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구-제주교육청, 국제 바칼로레아(IB) 한글화 작업 내달 협력각서 체결
[단독] 대구-제주교육청, 국제 바칼로레아(IB) 한글화 작업 내달 협력각서 체결
  • 신향식
  • 승인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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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입학사정관 정기포럼서 공개…2022년 11월 첫 IB 대입시험 목표
18일 중앙대 입학처 주최로 열린 입학사정관 정기포럼에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강연하고 있다
18일 중앙대 입학처 주최로 열린 입학사정관 정기포럼에서 이혜정 교육과혁신연구소 소장이 강연하고 있다./사진=중앙대 입학처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한국어판 도입이 결실을 맺는다.

IB 국내 공교육 도입은 서울시교육청의 조희연 교육감이 맨처음 화두를 던지고, 제주도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이 함께 추진한 토론 논술형 교육과정이다.

제주도교육청과 대구시교육청은 내달 IB 본부(IBO, 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와 IB 프로그램 한글번역작업의 협력각서(MOC, Memorandum of Cooperation)를 체결한다. 2022년 11월 첫 IB 대입 시험을 목표로 모든 일정을 추진하기로 IBO와 합의하고 최종 서명을 앞두고 있다.

교육과혁신연구소의 이혜정 소장은 18일 오후 중앙대(서울) 303관 대학원 5층 회의실에서 중앙대 입학처 주최로 열린 ‘입학사정관 정기포럼’에서 이같이 공개했다.

지난해 6월 서울시교육청에서 IB 정책연구를 최초로 착수하고, 지난 1월 제주도교육청이 IBO에 IB 한글화 협의요청을 위한 공문을 발송한 지 1년만에 성사되는 것이다. 현재 국제변호사들과 함께 협력각서의 최종 문구 협상과 법적 검토 단계를 밟을 예정으로 내달 사인하고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주요 대학교 입학사정관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포럼은 IB의 국내 공교육 도입을 앞두고 대입정책에 주는 시사점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한 자리였다. 2018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주제는 ‘대한민국 평가 패러다임의 전환: IB 한국어판 도입과 대학입시’였다. IB로 공부할 학생들이 수시전형에 지원하기 전에 입학사정관들이 'IB 공부‘에 착수한 셈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제주도교육청, 대구시교육청이 IBO와 협의한 사항이 공개됐다.

▲수험생들은 수능최저 없는 수시전형으로 대학입시에 지원하고, ▲한글 번역 우선 대상 과목은 역사, 화학, 생물, 수학, 지식론(TOK, Theory of Knowledge), 소논문(EE, Extended Essay), 창의체험활동(CAS, Creativity/Activity/Service)으로 하며▲2022년 수험생은 약 150명으로 예상, ▲수험생이 500명 이상이면 한글화 과목을 추가하며 물리나 경제, 지리 과목이 추가 대상 과목이 될 것으로 보이고, ▲교육청에서 교과별로 영어 가능한 교사들을 추천하면 IBO에서 집중 훈련하여 내년부터 영어판 채점관으로 투입한 뒤 그 중 검증된 교사들은 2022년 한국어판 채점에 투입한다는 점 등이다.

일부 진통이 있었지만 지역 의회에서 IB 도입에 필요한 예산도 최종 통과됐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IB 프로그램 연구를 하는 대구지역 교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IB 프로그램 연구를 하는 대구지역 교사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대구시교육청

대구시교육청에서는 고등학교 3개교 정도에 IB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최근 공모 결과 9개교가 IB 관심학교로 신청했다. 그 중 일부 학교를 IB 관심학교로 지정할 예정으로 형태는 IB반, 수능반을 모두 두어 학생이 선택하게 할 예정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읍면 지역 학교를 모든 학생들이 입학하고 싶어하는 고등학교로 만든다는 목표로 추진한다. 고등학교 전체를 수능반 없이 IB반으로만 운영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학력이 우수하지 않을 수 있음을 감안하여 IB 디플로마 수준이 안 되는 아이들도 IB 교육(certificate 교육)을 하는 걸로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한 학교 전체를 IB 과정만으로 운영하려는 것이다.

2022년 IB 입시생들은 국어, 수학, 역사, 화학, 생물을 한글로 시험을 치르고, 영어와 연극은 영어로 본다. 연극은 수능 같은 지필고사는 없고 모두 수행평가만 받는다. 종합예술인 연극을 영어로 하면 영어의 수행평가 기능을 하기 때문에 영어 능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B 프로그램의 한글화에 따라 IB의 국내 공교육 도입은 제주도와 대구시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IB 시범학교 운영을 위한 임시조직(TFT)를 준비 중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청와대 승인을 받은 스마트시티 건설에 초중고 2개교씩 IB 학교 도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충남도교육청은 IB 도입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도 IB 도입의 발전방안에 최종 확정했고, 충북도교육청과 경남도교육청도 IB 시법학교 도입을 타진 중이다.

