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꿈의 시장, 문구사에서 일어난 대왕딱지 당첨사건
아이들 꿈의 시장, 문구사에서 일어난 대왕딱지 당첨사건
  • 서인동
  • 승인 2015.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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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아이를 울린 문제의 대왕딱지. 사진=서인동

【인터뷰365 서인동】초1 아들이 문구사에서 딱지를 샀다. 집으로 오는 길에 열 장짜리 딱지 중 한 장의 뒷면에 대왕딱지라는 작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대왕딱지라는 커다란 딱지 교환 스티커였다. 마치 로또 당첨된 것처럼 호들갑인 아이는 당장 받으러 가자고 했다. 이미 집까지 와버린 터라 다음에 가자고 하니 아이가 막무가내였다. 전화를 걸어 조금 전에 딱지 산 아이인데 당첨된 대왕딱지를 내일이나 모레 받으러 가겠다고 문구사 사장님과 확인 통화하며 아이를 겨우 안정시켰다.


한나절만 지나면 잊어버릴 줄 알았던 아이는 이틀 동안 대왕딱지 받으러 가자며 달떠 있었고, 결국 아이 등쌀에 못 이겨 아빠는 아이와 문구사로 향했다.


20여 분쯤 뒤에 울음 범벅된 아이의 전화를 받았다. 문구사 측에서 딱지를 산 그 자리에서 개봉하지 않았으면 바꿔 줄 수 없다 해서 그냥 나왔다며 통곡을 하고 있었다. 문구사로 전화를 했더니 다른 직원이라 하여 이틀 전 사장님과의 통화 내용을 설명했다. 단호하게 원칙이라 그럴 수 없단다. 사장님께 물어보면 기억하실 거라 했더니 원칙이므로 무조건 안된다는 말만 계속 했다. 아이 일이라 치사해도 참으며 간절하게 이야기했지만 문구사 직원은 본인들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도 참으로 당당하기만 했다. 결국 사장님과는 연락되지 않았고, 아이 아빠가 딱지를 추가로 더 사고 나서야 바꿔주는 방법으로 대왕딱지 당첨사건은 마무리되었다.


이름 없는 학교 앞 문방구 이야기가 아니다. 가장 유명한 메이커 문구사에서의 일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의 문구와 장난감들을 판매하며 아이들이 주 고객인 문구사의 잘못된 횡포이다. 엄밀히 들여다보자면 구입 시 그 자리에서 개봉해야 한다는 설명이나 경고문 없었다면 응당 당첨된 대왕딱지는 언제 어느 곳에 가든지 주는 것이 원칙에 맞다. 어른들이면 설명의 의무나 주의사항의 게시 여부를 따지고 들었을 것이지만, 당연히 법에 무지한 아이들에겐 문구사의 입장이 곧 법인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법으로 원가 몇십 원 짜리 대왕딱지 하나를 아끼자는 문구사 업주의 비양심적 행태는 자라는 아이들에게 경우 없는 수퍼갑질이다.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을 이해해 주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사업을 유지하게 해주는 아이들에게 최소한 사기 치는 장사는 하지 말아야 한다.


문구사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아이들에게 가장 큰 시장이며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경제생활의 장이다. 문구사 사장의 치졸한 꼼수에 상처 받은 아이들이 그런 사기 행태를 당연한 시장논리로 익힐까 매우 우려된다.

다른 문구사는 그렇지 않을 거라 믿고 싶다. 아이들을 상대하는 다른 직종의 사장님들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진심으로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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