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꽃소식 즐길 일이 아니네
남쪽의 꽃소식 즐길 일이 아니네
  • 김철
  • 승인 20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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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남녘에서 올라오는 꽃소식이 마지막 꽃샘추위를 따스하게 녹인다. 일찌감치 봄을 찬미하는 매화며 생강나무 꽃들이 그렇고 약동하는 만물들이 그러하다. 자연의 희망적인 순환에 움츠렸던 동절기의 기운을 펴보지만 요즘은 날마다 우울하다. 신문은커녕 텔레비전조차 가까이 하지 않다가 지진으로 아수라장이 된 일본의 비극을 접하고 나서 연일 뉴스가 궁금해진다. 지금은 하루에도 몇 번씩 실시간 뉴스를 전하는 우리나라와 일본 텔레비전의 채널을 번갈아 돌리는 것이 일과처럼 됐다.


막강한 일본의 과학기술조차 지진 앞에서 맥을 못 추는 것을 보면 그저 예측 불가능한 자연의 소용돌이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뿐이다.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던 자연재해의 대참사도 다를 거야 없지만 가까운 바다 건너 이웃 나라의 비극이 비좁은 한반도에도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 상상하기 무섭다. 첨단과학이 세상을 아무리 풍족하게 바꾼다 해도 기본적으로 자연에서 모든 것을 취한다. 자연이 고맙기 한정 없지만 새삼 한정 없이 무섭단 느낌이다. 천재지변의 재앙을 피할 길 없는 과학의 무력감에 그저 허탈하다.


한 떨기 매화꽃을 보면서도 만상에 사로잡힌다. 꽃으로만 보다가도 꽃이 피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까, 꽃이 지고 난 뒤의 허망함은. 그래도 열매를 맺고 내년 봄에는 다시 피지 않겠는가. 세상살이가 괴로움이라는 것을 꽃들은 알고 있을까. 이수현 씨의 고귀한 희생이 일본인들을 감동케 했듯이 남쪽에서 올라오는 꽃소식보다 더 아름다운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일본열도에 따스하게 전해지기를 기원할 뿐이다. 겨울 가고 봄이 왔으니 여름 또한 멀지 않았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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