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난황소' 마동석 "'다작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아"
[인터뷰] '성난황소' 마동석 "'다작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아"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8.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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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만 도전하는 이유? "들어오는 시나리오 대부분이 액션...액션 연기로 에너지 충전"
-무명시절부터 함께한 신인감독들…"정 때문에 작품 하진 않는다"
-'범죄도시'(2017) 이후 색다른 캐릭터 들어와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배우 마동석이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만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개봉작만 5편에 이른다. '충무로 대세' 배우다운 행보다. 

한 해에 여러 작품을 선보이면서 '다작 배우'란 호칭도 얻었다. 배급시기가 몰리다보니 올해 본의아니게 '겹치기 개봉'이란 난감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마동석은 "난 다작배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들어오는 대본 중에 고르고 골라서 일 년에 3편을 촬영하는데, 배우라면 많이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일 년에 3편을 찍어도 전부다 개봉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한 작품만 개봉이 밀려도 일 년에 4편, 5편 되더라"고 말했다. 

비슷한 장르와 캐릭터가 이어지면서 '마동석표 영화'에 관객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내가 안고가야 하는 부분"이라는 쿨한 대답을 내놓았다.  

마동석은 "배우로서 여전히 부족하다"며 겸손해했다. 단 하루 촬영하는 특별 출연이라도 영화의 흐름을 따라 3개월을 고민하고 연기한다는 그다. 다작 행보는 현장에서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발전하고 싶다는 연기 열정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올해 '마동석표' 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액션 영화 '성난황소' 개봉에 앞서 배우 마동석을 만났다.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쉬지 않고 활동하는 이유...실력 쌓고 실전에서 치열하게 단련하고파

-많은 작품들이 개봉하고 있다. 쉬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사실 올해 많이 개봉한 것처럼 보이지만 2013년에는 9편이 개봉했다. 그때 6편이 조연이었고 3편은 특별출연이었다. 특별출연은 딱 하루 촬영했다. 작년에도 두 달가량 쉬었고 생각하는 것보다 쉴 시간이 많이 있다.

작품을 많이 하는 이유는 내가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고 운동을 오래 한 사람이다 보니 배우로서 기초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에 나가서 터지고 구르면서 실력을 쌓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은 더 실력을 쌓고 실전에서 치열하게 단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주연한지도 얼마 안 됐고. 조연으로 찍은 작품이 이슈가 돼서 그렇지, 내가 자극적으로 생겼나? (웃음)

-특별 출연을 해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사실 특별 출연이 연기하기는 더 어렵다. 작품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호흡이나 리듬이 생기는데 갑자기 튀어나오는 거니까. 나 같은 경우엔 일단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최대한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그 한 장면을 위해서 두세 달 고민한다. '어떻게 연기해야 작품에 도움이 될까'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어떨 때는 너무 힘들어서 되도록 안 하려고 한다.

-다작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들어오는 대본 중에 고르고 골라서 일 년에 3편 촬영한다. 배우로서 3편은 많이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들어오는 작품 전부 다 하고 싶다. 제안이 들어온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다만, 일 년에 3편을 찍어도 전부다 개봉 시기가 정해져있지 않다. 하나씩만 개봉이 밀려도 일 년에 4편, 5편 되는 거다.

(마동석은 올해 '챔피언', '신과 함께-인과 연',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 그리고 '성난황소'까지 총 5편의 주연작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

-최근 출연작을 보면 정 때문에 선택한 작품도 있지 않나 싶은데. 

절대 아니다. 일을 '정'으로 한다고는 생각 못해봤다. 과거의 약속을 지키는거다.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내게 액션 연기는 에너지"

-'성난황소'는 '범죄도시'(2017)의 성공 이후 처음 찍은 작품이더라.

