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발렌타인데이에 온 라비니아 메이예르-한국태생 네덜란드 입양된 세계적 하프연주가
[인터뷰]발렌타인데이에 온 라비니아 메이예르-한국태생 네덜란드 입양된 세계적 하프연주가
  • 김다인
  • 승인 201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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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버지와의 만남으로 나는 급성장했다"

서울시향과의 협연차 내한한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예르. 사진=소니코리아

【인터뷰365 김다인】14일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특별한 선물을 들고 온 이가 있다.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인 하피스트 라비니아 메이예르(Lavinia Meijer·31)이다. 그는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서울시향과 모차르트를 협연한다.


메이예르가 특별한 것은, 일반인들이 신기하다 못해 신비스럽게 여기는 하프 연주자이고 네덜란드에 입양된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아홉 살 때부터 하프를 연주하기 시작한 메이예르는 열네 살인 1997년 네덜란드 하프 콩쿠르 1위, 2000년 브뤼셀 콩쿠르 우승을 거쳐, 2007년 카네기홀 무대를 통해 데뷔한 이후 정상급 하피스트로 세계 각국에서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메이예르는 한국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당시 네 살이던 오빠와 함께 네덜란드로 입양됐다. 2009, 2012, 2013년에 연주차 한국에 왔던 메이예르는 2009년 첫 내한공연 당시 친아버지를 만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메이에르의 이번 내한은 서울시향과의 협연 및 최근 소니 클래시컬에서 발매한 새 앨범 '파사지오' 홍보 활동 때문이다. 12일 소니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메이에르는 자그마한 키에 활짝 웃는 미소가 상냥하고 다정했다.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이다, 소감이 어떤가.
늘 특별하다. 2008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으로 내가 태어난 나라에 온 것이라서 그때는 낯선 곳에 온 관광객 같았다. 한국에서의 첫 연주 통해 청중들과 긍정적으로 소통했다. 첫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한 여성 관객이 와서 해줬던 말을 아직 기억한다. ‘당신 음악을 나눠줘서 행복했다“고 했다.
네덜란드에 있으면서도 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내가 한국 사람들과 비슷하게 생겼을까 궁금했다. 한국 사람들은 아름답고 따뜻했다. 이후 한국 방문은 늘 즐겁다. 아티스트로서는 음악을 통해 한국 청중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영광이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태어난 곳에 돌아오는 가장 특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6일간 머무를 예정이지만 다음에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이곳저곳을 구경해 보고 싶다.

새 앨범 ‘파사지오’에 대해 소개한다면.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은 루도비코 에이나우디라는 이탈리아 작곡가의 곡이다.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로도 유명한 작곡가다. 에이나우디를 알게 된 것은 내가 필립 그라스와 작업한 곡이 네덜란드 아이튠즈 차트 1,2위를 다툴 때이다. 신나서 아이튠즈 차트를 보다가 에이아우디의 새 곡을 들어 보게 됐다, 팝, 록, 포크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그의 음악은 아름답고 유려해서 마치 살아 숨쉬는 것 같았다. 에이아우디 음악을 하프로 편곡해 연주해 보고 싶어서 연락을 해 만나게 됐다. 그의 연주회 직전에 만나 그의 곡을 하프로 연주했더니, 듣고 난 에이아우디는 내가 원하는 대로 선곡, 편곡을 하라고 허락했다.
에이나우디가 네덜란드에 연주차 들렀을 때 첫 CD를 증정했다. CD만 가지고 갈 줄 알았는데 그 자리에서 전곡을 다 들고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티스트로서 이런 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하고 싶다. 한국의 작곡가 진은숙과도 언젠가 함께 작업하고 싶다.

