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년여간 투병 이겨낸 가수 장재인 "힐링 주는 가수 되고 파"
[인터뷰] 2년여간 투병 이겨낸 가수 장재인 "힐링 주는 가수 되고 파"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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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프로듀싱 신곡 '버튼'...미스틱 이래 최다 보컬 수정 녹음 "만족도 최고'"
-근긴장이상증으로 2년간 투병생활..."고통 안느낄 정도로 열심히 살 것"
-"화병 걸린 적도 있어...앞으론 소신있게 의견 펼치고 싶어"
가수 장재인 /사진=미스틱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가수 장재인은 밝았다. 조용하고 진중할 것만 같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재잘재잘 수다떨듯 말도 잘했다. "저한테는 여러 모습이 있는 것 같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장재인은 2010년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2'에서 톱3로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바닥에 주저 앉아 기타를 치며 독특한 음색으로 자유분방하게 노래를 부르던 모습은 아직도 많은 음악팬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다. 

2013년에는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면서 든든한 지원군도 얻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투병생활로 2여년간 음악활동을 접어야했다. 당시 그의 나이 22살. 힘겨웠던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훌훌 털고 일어났다. 

완쾌가 힘들다는 근긴장이상증이란 희귀병을 현재도 앓고 있지만 장재인은 "일상처럼 받아들이고 있으면 괜찮다"며 "고통을 안느낄 정도로 열심히 살면 된다"고 말했다. 투병생활을 거치면서 타인의 마음을 더 헤아리게 됐다. 틈틈히 자작곡을 만들고 있다는 그는 "누군가에게 위로와 힐링을 줄 수 있는 곡을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2018년 새해, 장재인은 싱글 앨범 'BUTTON(버튼)'으로 미스틱의 첫 주자로 나섰다.

'버튼'은 소속사 미스틱 대표이자 가수 윤종신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았다. 윤종신이 "이 곡을 재인이가 부른다고 생각하고 한 시간 만에 멜로디를 완성했다"고 말했을 만큼, 장재인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기도 하다.

'버튼' 발매에 앞서 서울 용산구 미스틱89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재인은 "신곡 만족도는 최상"이라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통증? 일상으로 받아들여...담백한 사람되고파"

-밝아보인다. 실제 성격인가.

장난기도 많고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주변에서 "넌 자아가 몇개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마치 무지개 색깔처럼 여러 모습이 있으면 좋지 않나.(웃음) 다만 누군가를 힘들게 했다는 생각이 들면 집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힘들어한다. 그런걸 보면 선한 모습도 있는 것 같고.

-장재인이란 사람은

나도 잘 모르겠다. 스스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아는건 어려운 것 같다. 나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 역시 다 다르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원하고픈 사람이 되려고 한다. 항상 담백한 사람이 되는 것. 담백하게 살면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려 한다.

-담백하다는건?

느끼하지 않는 사람? 글쎄 설명은 못하겠다. 어떤 기운같은 거다. 

-2년여간 투병 생활을 거치며

(장재인은 지난 2013년 3월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았다. 근긴장이상증은 근육의 불규칙적인 수축으로 몸이 굳고 비틀어져 생활에 어려움을 주는 증상이다. 2년여간 투병 생활로 가수 활동을 쉬어야  했던 그는 2015년 윤종신이 프로듀싱한 미니앨범 '리퀴드(LIQUID)'로 본격 복귀했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싱글 'Love Me Do(러브 미 두)', 지난해 신곡 '까르망' 등을 내놓으며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완치되는 병은 아니다. 갑자기 어느날 완쾌가 된다면 모르겠지만. 신체의 일부처럼 데리고 가려 한다. 당시엔 '고작 22살 밖에 안된 나이인데, 이런 병을 갖고 있다는게 큰일이다' 싶더라. 그런데 드러머나 기타리스트 등 생각보다 많은 뮤지션들이 겪고 있었다. 자기 전에 통증 완화제를 먹으면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더라. 그 얘기를 듣고 "내가 이럴때가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고통을 안느낄 정도로 열심히 살면 되는구나 싶었다. 그리고 좀 더 타인의 기분을 살피려고 노력하게 되더라.  

-지금도 통증이 심한가

일상으로 받아들이면 괜찮다. 마치 편두통을 생활처럼 느끼면 그게 통증인줄 모르는 것 처럼. 실제 내가 편두통이 있는데, 그게 통증인줄도 몰랐다. 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내가 편두통이 굉장히 심하다더라.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당시 투병 생활로 정규 앨범 작업을 중지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작업을 현재 조정치 오빠와 따로 하고 있다. 18세부터 20대 초반, 10대 시절 곡들을 모은 앨범이다. 언제 공개될지 기약은 없지만, 언젠간 나오지 않을까.

