깨어지지 않고 있다.
허장강은 문희·남정임·윤정희의 '트로이카' 여배우와 청춘영화의 전성시대였던 1967년 '춘향'에 다시금 '방자'로 낙점됐다. '맨발의 청춘'의 영원한 청춘스타 신성일이 이몽룡 역으로 출연했다.
'춘향'에서 허장강은 43세 불혹의 나이에도 향단 역의 태현실과 펼쳐보이는 해학과 유모러스한 연기세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자역 3번'이란 '전무후무'(?)의 진기록을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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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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