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타클라마칸', 사막 같은 인생무상에서 탈출하는 부부의 처절한 몸부림
연극 '타클라마칸', 사막 같은 인생무상에서 탈출하는 부부의 처절한 몸부림
  •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승인 201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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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헌의 문화와 사람]
연극 '타클라마칸' 컨셉컷
연극 '타클라마칸' 컨셉컷/사진=극단 바람풀

[인터뷰365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대학로 물빛극장에서 관람한 김수미 작 박정석 연출의 '타클라마칸'은 산업화 시대를 거쳐온 우리네 세대의 정신적 공허를 부부관계를 통해 심도있게 그린 작품이다.

얼마 전 내가 몸담고 있는 한국생활연극협회의 첫 사업으로 극작교실을 열기 위해 만났던 김수미 작가와는 여러모로 인연이 많다. 

필자가 조선일보 문화부장으로 있은 마지막 해인 1997년에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부러진 날개로 날다'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2011년에는 조선일보가 공동주최하는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했다. 필자가 봉직한 신춘문예의 명가 서울예대 출신으로 올해 초 한국극작가협회 이사장을 맡았다. 최근 제1회 극작엑스포에서 2016년 펴낸 세번째 희곡집 '좋은 이웃'을 사 읽으려던 참에 김 작가로부터 '타클라마칸' 공연 초대를 받았다.

'타클라마칸'은 명계남과 김화영 두 중견 배우가 부부로 나오는 2인극이다.

사막을 표현한 무대장치도 좋았고, 연출도 섬세했으며, 배우들의 기량이나 앙상블도 잘 이루어진 무대였다.

무엇보다 김수미 작가의 극작 스타일과 작품세계를 보는데 쏠렸다. 역시 화려한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문체가 살아있으면서 깊이가 녹아 있었다. 상징과 비유가 조화를 이루며 실타래를 풀듯 부부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풀어가는 솜씨가 뛰어났다.

포스터/사진=극단 바람풀
연극 '타클라마칸' 포스터/사진=극단 바람풀

요즘 드라마 같은 연극들이 적지 않지만 이 2인극은 부조리극을 보듯 대화로 엮어가는 화술의 묘미와 극적 클라이맥스를 잘 살려냈다. 무엇보다 산업화 민주화에 이르는 우리 현대의 역사 속에 묻혀있는 개인사를 천착해 극화해내는 작가의 세계가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했다.

외동딸의 죽음으로 모범적 자신을 부정하며 타인처럼 행세하는 남편, 부인은 오지를 여행하며 남편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여러 추억을 되살리지만 식어버린 관계에서 별 도움이 못된다. 결국 딸의 죽음이란 아픈 상처를 헤집어 제 위치로 돌아서는 마지막 반전이 이 연극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지점까지 가는데 너무 에너지를 썼다는 느낌, 여기에 필자의 실수일지도 모르지만 반전의 순간을 잡아내지 못한 점, 문어체로 된 대사의 의미가 때로 잘 전달되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은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타클라마칸 같은 사막에서 헤메다가 가까스로 오아시스를 찾아내는 것은 아닐까.

다른 연극에 비해 몇배 몰입해야 하지만 대사를 음미하는 맛이 있고, 극적인 출구가 있다. 공연에서 희곡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꼈다. 12월 2일까지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물빛극장.

 

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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