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발레리안' 뤽베송 감독 "일생을 기다려온 영화"
[인터뷰]'발레리안' 뤽베송 감독 "일생을 기다려온 영화"
  • 김리선
  • 승인 201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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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발레리안'제작까지 40년간의 기다림…"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주고 싶어"

 

영화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 홍보차 내한한 뤽베송 감독


【인터뷰365 김리선】영화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는 '레옹''제5원소''루시'의 뤽 베송 감독이 40여년의 기다림 끝에 탄생시킨 '일생일대의 프로젝트'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일생을 기다렸다"는 그의 말처럼 영상미가 돋보이는 우주 행성과 상상을 뛰어넘는 외계인 캐릭터는 그의 집념의 결실이다. 이를 위해 2399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제5원소'보다 15배나 많은 2700개의 특수효과장면이 사용됐다.

 

뤽 베송은 전작 SF작품인 '루시'나 '제5원소'에서 담아낸 인간과 인류에 대한 이야기를 28세기를 배경으로 다시 풀어냈다. "영화를 통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그의 신념의 연속선상이기도 하다.

 

영화 '발레리안'은 28세기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우주 특수 요원 발레리안과 로렐린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뤽 베송은 '발레리안'을 "인류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돈보다 더 중요한건 인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근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뤽 베송 감독과의 일문일답.


오랜만의 SF영화다

 

사실 영화 '루시'도 일종의 전조였다고 볼 수는 있다. 하지만 2015년에 벌어지는 이야기여서 SF라고 할 수 없다. 최근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외계인이 침략하고 파괴하면, 슈퍼 히어로의 초능력으로 우리를 보호하고, 외계인들에게 한방 먹이는 스토리가 대부분이다. 이런 내용이 꼭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다른 것을 제안하고 싶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은 친절하고 착하다. 주인공들 역시 슈퍼히어로나 강력한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다. 진짜 영웅은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이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히어로는 여자이다. 실제 삶에서도 집안을 지배하는 것은 여자 아닌가. 28세기에 벌어지는 대서사 속에서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를 친밀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영화도 그렇고 '제5원소'나 '니키타' '루시' 등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어렸을때 어머니가 안계셨던 아버지 몫까지 다해 나를 키우셨다. 말 그대로 '슈퍼히어로'셨다. 생계를 책임지시며 학교를 보내주시고 양육을 도맡아 하셨으니까. 여성의 존엄성에 대해 알게 됐다. 머리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여성의 강인함은 남성이 가진 육체적인 힘보다 더 강인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영화 속에서 연결시켜 표현해내고 싶었다.

 

이번 영화에서 할리우드 스타들의 캐스팅이 화제였다

 

영화 속 '발레리안'과 '로렐린'이란 캐릭터는 내가 10살 때부터 캐릭터에 대해 고심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서는 훤히 잘 알고 있었다. 로렐린역을 맡은 카라 델레바인는 모델 출신이고 이전 출연작품이 많지 않아 거의 '고문'에 가까운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캐스팅했다. 발레리안을 맡은 데인 드한은 첫 미팅 후 몇 분만에 그 역할에 적임자라는걸 단번에 알았다.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이 둘의 호흡이 잘 맞느냐였다. 두 사람을 미팅 자리에 불렀고, 데인이 먼저 들어온 후 카라가 들어왔는데 10초도 안돼서 이 둘의 호흡이 굉장히 좋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치 20년전 당시 11살이던 영화 '레옹'의 나탈리 포트만과 장 르노가 같이 방에 들어설 당시에 느꼈던 경험이었다. 이런 느낌은 속일 수가 없다. 실제로도 둘 사이의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다.

 

 

뤽베송 감독의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에서 로렐린역을 맡은 카라 델레바인과 발레리안역을 맡은 데인드한

 

 

프랑스 원작 코믹북이 원작인데, 어떤 점이 끌렸나

 

(이영화는 1967년 프랑스 출간한 코믹북 '발레리안과 로렐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이 원작은 '스타워즈''아바타''제5원소' 등 다수의 SF영화에 영향을 끼쳤다.)

 

어릴때 우린 꿈을 꾼다. 그 꿈엔 한계가 없다. 그러나 사회를 쫒아 성장하면서 그것을 잃어버린다. 어른이 되면 비판적으로 되고 상상력은 줄어든다. 아이들에게 꿈을 물으면 하늘을 나는 것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어른들은 차를 사고 싶다고 한다. 나는 꿈의 힘을 알려주고 싶었다. 아이가 우주 비행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하면 부모들은 헛웃음을 짓지만, 어떤 아이들은 실제 우주비행사가 되기도 하니까. 잃어가는 어릴 때 꿈을 찾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원작에서도 이 부분을 찾아 영화화하게 됐다.


