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세이]미하엘 콜하스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시네세이]미하엘 콜하스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 김다인
  • 승인 20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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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다인】영화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27일 개봉)은 줄거리도 단순하고 진행도 단순하다. 잠시도 관객 쉴 틈을 주지 않는 요즘 영화 트렌드와는 영 동떨어진 영화다.


영화는 말 상인 미하엘 콜하스가 말을 팔러 가는 길에 울타리를 쳐놓고 통행세를 내라는 남작의 횡포에서 시작한다. 통행료로 검은 말 두 필을 맡겨두고 다녀오니, 그동안 말을 함부로 부려 먹은 탓에 말들의 몰골은 엉망이 됐다. 콜하스가 얼마나 말을 정성껏 기르는지는 그가 사령관 앞에 내놓는 백마를 보면 알 수 있다. 윤기가 자르르한 털, 곱게 갈무리한 갈기 등이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말 페가수스를 연상시킬 정도다.


말 두 마리를 원상태로 돌려달라는 콜하스의 간단한 청이 묵살되고 그때부터 콜하스의 긴 싸움은 시작된다. 정식 재판을 청구하러 공주를 만나러 간 아내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고, 이후 콜하스와 그의 하인 등 5명은 서서히 농민군대화 되어간다.

무리가 점차 세력화됐을 때도 콜하스는 그 힘을 이용하지 않는다.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와서 논쟁을 펴고 설득을 할 때도, 그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말 두 마리의 원상회복, 남작의 재판 회부뿐이다.

이 영화는 실제 인물 미하엘 콜하스를 모델로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1777-1811)가 쓴 동명의 소설을 토대로 한 것이다. 귀족들의 횡포에 맞서던 콜하스는 1540년대에 죽었고 그로부터 270년 후에 클라이스트가 소설로 썼다. 이 소설을 눈여겨봤던 감독이 오랜 세월을 묵힌 끝에 영화로 만들었다. 원작을 읽어 보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시대적 배경보다 미하엘 콜하스라는 사람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말을 이끌고 등장하는 콜하스 일행은 역광으로 찍은 첫 장면부터 들판에서 처형당하는 콜하스의 얼굴 클로즈업 마지막 장면에 이를 때까지, 단조롭고 일관되게 진행되는 영화를 보면서 관객은 콜하스의 생각에 동의하거나 비난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사건이 가지를 쳐 나가거나 다른 인물이 갈등을 일으키는 일도 없어, 딴눈을 팔 여지가 없는 것이다. 정적인 프레임 안에 사람, 말, 경치를 들고나게 한 미장센,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는 듯한 촬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를 콜하스 방식대로 일관되게 끌어나가는 가장 큰 힘은 콜하스를 연기하는 배우 매즈 미켈슨이다. 하늘 향해 곧게 뻗은 자작나무 한 그루가 떡 버티고 선 것처럼 행동은 흔들림이 없으나 눈에는 많은 번뇌가 일어났다 사라진다.


그 정점은 마지막 클로즈업이다. 콜하스가 처형되기 직전 딸이 작별인사를 하러 온다. 콜하스가 손을 꼭 잡자 딸은 “아파요” 하면서 콜하스의 손을 놓고 “집에 갈래요”하며 말을 타고 떠난다. 딸은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고(아프다) 가족(집)이 그리운 것이다.


처형대 위에 엎드린 콜하스, 매즈 미켈슨의 눈은 정의를 이루고 목숨을 내놓은 용기있는 자의 것이 아니라 회한과 후회, 두려움과 그리움 등이 복합적으로 모자이크된 한낱 사람의 것이었다.

이 눈을 눈에 넣은 관객들이라면, 머릿속으로 영화를 리와인드시켜 콜하스가 말 두 마리를 빼앗긴 시점부터 영화 내용을 다시 점검하고 싶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무엇을 놓치지는 않았을까, 콜하스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하고 말이다.


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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