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고사’ 최고 꾼들이 펼치는 대한민국 액운막이 굿 한판
‘탈고사’ 최고 꾼들이 펼치는 대한민국 액운막이 굿 한판
  • 유이청
  • 승인 201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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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대 팔산대의 굿판. 올해 탈고사는 탈판의 안녕과 대한민국의 안녕을 위해 치러진다. 사진=국립극장

【인터뷰365 유이청】전국 각지의 무형문화재와 민속예술인들이 서울에 모여 한바탕 굿판을 벌인다.


한국민속예술축제 추진위원회는 오는 8월 5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탈고사’를 지낸다. 탈고사란 탈춤을 추기 전에 선배 춤꾼들을 모시고 탈판의 안녕을 비는 고사를 뜻한다.


올해 탈고사는 오는 10월 2일-5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리는 제55회 한국민속예술축제를 앞두고 대회의 무사개막과 안녕을 비는 것이지만, 넓게는 현재 대한민국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도 담겼다.


임돈희 추진위원장은 “대회의 무사개최를 위해 탈고사를 마련하지만, 올해 전반기 여러 탈들이 일어나 그러한 액운의 탈을 벗고 경사스런 기운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벌이는 굿판”이라며 “옛날 국가의 우환이 일어났을 때 국태민안(國泰民安 나라가 태평하고 국민이 편안함)을 비는 나라굿의 의미를 함께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탈고사는 그네작두, 거사 사당놀이, 판굿, 소고춤 등 민속공연만으로 두 시간 정도 꾸며진다. 이 공연에 참석하는 예인들은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전국 각지의 무형문화재, 민속인들이다. 거사 사당놀이 강준섭(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 말뚝이춤 이윤석(중요무형문화재 제7호), 작두그네 이용녀(중요무형문화재 제90호)를 필두로, 채상소고춤 김운태, 연희대 팔산대, 정선아리랑보존회 등이 참여한다.

이용녀의 솟을굿, 강준섭의 거사 사당놀이. 사진=국립극장


거사 사당놀이 강준섭(81)은 토종광대극 ‘다시래기’ 기능보유자로 대대로 무업을 이어온 집안 출신이다. 그의 걸쭉한 재담과 심봉사 연기는 독보적으로 평가받는다. 팔순을 넘긴 지금도 여전히 유랑 중인 광대이다.


말뚝이춤 이윤석(64)은 고송오광대 예능보유자이다. 문둥춤, 중춤, 말뚝이춤 등 다채로운 춤사위를 구사하는 그는 1998년 ‘명무초청공연’에서 덧배기춤으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작두그네를 타는 이용녀(63)는 평산소놀음굿 이수자이다. 8세부터 신기가 있었으나 황해도굿 무녀였던 외할머니가 이를 눌렀다. 그러나 1988년 외할머니가 사망한 날 갑자기 신이 내렸고 이후 내림굿을 받고 결국 무당이 됐다. 이번 굿에서는 황해도굿의 한 갈래인 솟을굿을 하는데, 이 굿의 핵심이 작두그네를 타는 것이다.


채상소고춤의 김운태(51)는 호남 영남 경기 충청을 모두 통합한 장쾌한 소고춤으로 ‘김운태류 채상소고춤’을 완성해 명성이 자자한 춤꾼이다.


탈고사의 연출을 맡은 지옥섭 예술감독은 “고사는 엄숙한 의례지만 의미와 재미를 놓치지 않고 잘 엮어 공연보다 더 감동적인 고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윤석의 말뚝이춤, 김운태의 채상소고춤. 사진=국립극장


이번 탈고사에서는 봉산탈춤에 관한 중요한 자료도 공개된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의 1936년 공연 현황을 처음으로 볼 수 있다. 1936년 8월 31일 황해도 사리원 경암산 아래 관장에서 연희된 봉산탈춤은 당시 일제 방송국인 JODK 라디오를 통해 중계됐고 스웨덴 동물학자 베르그만에 의해 활동사진으로 기록됐다. 이같은 사실을 안 민속학자 임석재의 추적으로 80년대에 이르러 20여분 정도의 분량을 입수했다. 이를 일반인들에게 첫 공개한다.


탈고사는 무료 공연이지만 15세 미만 미성년자는 볼 수 없다. 작두그네와 거사 사당놀이의 재담 때문이다. 작두그네는 엑스타시에 오른 이용녀가 타는 그네의 발판이 작두로 되어있어 미성년자들이 보고 놀랄 수 있다. 강준섭의 거사 사당놀이는 남녀 불륜을 중심으로 직설적인 재담으로 진행된다.


한편 탈고사 입장권은 www.kfaf.or.kr 을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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