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세상과 아랑곳없는 꽃들의 향연
어수선한 세상과 아랑곳없는 꽃들의 향연
  • 김철
  • 승인 201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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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의 자연산책】절기는 어김없이 밤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을 가리키고 있다. 곧 있으면 청명과 한식이 기다린다. 너도나도 질세라 앞 다투어 피는 꽃들은 봄을 찬미하고 기러기는 떼 지어 북방으로 날아간다. 철새만 옮겨 다니는 게 아니다. 선거 때만 되면 자신의 이익을 저울질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철새족도 있다. 세상은 끊임없이 어수선하다. 도처에서 양육강식과 적자생존의 몸부림이 멈추지 않는다. 그게 생물의 생존법칙이다.

인간사회일수록 공동체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투쟁은 처절하다. 질서와 무질서 정상과 비정상의 한계가 모호할 정도로 혼란스럽다. 그럴수록 우리는 자연에서 공생을 위한 해법을 구해야 한다. 왜 1천만 마리 이상의 닭과 오리들이 철새들에 의해 조류독감에 걸려 폐사될 수밖에 없었는지, 봄을 찬미하는 꽃들의 향연이 오래 가지 못하고 막을 내리는지 곰곰이 살펴볼 일이다.

해마다 이 맘 때면 고향 동네 뒷동산 아래 폐가와 휴경지에서 향기를 뿜어내는 한 그루 자두나무와(사진 위)와 앵두나무의 꽃에도 속 깊은 뜻이 숨어 있다. 흘러간 노래 그대로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가 왜 바람이 났는지, 예부터 자두나무 밑에서 갓 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일렀는지를. 늘 그렇듯이 세상이 어수선한 가운데 봄날은 잘도 간다. 순리대로.

김철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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