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지난 4월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만찬 자리에 평양 옥류관 냉면이 오르면서 '평양냉면'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평양냉면은 열렬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기도 하지만, '밍밍한 음식'이란 혹평이 존재할 정도로 호불호가 뚜렷이 갈리는 음식이다.
이용재가 쓴 '평양냉면'은 평양냉면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음식 비평서다. 2017년 한 매체에서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기도 한 음식 비평가 이용재는 오랫동안 평양냉면을 다뤄왔다.
그동안 저자는 꾸준히 평양냉면 전문점 리뷰를 써왔고, 전작 '한식의 품격'에서는 평양냉면을 '한식의 거울'로 규정해 분석함으로써 한식을 위한 맛의 과학을 논하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서울 경기 지역의 본격적인 평양냉면 서른 한 곳을 리뷰하며, 동 시대 평양냉면의 맛 지도를 그려낸다.
기본적인 식당 정보 뿐 아니라 면, 국물, 고명 반찬, 접객 환경, 총평이라는 다섯 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가 표를 담아내 각 평양냉 면의 장단점과 특징을 한눈에 파악하고, 서로 다른 냉면을 보다 용이하게 비교해볼 수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 개별 평양냉면이 내는 '맛'에 집중한다. 면, 국물, 고명, 반찬 등 냉면 한 그릇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메밀이 함유된 면에서 느껴 지는 특유의 고소한 맛, 뜨거운 고기 국물처럼 진하게 끓일 수 없어 더 어려운 냉면 국물이 이루는 짠 맛과 감칠맛의 균형, 고명으로 올라간 각종 채소와 고기의 질감, 그리고 식당의 접객 수준과 환경까지 꼼꼼히 음미한다.
"'슴슴함'은 진정 평양냉면의 미덕일까. 이를 헤아려보려면 몇 단계를 되짚어 올라가야 한다. 평양냉면의 국물은 맑고 차가워야 하니 진한 고기 국물을 쓸 수 없다. 또한 짠맛으로만 균형을 맞추는 데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감칠맛을 소환해야 한다. 다시말해 짠맛과 감칠맛의 균형이 슴슴함의 핵심이다. 짠맛이 치고 나온다는 느낌은 주지 않아야 하지만 그만큼 감칠맛이 두툼함을 불어 넣어줘야 만족스러울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웬만하면 화학조미료에게 SOS를 쳐야 한다. 실제로 냉면의 발전이 1930년대 일본발 화학조미료에게 빚졌다는, 굉장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 있다."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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