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감독 "'칸 벌칸상' 수상, 큰 선물...미술노동자로 무모해 보이는 땀의 가치를 알아줘 기뻐"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술부문 최고상인 벌칸상을 수상한 영화 '버닝'의 신점희 미술감독은 "'박하사탕' 때 이창동 감독님을 만나 올해로 20년째 되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국내 벌칸상 수상자는 제69회 칸영화제에서 '아가씨'(박찬욱 감독)의 류성희 감독이 받은 이후 역대 두 번째다.
벌칸상은 촬영, 편집, 미술, 음향을 통틀어 기술적으로 세계적인 가장 영화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상이다.
신 감독은 "훌륭하신 감독님을 모시고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과분한 상을 주셨다"며 "전 스탭이 모두 나 이상으로 애썼는데, 운이 좋아 내가 상을 받은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신 감독은 1999년 '박하사탕'으로 이창동 감독과 첫 인연을 맺은 후 '오아시스'(2002), '밀양'(2007), '시'(2010)에 이어 이 감독의 8년 만에 복귀작 '버닝'(2018)까지 5번째 호흡을 맞춰온 '이창동 사단'이다.
'완벽주의자'로 소문난 이창동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 작업을 해온 신 감독은 작품에 맞게 색감을 정확히 끄집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영화를 위해 신 감독은 "가장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걸 만들어내고자 했다"며 '버닝'만의 특유의 미장센을 완성하기 위한 각별한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그 결과로 영화 속 미술은 장면마다 한 편의 그림처럼 구현해내며 전세계 비평가와 아티스트 및 영화인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벌칸상 측은 "'버닝'의 신점희 미술감독은 작품속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크게 기여하여 이 상을 수여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여년간 영화 미술이란 한 길만을 걸어온 신 감독의 값진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신 감독은 영화 '집으로...'(2002), '아홉살 인생'(2004), '역도산'(2004), '김복남살인사건의 전말'(2010), '오늘(2011)', '고령화가족'(2013), '연평해전'(2015) 등의 작품에서 미술을 담당해왔다.
신 감독은 "미술노동자로서 무모해 보이는 땀의 가치를 알아주는 상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며 "한국영화의 중요한 한 부분을 맡아 오늘도 현장을 일구시는 모든 미술감독님들께 감사 드린다"는 뜻깊은 수상 소감을 전했다.
영화 '버닝'은 칸 영화제 본상 수상은 불발됐지만, 벌칸상 수상과 국제영화비평가연맹(FIPRESCI)가 수여하는 2018 칸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수상까지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올렸다.
영화 '버닝'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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