충남삼성고 학생들은 조별로 편성돼 토론하고 발표하는 방식의 수업을 한다
IB 후보학교로 지정 받은 충남삼성고 학생들은 조별로 편성돼 토론하고 발표하는 방식의 수업을 한다./사진=신향식

각급 학교 단위로도 IB 도입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산하 3개의 고교에 IB 도입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충남삼성고는 IB 후보학교로 지정 받아 이르면 2020년부터 IB로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 유일의 국립초등학교인 경북대 사대부속 초등학교는 IB 관심학교 등록을 마쳤고, 충북 청주의 대성초등학교도 IB 도입을 선언한 바 있다.

IB 이수자들의 국내 대학 진학에는 걸림돌이 없다. IB로 공부한 수험생들은 ‘수능 최저’를 적용 받지 않는 수시전형으로 대학 입학이 가능하다. 서울대를 비롯한 20개 주요 대학의 수능최저 없는 전형은 평균 40%가 넘는다. IB로 국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무척 넓다는 결론이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국내 15개 대학의 입학처들은 지난 7월 IBO에서 실시한 ‘한국어판 IB 도입 타당성 검토’ 작업 중 ‘한국 대학들의 IB 인식 조사’에 참여한 바 있다. 이 대학들은 이미 IB를 매우 잘 알고 있었고 한국어판 IB로 지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기존의 학종 학생들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대학들은 그 이유로 기존의 학종 전형보다 IB가 더 신뢰성이 있고 공정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불공정 논란이 있는 학생부종합전형보다 50년간 검증된 IB로 응시하는 학생들이 대입에서 선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카이스트, 이화여대는 이미 국내 학력으로 인정받는 ‘IB 학생들’의 입학 전례가 있다. 그 외 다수 대학은 재외국민자녀전형으로 IB 입학사정 경험이 누적되어 있다.

이혜정 소장은 “IB 전면도입이 아니라 일부 학교에만 시범 도입해도 그 영향은 일파만파일 것”이라면서 “공립학교에 다니는 옆집 아이가 다른 종류의 숙제를 하고 다른 종류의 시험을 보는데도 국내 대학에 잘 갈 수 있다는 사례를 지켜보면, 수능과 학종에서 벗어나 선진화된 입시와 내신의 필요성을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IB는 1968년부터 스위스 제네바에 법적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IBO에서 운영한 교육과정 및 대입시험 체제다. 국제기구 주재원 자녀 등 외교관 자녀들이나 해외 주재 상사원 자녀들이 어느 한 국가에서 국가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교를 안정적으로 다닐 수가 없어서 그들에게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을 해 보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네덜란드 덴하그(헤이그)에 실무 본부가, 영국 런던에 채점센터가,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본부가 있다.

제도적으로 IB의 국내 도입에는 걸림돌이 없다. 초중등교육과정 행정규칙의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기준(2009년 이후)에는 “학교는 필요에 따라 대학과목 선이수제의 과목을 개설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교육과정이나 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이 경우 시도 교육청이 정하는 지침에 따른다”고 명시돼 있다. 국내 학력 인정에 관해서는 위의 규정에 의거하여 경기외고 IB 영문판 과정이 2010년 국내 학력으로 인정 받았고, 제주국제학교 IB 과정도 국내 학력으로 수용되었다.

<국내의 IB 시범도입 추진 일지>

▲ 2017년 6월=서울시교육청, IB 교육정책연구 최초 의뢰

▲ 2017년 12월=제주교육청, IB 한글화 추진 및 시범학교 도입 공개 선언

▲ 2018년 1월=제주교육청, IBO(IB 본부)에 IB 한글화 협의 요청 공문 발송

▲ 2018년 2월=충남교육청, IB 정책 연구 시작

▲ 2018년 3월=제주교육청, 충남교육청, 대구교육청 등의 대표단 30명, 싱가포르 IB 글로벌 컨퍼런스에 자발적 참석

▲ 2018년 3월 26일=싱가포르 회담 개최. 한국대표단이 IBO 회장단과 공식 회담을 열고 IB 한국어판 개발을 공식 요청.(제주도교육감, 충남도교육감, 대구시교육청, 경북대 사범대학장이 서로 사전 협의 없이 자발적으로 모임.)

▲ 2018년 5월 26일=IBO 이사회에 IB 한글화 의제 상정

▲ 2018년 7~9월=IBO, 한글화 타당성 검토 작업. 국내 15개 대학교 입학처 IB 검토작업 설문조사 참여

▲ 2018년 9월 26일=싱가포르 회담. IBO 회장 대 제주도교육감 및 대구시교육감

▲ 2018년 10~12월=IBO와 MOC(Memorandum of Cooperation) 체결 위한 세부 조건 협상

▲ 2019년 1월 MOC 체결(예상)

(입학사정관 정기포럼 자료집 참고)

신향식

필명 신우성. 언론인 출신의 입시전문가 겸 대학강사. 스포츠조선과 굿데이에서 체육기자로 활약했고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독서신문에서 프리랜서 기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경희대, 경인교대, 백석대, 인덕대, 신우성학원에서 작문(글쓰기) 관련 출강.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에 관한 연구'의 요약본이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수록. 신우성글쓰기본부 대표. 저서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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