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윙키즈' 도경수 "공감을 얻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인터뷰] '스윙키즈' 도경수 "공감을 얻는 배우가 되고 싶다"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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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철 감독과 현장에서 친한 형, 동생처럼 지내
-탭댄스 장면 90% 소화...체중 57㎏까지 빠져
-인기그룹 '엑소' 멤버로 가수와 연기 두마리 토끼 잡아..."연기는 나에게 있어서 절대 놓지 못할 끈"
배우 도경수/사진=SM엔터테인먼트
배우 도경수/사진=SM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도경수는 흔히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들이 겪는 연기력 논란을 단 한번도 겪지 않은 배우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착실하게 자신 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은 그는 올해 영화 '신과함께'(2017~18) 시리즈와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2018)을 통해 아이돌그룹 '엑소'의 메인보컬 '디오'가 아닌 배우 도경수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2018년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그의 작품은 '과속 스캔들'(2008), '써니'(2011) 등을 연출한 충무로 흥행불패의 아이콘, 강형철 감독의 영화 '스윙키즈'다.

이 영화는 1951년 거제 포로수용소, 오직 춤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가슴 뛰는 탄생기를 그린다. 영화는 '한국전쟁'이라는 가장 슬픈 역사와 '춤'이라는 가장 신나는 소재의 이질적 조합을 통해 전에 없던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한다. 

강형철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로 스윙키즈 댄스단의 트러블메이커 '로기수' 역에 캐스팅된 도경수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강 감독은 "도경수 배우의 인생에 운명이란 것이 있다면 이 영화를 만날 운명이 반드시 있었을 것 같다"며 "매 컷마다 확신이 더욱 강해졌을 정도로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로기수' 그 자체였다"고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강 감독의 신뢰에 화답하듯 도경수는 춤에 뜨거운 열정와 재능을 가진 로기수 역할을 위해 촬영 전 5개월 동안 탭댄스 연습에 매진했고, 체중 감량과 삭발 등 외적인 변신은 물론 북한 사투리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해냈다.  

도경수는 영화 개봉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발을 구를 정도로 탭댄스가 습관이 됐다"며 "기회가 있다면 콘서트 솔로 무대에서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배우 도경수/사진=SM엔터테인먼트
배우 도경수/사진=SM엔터테인먼트

◆ 90% 이상 직접 탭댄스 소화...처음 시나리오 받고 "심장이 쿵쿵" 

-영화를 본 소감은.

재밌게 봤다. 촬영장에서도 정말 재밌었는데 편집도 감독님이 잘해주셨고 내가 출연한 영화인데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찍으면서 완성된 장면이 가장 궁금했던 장면이 있었나.

데이비드 보위의 '모던러브'를 추는 장면. 판래 역의 박혜수와 각자 다른 장소에서 춤을 추는 장면이기 때문에 어떻게 편집이 돼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될지 궁금했다.

-그 장면이 특별히 좋았던 이유는?

기수와 판래가 춤을 추고 싶어 하는 마음이 표현되는 장면이니까, 내 스트레스를 춤으로 해소하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비록 기수의 상상이긴 했지만 그 장면이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춤으로 표현하려는 기수의 억눌렸던 감정을 가장 잘 나타 낸 것같다.

-로기수는 최근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밝은 캐릭터였는데.

전작들에서는 마음에 상처가 있는 캐릭터를 만났다. 일단 나는 평소에 밝고 내 안에 장난스러운 면들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극대화해서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면서 내 감정이 분출되고 스트레스도 해소됐다.

-코믹한 표정 연기도 기억에 남는다.

여러 가지 표정연기를 했는데 최종 선택은 감독님이 했다. 나도 그런 표정이 나올지는 몰랐다.(웃음)

-삽입곡 중에 평소에 좋아하던 곡이 있나?

영화에 나온 음악들은 나한테 익숙한 곡들은 아니었다. 평소에 듣던 장르도 아니었고. 그런데 촬영하면서 그 음악들을 계속 들으니 좋아지더라. 

-로기수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은 어땠나.

기수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당시의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을 했고, 어떻게 살아갔을까?' 그런 걸 공감하는 게 힘들었다. 

