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은행나무 경제'에 눈 돌려야
서울시는 '은행나무 경제'에 눈 돌려야
  • 김문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1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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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희박사의 생활경제]
열매들로 가득한 가로수 은행나무들

【인터뷰365 김문희 칼럼니스트】도시의 가로수는 계절의 변화를 가장 분명하게 알려주는 한줄기 자연의 전령사다. 가로수 이파리가 가을이 깊어 가면서 낙엽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가로수 중에 은행나무가 황금색으로 바뀌고 바람에 우수수 떨어져 보도 위에 나뒹구는 노란 잎의 애틋한 정취는 지나가는 걸음을 멈추게도 한다. 어린 시절 책갈피에 꽂아두던 추억도 살아난다. 삭막한 도시 공간에 드문드문 서 있는 은행나무 가로수는 가을이 아름답다는 것을 잠시라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적절한 나무인지 달갑지 않게 생각될 때도 있다. 낙엽이 물들기 시작하면 예쁜 잎보다 먼저 열매들이 떨어져 지나다니는 구둣발에 짓밟혀 길이 지저분할 정도로 바뀐다.그 보다 더 은행나무 밑을 피해가고 싶은 때는 터져버린 열매의 껍질이 토해내는 고약한 구린내다.

대체로 피해갈 수 없는 좁은 보도에 무수히 떨어져 악취를 풍기며 짓밟혀 으깨진 은행나무 열매를 미리 수확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은행나무 열매(종자)는 푸른 잎과 함께 예나 지금이나 좋은 약재나 식재료로 활용되는 등 다양한 효능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당장 껍질을 벗겨 볶아 먹으면 향내도 좋고 고소하고 쫄깃한 맛이 난다. 가난했던 시절은 무단 채취가 많아 단속을 주장하는 소리도 많았다.

요즘 은행 열매가 시중에서 어느 정도에 거래되는 지를 검색창에서 알아보니 껍질을 벗기지 않은 열매 시세가 1kg당 1만원 안팎에 거래된다. 지난 통계지만 서울시내 은행나무 가로수는 20만 그루가 넘는 모양이다. 물론 그 가운데는 암수가 구분되어 열매가 안 열리는 나무도 있지만 서울시내 가로수 은행열매의 총 수확량은 적잖은 돈을 만들어 줄 것으로 추산된다.

아깝게 짓밟혀 거리의 버림받은 열매로 무시당하고 외면당하는 은행나무 열매의 활용을 위해 서울시는 현명한 관리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시의 인력이 모자라면 민간업체나 용역기업을 통한 고용 창출의 수단도 활용해서 그 귀한 열매를 조기에 아낌없이 수확해 거리의 미화관리를 겸해 경제적 소득까지 득하는 길이 있지 않을까.

오늘도 아까운 열매들이 밟혀지고 있다. 버림 받는 은행 열매의 경제적 가치와 손실을 고려해봐야 한다.

아마도 시가 관리하는 공유재산이기도 한 가로수 열매를 개인들이 누구나 허가 없이 함부로 채취하면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므로 은행나무 열매의 수확과 활용 방법은 전적으로 서울시와 구청 등 지자체의 몫이며 지혜로운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 시내 한 은행나무에 떨어져 있는 은행열매들(사진 왼쪽). 은행나무 근처에 밟혀 으깨진 은행 열매들로 가득하다.(사진 오른쪽)   

 

김문희

국제경제학 박사로 홍익대, 서울시립대, 가톨릭대 등에서 경제·경영학 강의, 국민대와 상지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관세청 관세평가협의회 평가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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