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 작가 최초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 ‘위로공단’ 임흥순
[인터뷰] 한국 작가 최초 베니스비엔날레 은사자상 수상 ‘위로공단’ 임흥순
  • 유이청
  • 승인 20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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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공단'으로 수상한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을 들고 있는 임흥순 작가. 사진=엣나인필름

【인터뷰365 유이청】지난 9일(현지시각) 이태리 베니스로부터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임흥순(46) 작가가 한국 작가 최초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세계 최대의 미술전임에 비춰본다면 임 작가가 다큐멘터리 ‘위로공단’으로 수상했다는 것도 뜻밖이었다. ‘위로공단’은 옛날 구로공단에서 일했던 여성노동자들의 인터뷰, 캄보디아, 베트남 등 아시아 여성의 노동현실 등을 담아낸 9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상이다.
기쁜 소식을 안고 돌아온 임 작가는 귀국 3일 만에 김민경 프로듀서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기자간담회 전, 8분 분량의 ‘위로공단’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됐다. 인터뷰와 사진과 오브제 등이 섞인 독특한 영상이었다.
다음은 14일 오전 서울 아트나인에서 열린 간담회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간추린 것이다.

먼저 수상소감을 부탁한다.
임흥순=수상을 예상 못했다. 좀더 시간이 지나야 실감이 날 것 같다. 그동안 도와준 분들이 많은데 기쁨을 드리게 돼서 좋다.

수상 전 어떤 언질을 받았나.
김민경=전날 밤 전화가 왔다. 하지만 어떤 상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은사자상 수상이라는 것은 다음날 시상식 현장에서 알았다.

세계적인 미술전에 다큐멘터리 영상이 초청된 점이나 35세 이하 젊은 작가들이 출품하는 본전시에서 수상을 한 것이나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나.
임흥순=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출신 총감독 오쿠이 엔위저는 미술이 사회에서 할 역할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내 작품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부합하는 점이 있어 초청한 것 같다.

‘위로공단’은 어떻게 출발한 작품인가.
김민경=작업 주제를 미리 정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우연한 것들이 작업의 시작이 된다. ‘위로공단’은 옛 구로공단에 있던 여성노동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일하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에 감사하고 싶었다.

‘위로공단’이 개인의 가족사와 깊이 연관돼 있다고 들었다.
임흥순=어머니가 봉제공장에서 40년 동안 일하셨고 여동생은 마트 매장 직원, 형수는 보험설계사 간병인 등의 일을 했다. 이들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몸으로 느꼈던 여성의 삶, 미안함과 고마움 등을 포현하고 싶었다.

위로공단’은 영화인가 아니면 미술인가.
임흥순=미술이면서 영화, 영화이면서 미술, 미술도 영화도 아닌 경계에 있다. 난 다양한 경계에서 사회나 삶을 표현하고 싶다.

하이라이트만 봤는데,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노동자의 직업들은 어떤 게 있나.
임흥순=초반에는 60년대 육체노동자, 중반에는 80년대 서비스업종 노동자 등 다양한 직종이 등장한다.

제목이 왜 ‘위로공단’인가.
임흥순=여성노동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다. 또 구로공단이라 하면 재미없을 것 같았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등장인물들이 하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온다, 무슨 의미인가.
임흥순=일단 공장 내 먼지가 많아 눈을 뜰 수 없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표현하고자 했다. 영화는 관객들을 계속 끌어당기는데, 난 미술을 해서인지 관객과의 거리두기를 늘 염두에 둔다. 흰 천으로 얼굴을 가린 것은 일종의 거리두기로 볼 수 있다.

작품 기획부터 임 작가와 함께 했던 김민경 프로듀서도 기자간담회에 동석했다.

일반 관객들이 이 영상을 어떻게 보기를 바라나.
임흥순=우리가 입는 옷, 신발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게 됐으면 좋겠다. 젊은 취업준비생들이 이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임흥순=작품 기간이 길어서 2-3편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다음 작품은 여성의 시각에서 전쟁을 풀어볼 계획이다. 7월에는 일본 작가와 함께 영상편지 기법으로 미디어아트를 해볼 생각이다. 또 ‘비념’ 후속편도 만들어야 한다.

기자간담회를 마친 임흥순 작가는 은사자상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어색해 했지만, 살짝 입가에 올라온 미소는 이번 상이 얼마나 큰 힘과 위로가 됐는지를 몸이 먼저 느끼는 것 같았다.


한편 ‘위로공단’은 올 하반기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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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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