(강형철 감독은 한국전쟁 당시 종군 기자 베르너 비숍이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복면을 쓴 채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춤을 추고 있는 포로들을 촬영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모티브로 '스윙키즈'를 재창조했다. 영화 속 로기수는 포로수용소의 독보적 존재로 전선에서 영웅으로 활약하는 형 덕분에 포로들 사이에서 일명 '수용소의 불꽃남자'라 불리며 추앙받는다. 우연히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이 추는 미제 춤 '탭댄스'를 본 후부터 밤낮 뛰는 심장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남몰래 탭댄스를 연습하며 잭슨에게 도전을 반복하던 사이, 어느새 스윙키즈 댄스단의 일원이 돼 탭댄스를 향한 열정에 빠져든다.)

영화 '스윙키즈' 스틸 컷/사진=NEW
영화 '스윙키즈' 스틸 컷/사진=NEW

-탭댄스는 어땠나.  

사실 탭댄스가 가장 어려웠다. 처음 도전해보는 장르의 춤이기도 했고 나는 항상 춤을 춰왔으니까 '어느 정도는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처음 탭댄스를 췄을 땐 몸치였다.(웃음) 기수가 영화 안에서 춤에 대한 재능이 뛰어난 친구인데 어떻게 해야 더 잘하게 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연습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

촬영 전 5개월 동안 연습했고 영화 촬영 하면서도 계속 연습했다.

-탭댄스와 일반 춤의 차이점?

발로 바닥을 두드리는 경험은 아예 없었다. 손으로 하는 동작은 계속해와서 쉽다고 생각했는데 발로 바닥을 두드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탭댄스는 발로 드럼을 치는 느낌? 정말 처음 악기를 배우는 느낌이었다.

-지금도 취미로 추고 있나?

지금은 습관이 됐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발을 구를 정도다.(웃음) 영화 촬영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가지고 있는 습관이다.

-실제 춤추는 장면 중에 대역을 쓴 장면도 있나?

5개월 연습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난도가 높은 장면들 빼고는 거의 90% 이상 다 직접 했다.

-캐릭터를 위해서 체중도 줄였다던데.

탭댄스가 유산소 운동이 돼서 자동으로 빠졌다. 평소 몸무게가 60~61㎏인데 촬영할 때는 57㎏이었다. 지금은 60㎏이다.

영화 '스윙키즈' 스틸컷/사진=NEW
영화 '스윙키즈' 스틸컷/사진=NEW

 강형철 감독 "도경수는 '소처럼 맑은 눈을 가진 배우'"

-북한 사투리 연기도 자연스럽더라.

사실 북한 사투리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평소에 익숙하지도 않고, 북한 사투리도 지역별로 굉장히 많이 있더라. 어떻게 풀어 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북한어 선생님과 열심히 연습했다. 선생님 억양도 따라 하고 평소 말하는 것도 많이 들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조금씩 익숙해지고 촬영할 땐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강형철 감독이 '소처럼 맑은 눈을 가진 배우'라고 칭찬을 많이 하던데.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랐다. 소처럼 맑은 눈...(웃음) 정말 좋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강형철 감독님은 섬세하고 연기지도도 꼼꼼하게 해주신다. 현장에서는 정말 친한 형, 동생처럼 지냈다. 서로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이 많았다.

-주로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물론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지만 둘 다 먹는 걸 너무 좋아하다 보니까 음식이나 맛 집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나눴다.

-강 감독과의 첫 미팅이 기억나는지?

시나리오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스토리만 알고 감독님과 첫 미팅을 했다. 감독님이 '누가 봐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쿵쾅거리는 영화를 만들 거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뒤에 시나리오를 받고 읽었는데 진짜 심장이 쿵쿵 거리더라. 두 번째 만남에서 감독님과 함께 기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이렇게 비중이 큰 역할은 처음인데 부담은 없었나.

부담보다는 그냥 즐거웠다. 기수라는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기대가 됐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보여드리지 못했던 캐릭터였고, 내 안에 있는 장난스러운 성격들을 극대화해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즐겁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영화 '스윙키즈' 스틸 컷/사진=NEW
영화 '스윙키즈' 스틸 컷/사진=NEW

-자레드 그라임스와 현장에서 호흡한 소감이 궁금하다.