영화 속 등장하는 외계인은

 

몇년 전 만들었던 영화 '잔다르크'의 경우 15세기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인터넷을 뒤져 당시 자료를 수집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28세기에 관한 얘기니 당연히 인터넷에서는 관련 자료가 없었다. 스토리나 디자인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았다. 전 세계를 돌며 만난 12명의 디자이너들에게 어떤 스크립트도 없이 "28세기에 맞게 상상력을 동원해서 디자인 해달라"고만 말했다. 아무런 대본없이 그들은 꼬박 1년간 작업을 했고, 생명체, 우주선, 외계인등에 이르기까지 6000개의 본적없는 온갖 황당한 디자인들을 만들어냈다. 2년째부터는 디자인 선별 작별작업을 했다. 너무 과다하다 싶은 것들은 다 버렸다.

 

영화속 3000여종의 외계 종족이 살아가는 '알파'스테이션을 표현하기 위해 2000페이지에 달하는 히스토리북이 있을 정도다. 각 외계인별로도 5페이지 정도의 소개들이 있는데, 어떤일을 하고 생김새는 어떤지, 뭘 먹고 사는지 등이 자세히 실려있다. 2년간 진행된 디자인 작업은 흥미로웠다.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외계종족들. 뤽베송 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3000여종의 외계 종족이 살아가는 '알파'스테이션을 표현하기 위해 2000페이지에 달하는 히스토리북도 있다"고 전했다.

 

 

실감나는 그래픽 작업을 위해 영화제작을 미뤘다는데

 

영화를 미뤘다기 보다는 기술이 발전할 때까지 기다렸다. 서둘러봤자 아직 기술력이 준비가 안 된 상태였기 때문에 캐릭터를 놓고 천천히 작업을 시작했다. 4년전쯤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만들어보자 하고 나섰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내가 상상했던 모든걸 구현할수 있었다.

 

(영화 나오는 특수효과장면은 2734개로 '제 5원소' 당시보다 15배나 많다. 이 영화를 위해 투입된 제작비만 약 2399억원 규모에 이른다.)

 

데이빗 보위의 'Space Oddity'나 밥 말리'Jamming' 음악이 들어간 사운드트랙이 인상적이다

 

영화가 1975년 실제 우주비행 기록 동영상으로 시작하는데, 70년대 음악인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와 어울렸다. 밥 말리의 경우 28세기의 해적이 밥 말리 음악을 듣는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언젠가 그린랜드였던 것 같은데 눈이 온 날 어떤 사람이 밥 말리의 음악을 들으며 초밥을 먹는 걸 본 기억이 있다. 얼마나 흥미로운 일인가. 그린랜드, 밥 말리, 초밥 이 각기 다른 세 문화를 함께 즐긴다는게. 20년전 만해도 불가능했다. 그 당시엔 밥 말리를 듣거나, 초밥을 먹든가, 그린랜드에 있든지 셋 중 하나만 할 수 있었다.이제 문화를 서로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SF영화 '제5원소'도 떠오른다

 

같은 감독이란 점 외에는 비슷한 점은 없다. '제6원소'를 기대하는 것 같다(웃음). 배경이 되는 시대나 스토리가 전혀 다르다. 다만 감독이 같다보니 유머의 흐름이나 사랑과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는 비슷하다.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 영화는 인류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들은 돈 때문에 아름답고 완벽한걸 파괴시키려 한다. 앞으로는 바로잡아야 한다. 안이하게 생각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인간이나 인류는 가장 첫번째가 되어야 한다. 돈보다 더 중요한건 인류다.

 

마지막 크레딧에 나오는 'To my father'는

 

아버지에게 헌정하고 싶었다. 10살 때 '발레리안'의 첫 권을 나에게 주신 분이고, 공교롭게도 내가 이 필름을 제작에 들어가려던 찰나 돌아가신 분이기도 하다.

 

가장 가슴 아픈 것 중 하나가 아버지가 이 영화를 못 보고 돌아가셨다는 것인데, 듣자 하니 하늘나라에는 엄청나게 큰 화면에 안경도 안 쓰고 3D를 본다고 하니, 잘 보셨으리라 바라며 위안을 하고 있다.

 

각본을 직접 썼다. 속편 계획은


3부작은 하고 싶은 소망이다. 아직 속편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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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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