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호가 감독만 아는 미궁의 실종사건.
이장호가 감독만 아는 미궁의 실종사건.
  • 김갑의
  • 승인 200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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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태양을 쏘았다./ 김갑의


[인터뷰365 김갑의] “탕! ······탕!” 잠시의 사이를 두고 두발의 총성이 울렸다. 범인의 집을 에워싸고 있던 경찰관들이 조심스럽게 범인의 집안으로 접근, 지휘관의 신호에 따라 순간적으로 문을 박차고 뛰어든다. 그러나 범인은 죄 없는 어린 아들 태양을 쏘아 죽이고 스스로 자신의 목숨도 끊어 버린 뒤였다. 수원에서 사건발생. 수사요원들의 집요한 추적과 철통같은 경찰 포위망을 교묘히 피하다가 끝내는 가족들을 쏘아 죽이고 자신들의 생을 마감한 문도식 , 이종대, 2인조 강력 실화사건을 영화화한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의 처절한 라스트신이다.



<어둠의 자식들> 이후 불운하게도 대마초사건에 연루되어 3년여의 공백을 가졌던 이장호 감독이 영화연출 재개를 하면서 꼭 만들어 보고 싶었던 소재로 점찍어 기획 제작된 영화였다. 2인조 범인역에는 성우 겸 영화배우 박일과 이장호 감독의 친동생인 이영호가 열연했고, 박일의 정사씬 상대역은 조주미가 맡았는데, 6월초의 보리밭에서 내려쪼이는 태양빛을 맞으며 나신으로 연출된 두 사람의 정사장면은 보는 이의 숨을 죽이게 했었다.



이 영화 역시 6월말까지 완성해야 하는 시한부 작품이었다. 4월에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실제 촬영기간은 40일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내용이 쫓고 쫓기는 범인과 추적대의 이야기라서 장면의 거의가 로케이션 촬영이었다. 계속적으로 장소를 이동하면서 촬영을 해야만 했기 때문에 서산으로 지는 해를 붙잡아 두고 싶은 심정이었다. 6월 초순을 막 넘길 때였는데 아직도 6,7회의 작업분량이 남아 있었다. 남은 분량을 찍고 편집하고 녹음하려면 하루도 쉴 틈이 없었다. 바로 그런 절박한 상황이었는데 느닷없이 온다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이장호 감독이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닷새가 지났는데도 어디에 있는지 무소식이었고 갈만한곳, 알만한 사람을 온통 뒤지고 찾았지만, 진짜 찾을 수가 없었다.“이젠 영화고 뭐고 다 글렀다.” 절망하고 있는데 증발 7일째 되는 날 이장호 감독은 구릿빛 얼굴에 싱긋 웃음을 띄운 채 도깨비처럼 나타났다.


한다는 소리 왈 “형, 미안해. 하두 골치도 아프고 작품 정리도 할 겸 대천서 며칠 쉬다 왔어!” 하는게 아닌가. 그래, 어디 가서 안 죽고 나타나 준 것만 해도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이감독은 남은 14일여동안 스태프 캐스트를 휘몰고 밤낮없이 닦달하더니 제날짜에 <그들은 태양을 쏘았다>을 완성해냈다. 이장호 특유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나날이었다. 그런데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생각이 들었다. “해수욕철도 아닌데 이 감독 대천엔 왜 갔을까?”하고 말이다. 아직도 이장호 감독은 이 질문만 하면 빙그레 웃을뿐 대답을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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