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유이청】다코타 패닝의 동생인 엘르 패닝(16)과 '피아노'(1993)를 연출한 제임 캠피언 감독의 딸인 엘리스 엔글레르트가 영화 ‘진저 앤 로사’로 만났다.
지난해 제15회 서울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미 보았을 '진저 앤 로사'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 핵폭발과 함께 태어난 두 소녀 진저와 로사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1960년대 초 영국 런던에서 꿈많은 소녀로 자라는 진저와 로사는 날마다 붙어 다니며 입는 것도 하는 짓도 똑같은 소울메이트이다. 하지만 정치혁명과 페미니즘으로 요동치는 사회는 소녀들을 그대로 놓아두지 않는다. 진저는 베트남전 등 끔찍한 전쟁을 이어가는 권력에 맞서 핵무기 반대 운동에 투신하고, 로사는 가족을 대신할 이를 찾아 나서면서 둘 사이는 멀어져 간다.
영화에서 엘르 패닝은 이상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로 성장하는 진저를 맡아 사회적 혼란과 로사와의 갈등 속에서 변해가는 소녀의 감성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빛 등 섬세한 연기는 ‘완벽하게 매혹적인 패닝의 영화’라는 호평을 들었다.
엘르 패닝(16)은 1998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태어났다. 3살 때 영화 ‘아이 엠 샘’(2001)에서 언니 다코타 패닝(20)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면서 영화 데뷔를 했다. 이때만 해도 천재 아역배우 다코타 패닝 덕에 잠깐 등장한 귀여운 꼬마로 여겨졌다.
하지만 엘르 패닝은 언니와 마찬가지로 배우를 꿈꿨다. 철이 들면서 그는 단역과 조연을 통해 배우로서의 실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나갔다. 그 덕분에 ‘레저베이션 로드’(2007) ‘더 나인스’(2007) ‘이상한 나라의 피비’(2008) 등의 작품에서는 주연을 맡게 됐다.
엘르 패닝이 영향력 있는 감독과 작품을 하게 된 것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가 시작이었다. 이 영화에서 케이트 블란쳇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것을 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이 ’썸웨어‘(2010)에 출연시켰고 곧이어 그의 아버지이자 ’대부‘로 유명한 프란스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트윅스트’(2011)‘에 캐스팅했다. 그 캐스팅은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슈퍼 에이트’(2011)로 잉어졌다. 특히 J.J 에이브럼스 감독은 엘르 패닝에 대해 “존재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기운이 느껴진다”고 감탄했다.
엘르 패닝은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출연한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2011)로 흥행에도 성공, MTV 무비 어워즈와 틴초이스 어워드, 전미 비평가협회 등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연기력과 흥행력을 겸비한 차세대 여배우로 상장하고 있다. ‘진저 앤 로사’ 이후에도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출연한 ‘말레피센트’, ‘어 퓨어 라이프’ ‘박스트롤’ ‘영 원스’ ‘로우 다운’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열심히 필모그라피를 쌓아올리고 있다.
한편 ‘진저 앤 로사’를 감독한 샐리 포터는 버지니아 울프의 고전을 영화화한 ‘올랜도’(1993)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틸다 스윈튼 주연의 이 영화로 샐리 포터 감독이 수상한 상만 무려 25개나 된다. ‘진저 앤 로사’는 샐리 포터 감독의 7번째 연출작으로 감각적 미장센에 재즈,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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