메이예르는 이번에 소니클래시컬과 함께 새 앨범 '파사지오'를 내놓았다. 사진=소니코리아


일반인은 하프에 대해 잘 모른다. 하프의 매력은 무엇이며 또 대중이 하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잡아 달라.
하프는 신비스럽고 순수한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유니크하다. 하지만 하프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대중적이며 솔로 공연으로 부적합하다는 편견이 깔려 있다. 내가 15살 때 콘서트 프로그래머가 전화해서 하프를 혼자 연주하면 지루할 수 있으니 바이올린, 플롯을 함께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나는 화가 났다. 30분을 설득한 후 결국 솔로 공연을 했다. 공연 후 프로그래머는 ‘네가 맞다’고 인정했다. 이후 항상 하프 공연에 대한 시장이 없으면 개척하고, 길이 없으면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언젠가 내 네트워크 그룹 사람들에게 하프에 대해 물었더니, 폭포 떨어지는 느낌이다, 소프트하다, 긴 금발머리 연주자가 생각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하프는 그렇게 가녀린 연주자가 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다. 하프의 무게만도 수십 킬로그램에 달할 뿐 아니라 줄을 뜯을 때는 굉장한 근력이 필요하다.
원래 하프는 활과 줄로 이루어진 포크 악기에서 유래했다. 영국이나 남아메리카 지역에서는 흔히 연주를 하는 악기로, 아빠가 아들에게 물려주는 악기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부자들만 연주하는 악기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네덜란드에서는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하프를 구할 수 있고, 사람들의 접근성도 높은 편이다. 나는 하프에서 저런 소리가 나다니, 하고 사람들이 놀라는 음악적인 경험을 풍부하게 해주고 싶다.

개인적인 애기를 묻자. 2009년 친아버지와의 만났는데 이후 음악에 변화가 있는가.
뮤지션으로서 발전하는 것은 인간적인 성숙을 바탕으로 한다. 인간적인 성숙은 개인적인 경험이 바탕이다. 생물학적 아버지를 만난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내 자신이 조금씩 성장해오다가 급성장한 느낌이었다. 이후 나는 더 긍정적이고 행복해졌으며 그 감정이 내 음악에 반영됐다.

아버지와는 계속 연락하고 있나.
처음 만난 이후 한 번 더 만났고 이후 이메일을 주고받고 있다. 서로 언어가 달라서 통역이 필요하다.(웃음) 지금까지는 괜찮다.

오빠와 함께 입양되었다고 들었다.
우리 가족은 정말 특별하다. (양)아버지는 순수한 네덜란드인이고 어머니는 오스트리아인이다. 두 분은 딸 하나를 낳은 후 오빠와 나를 입양했다. 오빠가 4살, 내가 2살 때였다. 우리를 입양한 2년 후 다시 에티오피아에서 남동생을 입양했다. 부모님은 뮤지션은 아니었다. 오빠는 어렸을 때 백파이프로, 내가 하프로 포크음악을 연주했다. 우리 남매가 그런 악기들을 택하게 된 건 아마도 어렸을 때 한국의 대금이나 단소, 그리고 가야금을 접했던 영향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오빠는 지금 웹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언니는 변호사, 남동생은 회계사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는 메이예르. 이날은 마침 메이에르의 31번째 생일이었다. 사진=소니코리아


지난해 독주회 때는 앙코르로 ‘아리랑’을 연주했다. 한국 음악에도 관심이 많은가.
정말 관심이 많다. 한국음악을 하프곡으로 편곡해 연주하고 싶다. 지난해 네덜란드 공연 때 ‘아리랑‘을 편곡해 연주했더니 청중들이 매우 좋아했다. 나와 ’아리랑‘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의 가야금은 하프와 유사하다. 지난해 말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님을 만나 뵙고 이야기도 나누고 곡도 받았다. 앞으로 하프곡으로 편곡할 수 있을지 연구해 봐야겠다.

다음 앨범에 ‘아리랑’을 수록할 계획인가
언젠가는 내 앨범에 꼭 넣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다음 앨범에 실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아티스트로서 어려운 점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사이에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일주일에 2,3회 연주를 소화해 내는 일정상 앞으로의 계획을 미리 말하기는 힘들다.

발렌타인데이인 14일 서울시향과의 협연에서 어떤 곡을 연주하나.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서울시향과는 두 번째 협연이다. 첫 협연 때는 모던한 곡들을 주로 했지만 이번에는 발렌타인데이 공연인만큼 대중에게 친숙한 곡을 연주한다.

이날은 마침 라비니아 메이예르의 31번째 생일이어서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초를 꽂은 작은 케익이 들어왔다. 촛불을 끄며 메이에르는 아이처럼 활짝 웃었다.

김다인 interview365@naver.com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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