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원작으로 한 여자의 야망과 사랑, 영화 ‘맥베스’와 ‘마담 보바리’
고전을 원작으로 한 여자의 야망과 사랑, 영화 ‘맥베스’와 ‘마담 보바리’
  • 유이청
  • 승인 20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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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의 마리옹 꼬띠아르와 '마담 보바리'의 미아 와시코브스카.

【인터뷰365 유이청】올해 한국영화는 남자, 그리고 액션이라는 키워드가 지속적인 흥행 강세를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여배우들이 있어도 위의 두 키워드에 묻히기 일쑤이고, 곧 개봉할 영화 ‘도리화가’가 그나마 여배우 배수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정도다.


여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어가는 한국영화가 드물어 내심 섭섭하다면, 외국영화 두 편에서 그 갈증을 풀어볼 수도 있다. 고전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맥베스’와 ‘마담 보바리’가 그것이다.


‘맥베스’는 유명한 영국 작가 세익스피어(1564-1616)의 4대 비극 가운데 마지막 작품이다. 그의 필력이 절정에 이른 가운데 써낸 작품으로 4대 비극 가운데서도 가장 강렬하다.


스코틀랜드 왕에 오르리라는 마녀들의 예언을 믿은 장군 맥베스는 왕을 시해하고 피의 권좌에 오른다. 그를 부추기고 돕는 것은 역시 욕심이 많은 아내이다. 왕위에 오른 맥베스는 자신의 아버지와 같았던 뱅코 장군마저 살해한다. 하지만 벵코의 망령을 끝없이 맥베스를 괴롭힌다. 마녀들은 여자의 배에서 태어난 자는 그를 결코 해치지 못할 것이라고 하지만 맥베스는 결국 어머니의 자궁을 절개하고 태어난 적장 맥더프 앞에 무너지고 만다.


저스틴 커벨이 감독한 영화 ‘맥베스’에는 마이클 패스빈더(맥베스)와 마리옹 고띠아르(레이디 맥베스)가 출연한다. 특히 마리옹 꼬디아르는 정의와 야망 사이에서 고뇌하는 남편 맥베스에게 강한 권력욕과 야욕을 불어넣는 레이디 맥베스로 영화의 비극적 스토리를 주도적으로 이끈다. 단순히 야망에 가득 찬 인물이 아니라 자신이 겪은 상실과 결핍이 야망으로 변해가는 한 인간을 모사해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맥베스 역을 맡은 마이클 패스빈더도 “마리옹 꼬디아르는 내가 생각해보지 않은 것들을 표현해준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들을 섬세하게 표현한다”고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마리옹 꼬디아르는 우리가 익히 아는 영화 '라 비앙 로즈'를 비롯해 '빅 피쉬' '이민자' '러스트 앤 본' 등에서 할리우드 배우들과는 다른 색감과 질감의 연기를 보여준 바 있다.

'맥베스'(왼쪽)에 출연하는 마이클 패스빈더는 '마담 보바리'(오른쪽)의 미아 와시코브스카와 '제인 에어'에서 공연했다.


세익스피어보다는 3세기쯤 늦게 이름을 낸 귀스타프 플로베르(1821-1880)의 소설 ‘마담 보바리’는 1857년 출판된 보들레르의 ‘악의 꽃’과 함께 ‘현대’를 연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이전까지 평면적인 서술로 일관해오던 소설들과 다르게 ‘마담 보바리’는 입체적인 구성을 띠고 있다. 주인공 엠마가 로돌프를 만나기 전에는 엠마 외부에 있던 소설 시점이 그를 만난 후에는 엠마 내부로 들어가고 모든 일이 끝난 후에는 다시 엠마의 외부로 나온다.


‘마담 보바리’는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개업한 시골 의사 보바리의 부인인 엠마가 주인공이다. 결혼에 대한 낭만적이 공상에 가득 차 있던 엠마는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게 되고 꿈 같은 다른 삶을 갈구하게 된다. 엠마는 로돌프(영화에서는 레옹)에 탐닉하게 되고 이후 생활은 무질서해지고 가산은 탕진한다. 결국 로돌프에게도 버림받은 엠마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마담 보바리’는 당시로서는 용납되지 않았던 결혼한 여자의 일탈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로 곤혹을 치렀다. 플로베르가 1856년 이 소설을 연재할 당시에도 몇몇 대목이 선정적이고 음란하다는 이유로 기소당했으나 무죄판결을 받았다.

여성감독 소피 바르트가 연출한 영화에서 엠마 역은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로 친숙한 미아 와시코브스카가 연기한다. 고전적이면서도 반항적인 이미지의 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새로운 욕망에 흔들리며 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여성의 마음을 연기하고 있다.


미아 와시코브스카는 짐 자무쉬 감독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에서 뱀파이어 역을 맡았고 샬롯 브론테의 명작 ‘제인 에어’에서는 마이클 패스빈더와 함께 출연했다.


두 영화 모두 배경이 되는 16세기의 스코들랜드와 19세기의 프랑스를 공들여 재현해낸 가운데, ‘맥베스’는 휘몰아치는 강풍처럼 강렬하게, ‘마담 보바리’는 숲속을 걷듯 섬세하게 인간의 욕망들을 다뤄내고 있다.

‘맥베스’는 오는 12월3일, ‘마담 보바리’는 12월10일 각각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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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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