자레드는 정말 좋은 배우다. 현장에서 배운 것도 많고 배려도 많이 해주시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많이 됐다. 또 자레드가 엑소의 '늑대와 미녀', '중독'이라는 곡의 안무를 연출한 토니 테스터와 실제로 가까운 사이더라. 토니 테스터는 스승인데, 자레드 그라임스와는 동료 배우로 만나니 느낌이 달랐다.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할 분과 극 중에서 경합을 벌이는 게 부끄럽기도 했다. 현장에서 춤도 많이 가르쳐주셨고 소통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박)혜수가 극 중 판래처럼 실제로 영어를 잘해서 중간에서 통역을 해줬다.(웃음)

-현장에 춤과 노래가 끊이지 않았을 것 같다.

진짜 신나서 음악이 나오면 카메라 감독님들도 카메라를 흔들면 안 되는데 리듬도 타시고 스태프들도 다 리듬을 탔다. 현장이 조용할 때가 없었다. 항상 연습하느라 시끌시끌했다.

-현장에서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인가?

많이 낸다. 그만큼 또 많이 듣고 항상 의견을 조율해나간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중요한데.

감독한테도 의지하지만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걸 보면 공부가 많이 된다.

-그 선배들 중 특별히 롤모델로 삼은 배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롤모델은 없다. 많은 분들에게 배우려고 한다. 그래서 선배님들을 항상 관찰하고 있다.(웃음)

배우 도경수/사진=SM엔터테인먼트
배우 도경수/사진=SM엔터테인먼트

◆ 연기 매력에 흠뻑 빠진 도경수

-요즘 빠져있는 취미가 있다면?

노래. 최근에 거미 선배님 콘서트를 직접 티켓팅해서 갔다. 진짜 너무 좋더라. 무대에 선 입장이 아닌 관객이 돼보니까 가수가 뭘 하면 관객들이 더 좋아할지 그런 것도 많이 배웠다. 노래를 들으면서 심장이 쿵쾅 쿵쾅해서 '와 진짜 노래하고 싶다' 생각했다. 작사나 작곡도 해보고 싶다.

-연기의 매력은 무엇인가.

연기는 나에게 있어서 절대 놓지 못할 끈이다. 연기하면서는 평소 느껴보지 못한 감정들을 캐릭터를 통해 알게 되고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얻는다. 그런 것에서 오는 쾌감을 무시 못 한다. 연기는 아마 평생 하지 않을까. 

-회사에서 따로 연기 연습을 받지 않는다던데.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4)를 찍을 때 레슨을 받아봤는데 나는 현장에서 감독님이랑 의견을 나누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는 연기 선생님한테 배우지 않고 감독님과 상의해서 연기를 하고 있다. 

-같이 연기에 도전하는 엑소 멤버들도 많은데 부러워하지는 않나?

부러워하기보단 서로 응원해주는 사이다. 최근에 '백일의 낭군님'(2018)도 그렇고 '스윙키즈' VIP 시사회에서는 멤버 전원이 와서 응원해줬다. 서로 모니터링도 해주고 진짜 힘이 되는 존재다.

-스스로 연기에 대한 재능을 느꼈던 적이 있나?

재능이 있다고 느낀 적은 없는데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를 찍을 때 평소에 느껴보진 못한 감정을 느꼈다. 내가 원래 눈물이 많이 없는데, 그때 상대 배우와 눈을 마주치고 연기를 하면서 울컥한 감정이 들었다. 울고 싶지 않아도 눈물이 흘렀다. 나는 항상 완성된 장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더라.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

엄청 디테일한 것들이 아쉽다. '조금 더 감정을 표현했으면 좋았을 텐데', '동작을 이렇게 해볼걸' 이런 것들이 보이더라.

배우 도경수/사진=SM엔터테인먼트
배우 도경수/사진=SM엔터테인먼트

 -연말 극장가 경쟁이 치열한데 도경수가 생각하는 '스윙키즈'만의 강점은?

'흥'이 아닐까 싶다. 사실 지금까지 한국 영화에서 이런 춤 영화는 많이 못 봤던 거 같다. 영화를 보면서 같이 춤을 출수는 없지만 보시면서 대리만족을 느꼈으면 좋겠다.

-차기작은 정해졌나?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악역도 좋고, 멜로도 좋고 지금껏 해보지 못한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 

-배우 도경수의 꿈은 무엇인가?

나는 항상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한다. 관객분들이 내 연기를 보고 같이 슬퍼하고, 기뻐하며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작품에서는 디오도 도경수도 아닌 그 캐릭터로 보였으면 좋겠다. 연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기자
1007@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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