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인터뷰] 부산이 택한 남자, ‘사대천왕’ 곽부성
[BIFF인터뷰] 부산이 택한 남자, ‘사대천왕’ 곽부성
  • 이희승
  • 승인 201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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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는 생애 최초의 도전, 신선하고 즐거웠다”

【인터뷰365 이희승】‘홍콩 4대 천왕’을 모른다며 당신은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났을 확률이 높다. 유덕화, 장학우, 여명, 곽부성의 인기는 1980년대 초반부터 10년간 이어졌다. 현재 K팝에 열광하는 해외 팬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었다. 그들이 자라 현재 문화 산업에서 가장 큰 여유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되는 3040층이 됐다.
곽부성은 외모와 춤, 연기와 노래 등 각자 특출나게 잘하는 장점으로 ‘가왕’ 내지는 ‘연기의 신’으로 불렸던 4대 천왕들 사이에서 고른 장점을 지닌 일종의 교집합 스타였다. 그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를 봤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었던 ‘콜드워’를 들고 한국 나들이에 나섰던 곽부성 특유의 친화력은 이미 ‘첫 해외 게스트 사회자’로 합격점을 얻었던 탕웨이에 견줄 만큼 남달랐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에서 벗어나 베니스, 칸, 베를린에 이어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발돋움 하려는 부산국제영화제 측으로서는 그의 존재가 신의 한 수로 보였으리라. 그 기대에 부흥하기라도 하듯 곽부성의 능숙한 진행은 올 부산국제영화제를 더욱 빛냈다.
개막식 사회 이후 여유있게 부산영화제를 즐기고 있는 곽부성을 만났다. 오랜 시간 아시아의 스타로 현역 배우이자 가수로 활동해서인지 그가 한국영화계를 보는 시각은 날카롭지만 애정이 넘쳤다. 그의 눈빛처럼.


부산만 세 번째 방문이라고 들었다.
사회자로 와서 체류기간이 길다 보니 이번에는 한국을 꼼꼼히 관찰하는 느낌이 든다. 방문할 때마다 영화제의 흐름을 느끼고 싶었던 욕심이 컸기 때문에 기분 좋게 지내고 있다. 특히 유난히 날씨가 좋은데다 묵은 호텔이 바다가 잘 보이는 곳이라 부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다.


한국에 오면 꼭 먹는 음식이나 자주 가는 곳이 있나.
뭐든지 해보자는 주의라 올해에는 소고기 육회에 도전했다. 정말 감탄했다. 오늘은 해산물을 먹으려고 한다. 워낙 잘 먹기도 하지만 바다가 깨끗하고 멋져서 해산물도 더 맛있는 것 같다. 돌아다니면서 느낀 건데 어느 지역을 보면 순간 ‘여기가 홍콩이 아닌가?’ 란 생각이 든다. 산이 있고, 바다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소감은 어떤가.
예전에 서울에서 가수로서 공연도 했는데 그 정도밖에 못해서 죄송할 따름이다. 작년이 10년만의 방문이었으니 이해해달라.(웃음) 사실 사회자는 연예계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가수이고 연기자이다 보니까 사회를 볼 기회가 없었다. 중국에서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부산영화제에서 위험부담을 끌어안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정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능숙했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그다지 긴장하지도 않았지만 아무래도 같이 한 강수연과의 호흡이 힘들었다. 말이 끝난 다음 내 멘트를 해야 하는데 한국어를 못 알아들어서.


개막식 사회자로 캐스팅된 과정이 궁금하다.
두 달 전에 제의가 들어왔다. 내 인생 처음 있는 일이라 신선하기도 했고, 하나의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 아시아 최대 영화제에 사회자가 되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으니까. 내가 생각하는 셀러브리티란 생활과 일, 모든 분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세계적인 셀럽들이 내 앞에 있고, 내가 그들에게 영화제를 소개하는 자리였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앞으로는 좋은 영화를 들고 배우로서 찾아오고 싶다.


