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세이]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은 ‘시네마천국’을 넘을 것인가
[시네세이]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은 ‘시네마천국’을 넘을 것인가
  • 김다인
  • 승인 20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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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작 ‘베스트 오퍼’ 6월 개봉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인터뷰365 김다인】따~라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라


음을 쓰는 일이 이렇게 어렵다. 들리지는 않겠지만 영화 ‘시네마천국’ 메인테마곡 도입부를 옮겨놓은 것이다. 누구나 다 흥얼거리는 이 곡이 흘러나오는 영화 ‘시네마천국’(1989)의 감독은 쥬세페 토르나토레, 음악은 엔니오 모리꼬네의 것이다. 영화와 음악이 한몸처럼 붙어 동시에 기억되기는 007시리즈 빼고는 ‘시네마천국’이 유일하지 싶다.

제2의 ‘시네마천국’, 쥬세페 토르나토레와 엔니오 모리꼬네가 영화를 통해 ‘접속’한 영화가 올 6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제목은 ‘베스트 오퍼’(Best Offer, 2013), 업계 최고의 미술품 감정사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예술품 감정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그러나 남들과 가가이할 수 없는 결벽증을 가진 미술품 감정사인 올드먼(제프리 러시)가 광장공포증을 가진 감정의뢰인 클레어를 만나면서 겪는 사랑과 좌절을 미스터리 터치로 풀어나간 영화이다.


영화를 이끌어 나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 외에도 관객들의 시선을 잡는 다중적인 장치들이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에 실려 긴장감을 준다. 클레어는 왜 혼자 고립되어 살고 있는지, 올드먼이 고저택에서 발견한 로봇 부품들은 무엇에 쓰이는 것들인지, 클레어 저택 앞 술집의 소녀가 내뱉는 숫자들은 무엇을 뜻하는지 등등이 러닝타임 내내 궁금증을 유발한다.

(사진 왼쪽)'베스트 오퍼' 현장에서 배우 제프리 러시와 토르나토레 감독, (오른쪽)'베스트 오퍼' 스틸컷.

‘베스트 오퍼’에서 느껴지는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연출적인 터치는 그의 작품 ‘언노운 우먼’(2006)과 비슷하다. 한 가정에 집착하는 한 여인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이 보여지다가 점점 그 여인의 과거, 그리고 그 집에 집착하는 이유가 밝혀진다. 하지만 결정적인 잘못, 그 가정 더 정확하게 말해서 그 집의 아이는 그 여인이 찾던 아이가 아닌 허무한 결말로 끝난다.


생각하던 바(편견 혹은 집착)가 사실과 다르다는 결말은 ‘언노운 우먼’의 전작 ‘말레나’(2000)에서도 비슷하게 드러난다. 예쁜 여자 말레나는 모든 마을 여인들의 공공의 적이다. 2차대전이 일어나고 남편을 전장으로 보낸 말레나는 일자리를 찾고자 하지만 마을의 모든 여인들은 말레나에게 어떤 틈도 내주지 않는다. 결국 말레나는 독일군에게 웃음을 팔면서 연명하고 마을 여인들은 기다렸다는 듯 손가락질과 돌팔매질을 가한다. 독야청청, 말레나를 흠모하는 한 소년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결국 말레나의 남편이 죽지 않고 살아있었으며 전쟁 후 도도한 발걸음으로 마을로 다시 돌아온 말레나를 좇는 소년의 시선으로 끝난다.


이 영화들을 보면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서 자주 썼던 맥거핀 기법(영화에 자주 등장해 관개들에게 궁금증을 유발시키지만 끝내 영화와는 어떤 연관성도 없는 소품 등을 쓰는 기법)을 쥬세페 토르나토레 식으로 재해석해서 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시네마천국', '시네마천국' '말레나' '언노운 우먼'.


1985년 영화 ‘프로페서’로 감독 데뷔한 쥬세페 토르나토레는 2013년까지 15편을 연출했다. 그 가운데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으뜸의 영화는 뭐니뭐니해도 ‘시네마천국’이다.


그의 다른 영화들을 보며 왠지 낯설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시네마천국’이 줬던 감동이 커서인지도 모른다. 필자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언노운 우먼’ ‘말레나’ 등을 보면서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이 이런 영화도 만드네 하고 놀라워했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한 감독이 평생 잊혀지지 않을 대표작을 남겼다는 것은 더없이 영광스럽지만 그의 다른 작품을 봐도 언제나 그 작품이 먼저 떠오른다는 것도 그리 좋을 일은 아닐 것도 같다.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이 만났다는 면에서 ‘시네마천국’과 가장 가까운 영화 ’베스트 오퍼‘는 또 관객들에게 어떤 주제가를 여운으로 선물할지. 다음에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에 대해 다시 쓸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그 주제가를 글로 흥얼거리면 시작했으면 좋겠다.

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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