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없는 백로
얼어 붙은 곤지암천에
백로가 기운없이 서 있습니다.
하천을 덮은 얼음장 때문에
한동안 요기도 못하고
배를 곯았습니다.
긴 목이 쏙 들어갔습니다.
허기진 백로는
얼음장이 녹는 날을
목 빠지게 기다립니다.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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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인
LG에서 서울신문사로 옮겨 기자로 일했다. 명지전문대 교수를 지내고 '한국산문'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사진과 시로 쓴 들꽃과 자연이야기 '포톡스'가 있다. 경기 광주 산동네 시어골에서 밭농사 글농사 함께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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