촬영은 늦게 했지만 결정은 '범죄도시'(2017)보다 '성난황소'를 먼저 했다. 최근 개봉했던 저예산 영화들도 5~6년 전에 기획에 참여하면서 선택했던 작품들이다. '범죄도시'(2017)는 제일 마지막에 선택한 작품이다. 배우 입장에서는 배급 시기가 많이 안타깝다. 조율할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부산행'(2016) 다음에 '원더풀 고스트'(2018)를 찍었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은 나에겐 아픈 손가락이다. 그 영화들을 통한 경험이 없었더라면 '범죄도시'(2017)의 흥행도 없었을 것이다. 나에겐 전부 다 소중한 작품이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미완성 버전만 보고 나도 언론시사 때 완성본을 처음 봤는데 만족스럽다. 관객들이 '이 부분에서 터졌으면 좋겠다'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다. 그리고 같이 출연한 배우들이 다 정말 자기 역할을 잘해줬지. 악역을 맡은 김성오나 코미디를 맡은 김민재, 박지환도. 정말 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 같다. 내가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재밌게 봤다.

(영화 '성난황소'는 한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동철'(마동석)이 납치된 아내 '지수'(송지효)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액션 영화다. 그가 맡은 동철은 아내 지수를 만나 거칠었던 과거를 잊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가정을 이루고 새로운 삶을 살고있는 그 앞에 '기태'(김성오)가 나타나고, 아내 '지수'가 납치된 뒤 그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흔들리기 시작한다. 마동석은 '동철'이란 캐릭터를 통해 현실감 넘치는 맨주먹 액션의 정점을 선보인다. 마동석을 필두로 송지효, 김성오, 김민재, 박지환이 의기투합했다.)

-액션만큼 코미디도 큰 부분을 차지했는데.

액션 영화로 내세운 것은 맞지만 오락적인 부분도 가미됐다. 감독의 의도를 내가 다 알 순 없지만 극의 재미를 위한 장치로 활용한 것이 아닐까 싶다. 덕분에 '동철'의 소시민적인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고.

-주로 액션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한테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대부분 액션 영화고 내가 액션을 좋아한다. 얼마 전에 '공작'(2018)을 정말 재미있게 봤다. 몸짓이 아니라 대사만으로도 긴장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나도 하고 싶은데 안 들어 오는걸.(웃음) 

-액션 영화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냥 내 취향이지. 하나의 이유로 말하긴 힘들고 복합적이다. 사실 액션뿐만 아니라 어떤 연기도 조금이라도 쉬운 연기는 없다. 물론 연기할때는 정말 즐겁지만 가끔씩 피폐해지고 진이 빠진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 액션 연기를 하다 보면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랄까. 내가 생산해낸다는 느낌이 든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많이 했고 또 좋아하기도 하고. 단순하지만 통쾌하고,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정도로 즐길 수 있으니까.

성난황소 마동석 캐릭터 포스터/사진=쇼박스
성난황소 마동석 캐릭터 포스터/사진=쇼박스

◆10년 전 큰 사고 당해...살 빼면 온몸 망가진다는 의사 말에 현재 체중 근육 유지하고 있어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은 없나.

다행히 '범죄도시'(2017) 이후에는 나한테도 도전할만한 다른 역할도 들어오고 있다. 선택한 작품도 있다. 처음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는 게 영화 '백두산'일 것 같다. 우리나라에 정말 뷔페같이 여러 가지를 다 잘하는 배우들이 있다. 여러 번 말했지만 나는 그런 배우는 아니다. 그리고 작품이 좋다면 비슷한 캐릭터라도 계속 할 의향이 있다. 내가 가진 장점을 살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10년 전에 사고가 나서 척추랑 어깨가 부러지고 수술을 두세 번 하고 지금도 여기저기 쇠가 박혀있고 무릎 연골도 없다. 내가 한국에 와서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 덩치가 너무 크다고 해서 30kg을 뺐다. 그러니까 좀 다양한 역할을 연기할 기회가 생기더라. 그런데 그때 의사가 살 빼면 온몸이 다 망가지고 늙어서는 못 걸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 어쩔 수 없이 현재 체중과 근육을 유지해야 한다. '성난 황소' 찍으면서 7kg이 빠졌다 너무 힘들어서. 지금의 몸을 유지하면 배역에 한계가 생기겠지만 주어진 것 안에서 내 길을 찾아야겠지.

-이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됐는데 기분이 어떤지.