-그때 쓴 곡을 보면

어휴, 잘 했더라. 하하. 당시 곡들이 좋더라. 정치 오빠도 많이 인정해주셔서 기운이 많이 났다. 창작물을 보면 성취감도 크고 너무 행복하다. 

-그동안 싱글이나 OST위주로 활동했다.

(장재인은 '킬미힐미-환청(2015)', '밤을 걷는 선비-비밀낙원(2015)', '리멤버-모르나요(2016)', '추리의여왕-멀리서(2017)' 등 다수의 OST에 참여했다.)

그동안 작사에 많이 치중했다. 지난해 제가 작사 작곡한 싱글 '벨벳(velvet)'을 냈는데 그동안의 아쉬움들이 이 한 곡으로 다 메꿔졌다. 1년치 기운을 받은 기분이었다. 정말 녹음이 만족스러웠다. 누가 뭐라해도 내가 정말 사랑하는 곡이다. 요즘도 자작곡을 만들고 있다. 레코딩까지 끝낸 곡도 있는데, 발표는 아직 모르겠다. 내 것을 만들 때의 행복은 그 어느것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자작곡 쓸때 가장 행복...음악적인 성장 이루고파"

-자작곡의 매력은

나람 사람이 곡에 들어있고, 내가 추구하는 성향이 들어가있으니까. 난 담백한 사람이 되는게 꿈인데, 제 작업물에는 그런게 잘 녹아든 것 같다. 만든 것만으로도 좋고, 내가 만든 곡들이 내 핸드폰에 잠들어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언젠간 세상에 나올 수 있는 기대가 있으니까. 

'슈퍼스타K' 시즌2 출연 당시 장재인/사진=엠넷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어느 순간 뒤돌아봤을때 "내가 생각한데로 잘 이뤄졌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 그걸로 족할 것 같다.

-잘 이뤘다는 건

음악적인 성장이다. 음악을 잘 하고 싶다. 그게 1번이다. 또 한음절 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과 힐링을 안겨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럴려면 공부도 많이 해야하고 내공도 쌓아야겠지. 좋은 심성과 순수성도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음악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은

며칠전부터 리드미컬한 음악을 듣고 있다. 리듬감을 늘리고 싶어서다. 내가 리듬감이 엉망이다. 주변에 조언을 구했더니 16비트 음악을 계속 듣고 춤을 추라고 하더라. 아침에 눈뜨면 바로 음악을 듣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 3일 됐다.(웃음) 기분좋은 음악을 틀어놓으니 하루의 시작도 좋더라. 삶의 행복도도 높아진 기분이다.

-좋아하는 K팝이 있다면

SM엔터테인먼트 곡들을 많이 듣는다. SM의 정규앨범 퀄리티는 깜짝 놀랄 정도로 높다. 공을 엄청 들이구나 싶었다. 음악성이 뛰어나다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는 음악이더라. 어떤 포인트에서 어떻게 해야 지루하지 않는 지를 정확히 알고 있고, 심지어 구성이나 믹싱이 너무 훌륭하다. SM음악은 공부하듯이 많이 들어도 좋을 것 같더라. 

(장재인은 지난해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의 첫 컬래버레이션 음악 예능 '눈덩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장재인은 자이언트핑크, 퍼센트와 함께 SM의 레드벨벳 'Dumb Dumb(덤덤)'을 리메이크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존경하는 뮤지션은

결혼하고 싶은 뮤지션이 있다. 위험한 발언인가?(웃음) '언포게터블(Unforgettable)'로 유명한 미국 재즈가수 냇킹콜(1919-1965)이다. 그의 곡은 섬세하고 따뜻하면서도 음악적인 기술도 놓치지 않는다. 라이브 흑백 영상을 보다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하하. 음악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버튼' 발매 앞서 곡 연습중인 가수 장재인의 모습/출처=장재인 인스타그램

◆'버튼' 보컬 수정 녹음만 5~6번..."미스틱 이래 최다 수정 녹음...만족도 최고"

-윤종신과 함께 곡 작업을 많이 했는데

유한 분이시다. 곡을 보면 유한 사람의 성향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영리함이 있다. 대중적으로 들려지는 멜로디지만 마무리는 뻔하지 않다. 성향이 곡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모나지 않은 분으로도 유명한데, 뻔한 걸 진짜 싫어하신다. 그게 곡에 딱 나온다. 이번 신곡 '버튼' 역시 그렇다.  

('버튼(BUTTON)'은 윤종신이 작사, 작곡하고 조정치가 편곡한 포크 스타일의 노래다. 2015년 미니앨범 '리퀴드' 처럼 포크 사운드 풍이다. 특히 장재인 특유의 여리면서도 힘있는 음색이 묻어있는 곡이다. 윤종신은 영국드라마 '블랙 미러(Black Mirror)'를 보고 가사 영감을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블랙 미러'는 갖가지 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가까운 미래 사회의 모습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주는데, 윤종신은 그 중 '기억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고. 윤종신은 "이별 후 '버튼' 하나면 아픈 기억, 슬픈 추억을 잊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며 가사를 썼다"고 설명했다.)