올해로 48세인데도 정말 동안이다. 늙지 않고 롱런하는 비결이 뭔가.
연기라는 일 자체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게 비결인 것 같다. 또 다른 시도와 도전하는 걸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을 깨고 새롭게 도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는 무대 위에서나 영화에서 그런 도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화라는 예술 자체가 창작의 공간을 많이 주는 장르가 아닌가. 창작을 위해서는 본인을 잘 유지해 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좋은 태도와 습관을 유지하는 게 일을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이다. 그리고 사실 나는 늙는다는 것 자체를 걱정하지 않는다. 나이에 맞는 멋을 유지하고자 할 뿐이다.


당신의 20대부터 봐왔던 팬 입장에서 여전히 그 시대의 모습을 한 40대의 모습이 적응되지 않는다. 당신이 생각해왔던 40대는 어땠나.
구체적으로 상상한 적은 없었지만 남우주연상 받고 싶다는 꿈은 있었다. 어쨌든 그 꿈은 이뤘지만 남우주연상은 영화제마다 기준이 다 다르지 않나. 완벽히 그 모습 맞추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훌륭한 연기자가 되자고 지금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젊었을 때는 우수한 배우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인기가 얼마나 많고 상을 얼마나 받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의 조건에 맞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하게 모든 영화적 요소는 뭔가.
시나리오다. 영화 속에서 똑같은 직업을 연기하는 건 걱정 안한다. 작년 개막작이었던 ‘콜드 워’에서도 전에 경찰 역을 여러 번 했었지만 흔쾌히 참여했다. 다만 스토리가 다르고 배경이 달랐으면 좋겠다는 바람 정도? 돌이켜보면 인생에 있어서 10년은 굉장히 짧은 시간이더라. 10년간의 계획을 세우면서 다른 것에 도전 해보려 한다. 각색, 시나리오 작가, 감독 등. 무대 뒤의 역할에도 참여하면서 나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싶다.


쓰고 있는 작품이 있나.
물론이다.(웃음) 한 번도 연기한 적 없는 역할이고, 보안 유지 상 장르는 말해줄 수 없다.


오픈시네마에 참가한 ‘침묵의 목격자’에 출연도 했다. 영화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법과 사람 두 가지 주제를 다뤘다. 검사 역할인데, 홍콩 출신이라 광동어를 사용하는데 역할 상 만다린어를 사용해야 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다들 중국 배우들이었는데, 법률체계도 다르고 말도 달랐기 때문에 연기하는 재미가 남달랐다. 대단한 시나리오니까 많은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연기 음악 외에 좋아하는 분야가 있나.
카 레이싱을 즐긴다. 제대로 배우기 시작한 건 1997년부터다. 아우디에 소속된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 중이다. 그중 말레이시아 F1 경기에 전문가들과 겨뤘던 순간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자선목적으로 참여하는 단체를 만들어 취미와 기부를 동시에 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한국 영화인들과의 작업이나 합작 시도는 없나.
러브콜이 없었다.(웃음) 지난 10년간 한국영화의 발전이 얼마나 빨랐나. 전 영역에 걸쳐 굉장히 발전했다. 음악부터 영화에 이르기까지 비약이 눈부시다. 작년 내 콘서트에는 한국 안무가를 초청할 정도였다. 특히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곽재용 감독은 같은 ‘곽’씨니까 함께 해보고 싶긴 하다.


과거 홍콩영화계의 황금기가 얼마나 찬란했나. 지금의 현실과 한국영화에 대한 솔직한 의견이 궁금하다.
한국은 신인감독과 신인배우를 배출해내는 힘이 강한 것 같다. 홍콩은 지역이 작다보니 결집력이 약하다. 대륙 영화가 발달하고 자본이 몰리다 보니 시나리오도 거기에 맞춰서 쓰게 된다. 하지만 제약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워 개선이 필요하다.
진심으로 앞으로 한국 감독, 배우와 작업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좋은 감독과 시나리오 만나는 게 가장 욕심난다. 한국은 두 가지 조건이 잘 충족되어 있는 영화 선진국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10년간 감독은 한 번만 하면 될 것 같다. 배우란 직업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물론 노래는 계속할 것이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은가.
더욱 우수하고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 내 스스로의 조건에 맞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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