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청하 샤론 스톤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임청하 샤론 스톤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 김우성
  • 승인 201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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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스타 최근모습 타령 이제 그만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80, 90년대 극장을 드나들던 이들에게 임청하(林靑霞)와 샤론 스톤(Sharon Vonne Stone)은 설명이 필요 없는 배우다. 'CGV왕십리'니 '메가박스코엑스'니 하는 프랜차이즈식 극장명이 어딘지 삭막하게 느껴지는 세대라면 아마도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중고생들이라면 이들이 누군지 모를 수도 있다. 임청하는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는 샤론 스톤 역시 그 명성이 확실히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두 스타의 이름이 하늘을 찌르던 당시 극장가 풍경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우선 외형적으로 멀티플렉스가 없었다. 극장건물이라 하면 당연히 하나의 스크린뿐이었고, 도시마다 단관(유일관)개봉을 했던 까닭에 극장이름이 배우이름 만큼이나 개성을 갖고 유명세를 떨쳤다. 부대시설이 미흡해 영화시간이 임박해서야 관객을 건물 안으로 들이던 풍경도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또 다른 차이로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스크린 크기와 의자 간격을 확인해가며 원하는 위치 좌석을 고를 수 있는 현 예매시스템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한 번 집을 나서면 약속상대와 연락할 길도 막막해서 극장 앞 상점은 늘 인산인해였다. 때문에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이라면 "피카디리 앞 윈첼도넛하우스" 따위의 추억의 장소 하나쯤 간직하고 있기 마련이다. 개봉영화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통로는 오로지 인쇄매체뿐. '스크린' '로드쇼'같은 영화잡지나 스포츠신문 영화면을 꼼꼼히 살피는 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외화를 대하는 시선이었다. 당시 관객들 사이에서는 한국영화를 '방화'라 낮잡아 부르는 풍조가 만연했다. 대부분의 한국영화가 관객 10만 명을 채우지 못하고 간판을 내리기 일쑤였지만 외화는 사정이 판이하게 달랐다. 비슷한 시기 'UIP직배'가 시작되면서 어느모로 비교 불가능한 할리우드 대작들이 극장가를 휩쓸었다. 할리우드 영화의 틈바구니는 도박/무협물이 주를 이루던 홍콩영화 차지였다. 화제의 외화라도 개봉하는 날에는 새벽부터 표를 구하려는 행렬이 수백여 미터 늘어서 극장 앞 인도를 점령했고, 영화를 본 청소년들은 학교로 돌아가 성냥개비를 질겅질겅 씹어대며 "I'll be back"을 외쳤다. 바로 그 무렵, 주윤발 장국영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톰 행크스 맥 라이언 이상으로 티켓파워를 가졌던 게 임청하와 샤론 스톤이다.



얼마 전 두 배우의 소식이 연달아 인터넷을 달궜다. 한창 때와 많이 달라진 외모 때문이었다. 사진 좌측이 기사에서 보도된 임청하, 우측이 샤론스톤의 최근 모습과 헤드라인이다. 배우라는 신분 때문에 감내해야한다 쳐도 여간 자극적인 제목이 아니다.

그들의 나이를 검색해 보니 1954년생인 임청하가 한국식 나이로 57세, 1958년생인 샤론스톤이 53세. 충분히 '아줌마' '할머니'로 불릴 수도 있는 나이였다. 주변에 비슷한 연령대를 떠올려보자니 저 정도 세월을 비껴간 사람이 있을까 싶었다. 오히려 그 나이에 20대의 동안을 가지고 있다면 그게 더 징그럽고 기괴한 이슈일 것이다.

사람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의 삶이 외모에 반영되어 어떠한 평가에도 응당 순응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두 배우는 이미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고도 십 수 년이 지났다. 짙어진 주름이 전혀 이상할 게 없으며 평범한 시민이 되어 민낯으로 대중 앞에 나서는 당당함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팬으로서는 더없이 고맙다.



최근 모배우의 해외봉사 해프닝이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소문이 맞네 아니네 뒷말이 무성한 모양이다. 정의롭고 지고지순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배우라, 사실관계를 떠나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이 상당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를 전하며 '충격'이라 표현한 언론은 한 곳도 없었다.

반면 임청하 샤론스톤의 기사에서 언론들은 앞다퉈 '충격' '실망' '굴욕'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두 배우의 외모변화가 본인 의지와 상관없는 자연섭리임을 상기해 볼 때 정도를 넘어선 표현이었다. 비록 가십성 기사였다고는 하나, 사회분위기를 좌우하는 기사제목을 정함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아쉽다.



김우성 기자 ddoring2@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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