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세이] ‘쎄시봉‘ 조영남은 어디로 갔나?
[시네세이] ‘쎄시봉‘ 조영남은 어디로 갔나?
  • 김다인
  • 승인 201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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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시봉'에서 초반에만 반짝 등장한 조영남(김인권).

【인터뷰365 김다인】‘무한도전-토요일토요일은가수다’가 온국민을 90년대 향수에 젖게 했다. 90년대, 정확히 말해서 IMF가 터지기 전의 90년대는 지금의 30-40대들에게 돌아가고 싶은 시간이다.


그 윗세대, 70년대 청년문화를 누리던 지금의 50-60대들이 돌아가고 싶은 시대는 쎄시봉 시대일 것이다. 발음도 잘 되지 않는 팝음악을 열심히 따라 하던 세대들에게 쎄시봉 출신 가수들이 들려준 포크송은 단비처럼 촉촉하게 마음을 적셨다.


쎄시봉은 70년대 운영되던 음악감상실로, 1947년 발표된 프랑스 샹송 제목 ‘쎄시봉’(C'est si bon)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단순한 음악감상실이 아니라 새로운 가수들이 발굴되는 등용문이기도 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김세환 그리고 양희은까지 쎄시봉에서 노래를 부르고 또 생계를 이었다.


이들이 어떻게 쎄시봉 시절을 공유했는지, 어떤 노래들을 부르며 지냈는지는 이미 많은 정보가 축적됐다.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이 콘서트를 열었고 이후 TV에서 이장희 조영남까지 가세해 당시 불렀던 노래들을 부르고 에피소드들을 나열했기 때문이다.


영화 ‘쎄시봉’은 그들의 노래와 에피소드를 70년대 현장으로 그대로 데려간다. 이장희 윤형주 송창식 조영남 등이 실명 그대로 등장하고 가공의 인물 오정태로 정우가 등장해 한효주와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픽션이라지만 이미 많은 정보가 축적된 관객들에게는 ‘짐작가는’ 인물도 있다.


영화는 노래보다는 사랑에 방점을 찍은 면이 있다. 70년대의 빛나던 포크송에 얽힌 이야기, 실제 인물의 삶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없지 않다. 또 정우가 김윤석이 되고 한효주가 김희애가 되고 진구가 장현성이 되어 등장한 ‘중년’ 부분은 감정 폭발이 애매하다. 특히 김윤석이 송창식 윤형주로 추정되는 인물(뒷모습만 보인다)을 껴안는 장면은 음-, 좀 그렇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의문인 인물은 조영남이다. 조영남 분장을 하느라 애쓴 김인권은 초반에만 반짝 등장하고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분명, 그렇게 한 감독의 의도가 있었겠지만, 영화 보는 내내 조영남의 '실종(?)'이 궁금했다.

사랑보다 더 깊었을 70년대 청춘의 고뇌가 덜 표현된 점은 아쉽지만, 암울한 청춘을 포크송으로 달랜 세대들이라면 반가울 ‘쎄시봉’이다.

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인터뷰365 편집국장, 영화평론가.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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