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만난 양봉농가의 달콤한 채밀
제철 만난 양봉농가의 달콤한 채밀
  • 김철
  • 승인 201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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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산에는 아카시아나무로 더 잘 알려진 아까시나무의 향기로운 꽃이 만발하다. 벌통마다 꿀벌들이 무수히 드나든다. 아카시아 꿀을 모으는 일벌들이 연중 가장 바삐 움직이는 시기이다. 벌통의 뚜껑을 열면 일벌들이 벌집에 새까맣게 달라붙어 꿀을 채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카시아 꽃이 절정을 이루면서 꿀벌들이 제 세상을 만났고 덩달아 채밀을 하는 양봉농가의 일손도 제 철을 만나 분주하다. 한쪽에서는 벌집에 붙은 벌을 연기와 솔을 이용해 떼어내기 바쁘고 다른 한쪽에서는 원통형의 채밀기에서 꿀을 받느라 여념이 없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채밀기에서 한눈을 파는 사이 자칫 한말짜리 꿀통이 넘쳐흐르기 일쑤다. 그야말로 수도꼭지에서 물이 쏟아지듯 꿀이 쏟아진다. 자연에서 얻는 소중한 천연식품이다.


벌떼는 바로 이런 것, 벌통 입구에 새까맣게 달라붙은 벌떼.

산촌의 채밀현장에서 본 아카시아 꿀은 풍성하다. 양봉인 4명이 품앗이로 3시간 정도의 채밀작업 끝에 40여개의 벌통에서 수확한 꿀은 무려 1드럼(288kg) 반이나 된다. 벌통 한 개당 10.8kg의 꿀이 나오는 셈. 새끼 손톱만한 꿀벌들이 이처럼 많은 양의 먹이를 모은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은 꿀벌의 세계를 보면 실감이 난다.


양봉가 김재호씨가 벌떼로 덮인 벌집을 들어내 보이고 있다.

아카시아 꿀 수확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꽃을 따라 이동하면서 꿀을 뜰 경우 서너 번은 더 생산할 수 있다. 거기다 아카시아 꽃 꿀에 이어 밤꽃 꿀이 기다린다. 하지만 언제나 많은 양의 꿀을 기대할 수는 없다. 개화기간 동안 바람을 동반한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벌이 활동을 멈추는 데다 비 맞은 꽃이 쉽게 낙화가 되어 한 해의 꿀 농사는 망치고 만다. 양봉농가로서는 죽을 맛이다. 꽃이 많이 피는 해도 있고 적게 피는 해도 있다. 날씨가 양봉가들을 웃고 울리는 셈이다. 꿀 수확량이 많다고 해도 마냥 달콤한 기분만은 않다.


채밀을 하기 위해 벌집에 붙은 벌을 떼어내는 작업.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 전체의 꿀 재고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침체되는 반면에 생산량은 오히려 꾸준히 증가하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양봉농가의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꿀을 뜰 때의 기분은 더없이 좋지만 대규모일수록 막상 판로가 걱정이지요. 농협이나 양봉협회에서 수매를 한다 해도 가격과 수매량이 문제입니다. 친척이나 지인들을 통해 판매를 한들 얼마나 소비가 되겠습니까.”
아카시아 꿀을 더 수확하기 위해 벌통을 다른 지역으로 일시 옮긴 양봉가 김재호(66 상주시 중동)씨의 푸념은 현재 양봉농가의 공통된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양봉 꿀의 소비촉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물론 꿀을 이용한 창조적인 건강식품을 개발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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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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