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오므라들기를 거듭하는 앙증맞은 붓꽃
피고 오므라들기를 거듭하는 앙증맞은 붓꽃
  • 김철
  • 승인 2013.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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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잎이나 줄기 같은 겉모습을 보면 같은 붓꽃과인 각시붓꽃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각시붓꽃으로 알고 화단에 심었으나 뒤늦게 꽃의 생김새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꽃의 크기가 100원짜리 동전만할 정도로 작다. 앞산에 해가 뜬 뒤 한참 지나서야 자주 빛깔의 꽃이 핀다. 그리고 해가 지기 전에 일찌감치 오므라들기를 반복한다.
꽃의 일생이 짧기도 하지만 개화기간이 꽤나 긴 편에 속한다. 5월 중순경부터 피기 시작한 앙증맞은 꽃이 아직도 피고 시들기를 거듭하고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꽃으로 간주되는 시기는 무척 짧다. 인생으로 치면 최고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20세 전후의 꽃다운 나이를 일컫는 방년이 여기에 해당하니 그 기간이 얼마나 짧은가. 거주하는 주민이라고 해 보았자 30여명에 지나지 않는 조그마한 산촌에 6개월 사이 여섯 분이 세상을 떴다. 그 가운데는 노환으로 돌아간 분들이 대부분이기는 하나 아까운 나이에 병사를 한 이도 없지 않다. 어디를 가든 7, 80대의 노년층이 주류를 이루는 시골이라지만 너무나 짧은 기간에 적지 않은 분들이 작고했다는 사실에 다들 허탈한 심경을 가누지 못한다.

누구나 꽃다운 시절을 보내지 않은 이들이 없지 않을까만 지나고 나면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게 덧없는 인생이기도 하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불교의 네 가지 고통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촌로들은 자연스레 깨닫는다. 그게 인생이고 자연의 섭리라는 것쯤은 다들 알지만 살아생전에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속 시원히 해 줄 사람은 없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친척의 장지를 갔다가 돌아온 뒤 화단에 핀 붓꽃을 보고 인생무상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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