-신곡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다. 완성도에 만족한다. "내가 만족할 수 없다면 곡을 내지 말아야지"란 각오로 냈다. 보컬 수정 녹음만 5~6번을 했다. 아마 미스틱 이래 최다 수정 녹음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수정녹음은 잘 안했나

윤종신 선생님이 수정 녹음을 좋아하지 않는다. 선생님은 괜찮다 싶으면 바로 '오케이'다. 그대로 가길 원하는 스타일이셔서 나도 지금껏 따로 수정 요청을 드린 적은 없다. 이번은 천번이고 만족스러울 때까지 다시 녹음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제는 수정녹음을 하고 싶다. 제가 만족할 만한 곡이 나와야 대중들도 좋게 들어주실 것이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갖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이번엔 원하던 만큼 했다. (웃음) 이 곡의 완성도가 높을 수록 선생님의 행복과도 직결되기도 하고.

-"선생님의 행복"이란 어떤 의미인가.

난 윤종신 선생님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다. 올해 내 목표이자 순수한 마음이다. (웃음) 내가 잘해야 곡의 창작자이자 프로듀서인 선생님이 더 행복해지실 수 있으니. 지난해 선생님이 부른 '좋니'와 '좋아(민서)'가 잘 되긴 했지만, 이곡으로 한번 더 잘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2013년 프로듀싱하셨던 'All right'(김예림)과 '미스터리'(박지윤) 곡들이 성공하면서 그 해 선생님의 표정이 최고였다. 다시 그렇게 되셨으면 좋겠다.

- 처음 이 곡을 들었을때

사실 고민이 많았다. 이 곡은 여성 화자의 이별 노래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할만한 음악이다. 그런데 나에 비해 너무 여성스러웠다. 내가 여성스러운 캐릭터는 아니다. 여성스런 시점을 너무나 세심하게 담아낸 가사가 감탄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할 지 고민이 됐다. 이별로 해석해 부르기엔 나랑 맞지 않은 옷 같았다. 고민 한 끝에 '삶'으로 접근했다. 삶으로 접근한 순간 많은 감정들이 들어가면서 캐릭터가 커지더라. 이런 해석과 생각을 먼저 양해를 구하고 녹음에 들어갔다.

-2018년 미스틱에서 선보인 첫 싱글이다. 부담감은

그런 생각은 크게 안한다. 완성도가 만족스러우면 그걸로 끝이다. 오히려 완성도가 떨어지면 너무 힘들다. 만족스럽지 않은 상태에서 낸 곡의 성적이 좋았던 경우도 있는데, 주변에서 아무리 곡에 대해 칭찬을 하더라도 내 스스로가 만족스럽지가 않더라.

◆"화병걸린적도 있어...말 한마디로 힘을 줄 수 있는 사람되고파"

-올해 데뷔 8년차다.

8년간을 돌아보면 대견하게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28살인데, 앞으로 남은 2년은 내 주관이나 고집을 드러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난 사람들 의견을 많이 따르는 편이다. 그러다 화병에 걸렸다. 이전에는 하고 싶은 말도 많이 참고, '다 내 잘못이다'며 시무룩하게 있던 적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가슴에 불덩이 같은게 생기더라. 이러다가 큰일나겠다 싶었다. 화병을 없애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즐겁게 하면 되는거였다. 올해부터 개인적인 의견을 서스럼 없이 말하는 내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번 신곡의 수정 녹음 요청도 이런 바람에서 나온 내 모습일 수도 있다.

-원하는 능력이 만약 생긴다면

한 분야의 '초'사이언이 되고 싶다. 상대방에게 힘을 줄 수 있는 필요한 말을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다. 예전에 누군가 지나가면서 말 한마디를 툭 던졌는데, 그 한마디가 내겐 큰 힘이 된 적이 있다.

-어떤 말이었나

"너가 내는 소리 그대로가 예쁘다"였다. 당시 주위에서 "목소리가 별로다, 다른 톤으로 해봐라"이런 말들로 무척이나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대로가 괜찮다"는 이 한 문장이 내겐 큰 위로와 기운을 안겨줬다. 그러면서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말을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더라.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음악적 성장이다. 카톡 대화명을 '16비트'라고 적혀 있는데, 리듬감을 늘리고 싶다. 또 사람들에게 그들이 절실하게 필요한 말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 '당신은 소중하다'는 말도 각기 처한 사람들의 상황에 따라 다르고, 각 사람들마다 필요한 문장들도 다를 텐데, 이걸 알아내서 들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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