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엔 '농부 이장희'가 산다
울릉도엔 '농부 이장희'가 산다
  • 김두호
  • 승인 200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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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기가수, 바다와 흙의 친구가 되다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로스앤젤레스에서 한인방송 <라디오코리아>를 운영하며 방송 사업가로 성공했던 이장희(61)가 울릉도에 살고 있다. 포크 세대에게 추억 속의 전설로 남아 있는 <그건 너>의 가수 이장희의 지금 주소지는 경북 울릉군 북면 현포리이다. 그곳이 바로 그가 미국의 사업체를 모두 정리하고 은퇴하면서 1년에 절반쯤을 살기로 작정하고는 소리 없이 돌아와 마련해둔 안식처이다.



기자는 그가 울릉도로 떠나기 하루 전날인 지난 17일 체류 중인 신라호텔에서 만났으나 인터뷰를 정중하게 사양해 차 한 잔을 나누며 근황만을 취재했다. 그에게 울릉도는 12년 전 관광길에 발견한 이니스프리 섬(아일랜드 시인 예이츠의 시에 등장하는 섬)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생각한 그는 그 후 틈틈이 울릉도를 찾았고 올해는 8개월쯤 그곳에서 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알래스카에서 남극까지,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 등지를 방문하는 등 여행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지만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라고 예찬한 어느 외국인의 말을 인정하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전이 아니라고 말했다. 스스로 ‘한국의 재발견’을 강조한 그는 이 땅위에서도 태평양쪽에 떠 있는 울릉도를 만년(晩年)을 보낼만한 가장 이상적인 피안(彼岸)의 휴식처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최근 성실한 한사람의 촌부가 되기 위해 상당기간 입소해서 정신교육과 농사일을 배워야하는 농군학교도 당당하게 수료했다. 그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것처럼 보인다. 그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트레이드마크였던 콧수염도 밀어버리고 머리도 밀어버려 깔끔하고 젊게 보인다.



1971년 <겨울이야기>로 노래를 시작한 이장희는 송창식, 김세환, 윤형주, 양희은, 김민기, 조영남 등 이른 바 통기타 부대로 일컫는 포크계열의 가수들과 1970년대 대중문화와 대중음악의 화려한 스타시스템을 이끈 대표적인 스타였다. 1973년에 히트한 <그건 너>를 비롯해 <자정이 훨씬 넘었네>, <한잔의 추억>, <비의 나그네>, <편지> 등 그의 노래는 지금도 노래방에서 애창곡으로 떠다닌다. 그는 이제 절벽에서 바다로 안개를 뿜으며 낙하하는 아름다운 폭포를 바라보며 예이츠의 시처럼 꿀벌 치고 농사짓는 촌부의 평화로운 삶을 찾아 울릉도로 떠났다. 그는 가족이 있는 것처럼 밝혔지만 어느 것도 취재를 전제로 하면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사진도 찍을 수 없었다. 그는 시끄럽게 화제에 오르는 것이 싫어서 누구와도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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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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