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빌뇌브식 반전이 일품인 신선한 SF영화 ‘컨택트’
드니 빌뇌브식 반전이 일품인 신선한 SF영화 ‘컨택트’
  • 유이청
  • 승인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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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택트'(원제 'Arrival') 포스터.


【인터뷰365 유이청】영화 ‘컨택트’는 감독 드니 빌뇌브적 반전이 일품인 영화다.


영화 ‘그을린 사랑’ ‘시키리오:암살자의 도시’ 등을 연출한 드니 빌뇌브 감독은 영화 마지막 부분에 뜻밖의 반전을 선보임으로써 영화의 여운을 길게 하는 방식을 즐겨 쓰는 감독이다.


그런 드니 빌뇌브 감독이 이번에는 외계에서 온 12개의 물체를 전면에 내세웠다.


어느날 전세계 12개국에 나타난 이 거대한 셸은 18시간마다 문이 열리며 의문의 신호를 보내온다. 15시간 내 이 부호를 파악해야 하는 각국은 서로 정보 교환을 하며 이들이 나타난 목적을 알려고 애쓴다. 미국은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 아담스)를 내세워 소통을 시도한다. 루이스가 생각해낸 방법은 이 거대 물체에서 나타나는 두 개의 헵타포드(7개의 발을 가졌다 해서 붙여준 이름)에게 인간의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 첫 단어는 ‘인간’(human), 여기에 헵타포드는 두께의 상태가 다른 둥근 원으로 화답한다. 루이스는 인간의 여러 단어를 가르쳐주며 그때마다 따라 하는 헵타포드의 원 부호를 분석해 드디어 소통을 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접근방식이 여태까지와는 다른 신선한 SF영화로 볼 수 있다. 외계 물체에게 마치 첫 말을 배우는 아기에게 하듯 인간의 언어를 가르치며 소통한다는 전개는 이제껏 외계 물체 소재 영화들이 무력, 침공, 파괴 등을 즐겨 내세웠던 것과는 차별화된다. 언어를 통한 소통이라는 점에서 지적이며 그러면서도 시각적으로는 충분히 매혹적이다.


하지만 반전을 준비하는 드니 빌뇌브의 복선은 꼼꼼하게 깔려 있다.

영화 전반에 짧게 등장한 루이스의 과거-딸을 낳고 딸이 불치병으로 죽는 슬픈 과거가 헵타포드와 소통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빈번하게 등장한다. 루이스가 딸에게 하는 대사 "시간 너머에 네가 있다", 병에 걸린 딸이 루이스에게 하는 대사 "엄마 미워"(i hate you)가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언어학자인 루이스의 맹활약과는 다르게 동참하는 물리학자 이안의 역할이 좀 빈약해 보인다 싶지만 그가 사실은 키맨(key man)이 된다.

헵타포드가 보여주는 둥근 원은 루이스가 말하는 언어에 따라 돌기 부분, 두께 부분 등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원형이다. 영화는 인간의 미래가 이미 예정된 과거라 할지라도, 그리고 그 미래가 어둡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인간(루이스가 헵타 포드에게 가르치는 첫 단어다)은 현재를 택할 수밖에 없다며 시작과 끝을 원으로 맞물린다.


영화를 보면서 ‘인터스텔라’에서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는 대사가 떠올랐다. 극중 매튜 매커너히는 자신이 우주로 떠나는 것을 싫어하는 딸에게 “부모는 자식에게 기억을 남겨주고 유령이 된다. 하지만 나는 존재하고 싶다”는 내용의 말을 한다. ‘컨택트’는 바로 그 존재, 부모로서보다 인간의 존재감 그리고 실존을 말한다.

드니 빌뇌브 감독과 언어학자 루이스 역의 에이미 아담스.


이 영화의 원제는 ‘도착’이라는 뜻의 Arrrival이다. 그리고 원작은 유명한 과학소설가 테드 창의 SF 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Life and Others)다.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된 이 소설집에서 언어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다른 외계 지성과의 조우를 통해 인류 인식 변화를 그린 ‘네 인생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다.


테드 창의 소설 원제를 영화 제목으로 썼다면 너무 낯설었겠지만, 영화 제목을 굳이 ‘컨택트’로 바꾸지 않고 영화 원제 그대로 썼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원래 영화 제목 Arrival이 훨씬 더 풍부한 뜻을 내포하고 있음을 영화를 보면 알게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컨택트'는 1997년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콘택트’(원제 Contact)와 영어 발음 표기 차이 제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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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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