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마음대로 된다고?-교육의 최대 고비, 중2!
자식이 마음대로 된다고?-교육의 최대 고비, 중2!
  • 서인동
  • 승인 2013.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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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서인동】몇 년 전, 먼저 결혼을 해서 먼저 아이를 낳은 후배와 통화를 했었다.


“언니, 자식이라는 게 참 신기해. 부모가 원하는 대로 커주는 거야. 이래서 옛날 사람들이 애를 낳아도 낳아도 또 낳고 싶어 아홉, 열씩 낳았나 봐. 사람이 동물과 다른 이유가 있더라구. 동물은 말을 못 알아 듣잖아. 사람은 말귀를 알아들으니까 내가 바라는 대로 자라주는 거 있지. 애 키우는 재미가 이런 거더라구. 언니 애 아직 어리지? 클수록 재밌어. 언니가 어떤 애로 만들건가 생각하고 그대로 키워봐, 그게 생각대로 된다. 정말 드라마틱하다니까. 호호호..”


육아로서는 선배인 그 후배의 말을 명심하며, 몇 년 뒤 생각대로 될 아이를 그려 보며 기대에 가득 찼던 기억이 있다. ‘아이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는 부모에게 참인 명제라 생각했고, 아이와 갈등이 있는 집은 부모가 어떤 방식으로든 생각을 잘못하기 때문일 거라 여겼다. 필자 또한 그 명제에 대해 특별히 증명이 필요했던 상황이 없었기에 기억 속에서 재워 두고 있었던 것 같다.


올 여름, 참이라 확신했던 이 명제가 증명의 여지도 없이 거짓이라는 사실에 맞닥뜨렸고, 거짓임을 증명할 증거들은 매일매일 쌓여만 갔다. 그 순진하고 여렸던 우리 아이가 바야흐로 격정과 불만으로 가득한 질풍노도의 시기로 들어선 것이다.


사춘기 청소년, 더 정확히 말하면 중2! 집안 내력 상, 사춘기 같은 가족력은 없다고 자신했던 우리 집에서, 아들의 짜증과 반항이 난무했고 그 화답으로 엄마의 고성과 비난이 끊이질 않았다. 맑고 잔잔했던 호수에 불어닥친 흙탕물의 쓰나미. 너무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하니 약간은 혼탁해야 한다는 융통성 있는 일탈 정도는 늘 마음의 여유분으로 남겨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순식간에 180도 바뀐 아이에게 대응하려니 막상 한 치의 마음 속 여유도 남아 있질 않았다.


대화 아닌 논쟁, 대답 아닌 음성, 인사도 아닌 무표정. 이런 분위기로 방학 한 달이 어찌 갔는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 그 놀람과 망연자실함이란. 어처구니없는 이 혼란이 여름 속으로 묻혀 지나가기를...


북한이 이것 무서워서 못 쳐내려온다는 중2,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는 중2에게 개학을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얘기 좀 하자고 감히(?) 제안을 했다. 할 말은 많은데 이해받지 못하므로 말하기 싫단다. 그렇다면 문자 소통은 어떻겠냐고 물으니 생각해 보겠단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사사건건 갈등을 겪고 있는 사춘기 청소년의 부모로서 소통의 방법을 찾는 중이다. 찾아야 한다.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개인의 문제라 터부시하면 안될 가정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므로.


문득 수년 전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후배가 생각나 조언이라도 얻어볼 심산으로 오랜만에 전화를 넣었다. 후배 아이의 안부를 물으니 기다렸다는 듯 말을 쏟아낸다.


“걔 얘기 하지도 마, 머리 아파. 언니, 자식 한 놈 키우느니 개 백 마리 키우겠어. 동물은 시키면 그대로 하잖아. 이놈은 꼬박꼬박 말대꾸에 또박또박 대들고, 누가 부모인지 자식인지 모를 지경이라니까. 나 이 녀석 때문에 돌겠어. 세상에서 제일 마음대로 안되는 게 자식이라더니, 에휴..”


진검승부를 도와줄 사람은 이제 없다. 피할 수도 없다. 그러니 붙어볼 수밖에.


반항의 아이콘 중2와의 대결로 올 가을엔 쓸쓸할 새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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