전혀. 절대. 시장이 그렇게 호락 호락하지 않다.(웃음)

-이번엔 로맨틱한 주먹이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었을 것 같다.

일단 액션을 하면서 욕을 안 하는 캐릭터는 처음이었다. 내가 순정파로 안 보이지만 순정을 지키는 남자를 연기해봤다. 감독한테 이 영화로 말하고 싶은 게 뭔지 물어보니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남자의 순정'이라고 말하더라. '우리 영화가 그런 영화였어?' 했다니까.(웃음) 

-캐릭터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편인가 대본에 충실하는 편인가?

난 대본에 충실하고 감독이 원하는 대로 연기 한다. 감독들이 내 캐릭터를 활용해서 대본부터가 나한테 딱 맞춰 써와서 따로 캐릭터를 새롭게 완성해 나갈 필요가 없더라.

-'마동석이 장르다'라는 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마동석이 장르다'라는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감사하지만 과찬이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지 않나. 나는 배우의 입장에서 재료로서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액션'에서 만큼은 욕심을 낼 법도 한데.

전체적인 콘셉트는 감독이, 자세한 무술 디자인은 무술감독이 완성한다. 나는 그냥 그걸 잘 소화하면 된다. 보기에는 비슷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번에 난이도가 있는 액션이 많았다. 촬영할 때 날씨도 정말 덥고 40도가 넘는 실내에서 촬영하다 보니 7kg이 빠진 거다.아스팔트 나가서 마지막 차 액션신 찍을 땐 너무 더웠다. 에어컨도 못 키고 다들 고생했다.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 배우 되고 싶어 맨 땅에 헤딩하듯 영화판 전전...다쳤을 때 용기를 줬던 사람들이 내겐 원동력

-후배들을 잘 챙기는 선배로 소문이 났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맨땅에 헤딩하듯이 영화를 시작했다. 배우를 시작하기 전에 다니던 좋은 직장도 그만두고 오디션 보러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일 년에 100만 원 별면 많이 벌었다. 그때 내가 제일 궁금했던 게 '저 영화 오디션이라도 보고 싶은데 어디서 봐야 되는 거지?'였다. 지금은 물론 다 매니지먼트가 있지만 요즘도 혼자 일하는 친구들은 어려움이 많다. 그런 친구들이 물어보면 옛날 생각에 성심성의껏 알려준다.

-요즘은 기획자 역할도 하고있는데.

좋은 재료를 가져다 드리려고는 한다. 요리는 감독과 제작자의 몫이지.  

-'성난황소'의 김민호 감독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성난황소'를 준비하면서 시련이 많았다. 거절도 많이 당하고 제작사도 옮기고 하는 상황에서 김민호 감독 아기가 태어났다. 그래서 아기 옷을 선물로 주려고 갔더니 아기가 생겼으니 안정적인 생활을 해야 하니 영화를 못하겠다고 하더라. (김)민호가 원하는 길이 그 길이라면 나도 응원했을 텐데 이 친구는 영화를 정말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를 들고 내가 '운 좋게 투자가 되거나 제작이 되면 이 영화는 감독이 있다고 말하겠다. 그때 꼭 같이 해보자' 약속했다. 그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안될 수도 있는 거였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 제작 소식을 듣고 '영화가 평생 꿈이었다'고 울었다고 그러더라.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영화 '성난황소'의 주연배우 마동석/사진=쇼박스

-해외에서도 러브콜 소식이 들린다.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

기회가 되고 타이밍이 맞으면 하고 싶지. 그것보다 내 꿈은 중국의 '와호장룡'처럼 한국 영화가 미국에 진출했으면 한다. 내가 능력이 안돼서 못한다면 누군가는 해주길 바라고 있다.(웃음)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내가 다쳐 병원에 누워있을 때 대소변 받고 용기를 줬던 사람들이다. 정말 주변의 도움이 컸다. 배우로서는 '범죄도시'(2017)가 전환점이 됐지. 다양한 작품도 들어오고.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있나?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촬영 중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나는 지금 '배우'라는 긴 마라톤을 뛰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결승지점이 아닌 뛰는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을 지나면 또 다른 구간도 있을 거고. 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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