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이간질하는 어머니
가족을 이간질하는 어머니
  • 성영주
  • 승인 201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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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과의 대화 / 성영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영진운기수련원을 운영하는 성영주 원장은 기(氣) 수련을 통한 심신치유와 빙의 퇴치의 전문가이며 저술가입니다. 30여 년 전 기(氣)의 선인(仙人)을 통해 기수련의 독창적인 공력을 전수 받아 초자연적인 에너지로 심신의 고통을 들어주는 기 수련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와 심령세계의 이야기는 아직도 불가사의한 일들이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지만 과학이나 의학의 힘으로 논증이 어려운 영역에 있어서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화제들이 많습니다. 성영주 영진운기수련원 원장이 오랜 체험 속에서 쓴 이야기라고 밝힌 <영혼과의 대화>는 인터뷰365의 편집방침이나 방향과 별개의 장르이지만 흥미 있는 읽을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연재를 시작합니다.-편집자 주


[인터뷰365 성영주] “어머니는 우리가 어릴 적부터 변덕은 물론 히스테리가 심했어요. 성질을 못 이겨 발작 수준에 이를 땐 우리 삼남매는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았지요. 근래는 우울증이 심해지셔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 평소 소식(小食) 하는 편이건만 몇 일전부터는 거의 식사도 못하고 계세요. 그러니 가족들이 불안한 생활을 할 수 밖에요. 올케언니도 암 수술 후 우울증 치료 중이고, 언니와 조카도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려 정신과 치료를 고려하고 있어요. 전... 살고 싶지 않아요”


남들 생각하기엔 참으로 다복해 보이는 40대 중반의 주부회원이 울먹이며 속심을 털어 놓는다. 사업하는 남편과 부유한 시댁, 누구하나 뜯어가는 사람 없는 평온한 가정. 하지만 막내인 그녀가 겪은 40여년은 안타깝게도 늘 고통과 불안이 따라 다녔다. 그녀가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 어머니는 이혼을 하셨다. 어머니는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며 늘 푸념을 늘어 놓으셨고, 그 아픈 삶은 가족들을 언제나 불안에 떨게 했다. 그러니 그런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 드릴 수 있다면 삼남매는 무엇이든지 해보고 싶은 것이다.


어머니는 성격장애였다. 일흔이 넘으셨으나 고쳐보기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 전문의 상담을 했으나 ‘20~30대도 아니고 고치기는 늦었다’는 대답만 들려왔다.


무엇보다 어머니는 삼남매 우애마저 끊어 놓았다. 즉 그 누구도 본인 이외의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차단했다. 아들과 며느리는 물론 사위와 딸, 모두 당신하고만 가까워야만 해서 이간질은 습관이 되었다. 화목의 중심이 되어야 할 어머니가 가족들을 모두 흠집 내 놓으니 집안은 늘 그늘이 드리웠다.

“나 지금 죽으러 간다.”


이혼한 큰 언니와 십여 년 째 살고 있는 어머니는 언니와 사소한 언쟁이라도 있으면 지난 아픔을 토해내며 툭하면 자살 소동을 벌였다. 어떤 날은 회사로 전화를 걸어 죽겠다고 말하곤 소식이 끊겼는데, 그렇게 어머니를 찾아 나선 적이 여러 번이란다. 불화가 있으면 보따리 싸들고 다른 자식을 찾아가 모시고 있는 자식을 천하의 불효로 만드는데, 지금도 작은 딸 집에 와 있는 상태라고 했다. 그러니 언니의 이혼도 어머니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사회생활 하는 딸 살림을 도맡아 주는 것이지만 사사건건 잔소리를 견뎌내야 하는 딸의 고통은 어쩔 것인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 내리겠다는 어머니를 붙잡았다던 조카와 언니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머니한테 얼마나 잘못했으면 자살까지 시도했을까’ 원망했는데, 어머니를 수련 시키면서 마치 양파껍질처럼 벗겨지는 어머니의 성격을 알게 되었다고 막내딸은 되뇌었다.


“어머니가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까요? 정말 음식이라도 드실 수 있을까요?”


찾아 온 일흔 살 어머니는 날씬하다 못해 매우 마른 체격이었다. 꽃무늬 레깅스에 화려한 재킷의 패션은 마치 50대처럼 젊어 보이게 했는데, 대체 어떤 상처가 이 분을 이렇게 망가뜨렸을까.


수련을 시작하자 어머니는 주변에 사람이 있건 없건 지금껏 가슴속에 담아왔던 응어리를 풀어 놓으며 통곡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 자라왔던 ‘유년의 토방’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딸만 달랑 하나라고 씨받이 들이라며 성화를 부리던 집안. 부잣집 외아들로 너무나 당당하게 바람을 피우셨던 아버지의 주색잡기. 어린 가슴에 맺힌 상처는 컸다.


성장하여 첫 선을 보았고, 세상에 이 사람 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곱게 가정을 꾸렸는데 남편은 친정아버지처럼 바람을 피웠다. 바람피우던 현장을 알게 된 날의 아픔을 어떻게 표현할까.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삼남매를 두고 이혼을 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어 아이들을 만나러 가면 보지 못하게 했는데, 돌아설 때의 아픔은 살을 도려내는 듯 했다. 삼남매는 대학을 들어가야만 어머니를 만날 수 있기에, 혹여 재수라도 하여 어머니와 살날이 멀어질까봐 지독하게 공부에 매달렸다. 그렇게 큰 언니 진학을 시작으로 차례차례 어머니 집으로 옮겨 왔는데, 결과적으로는 ‘어머니의 빈자리’가 삼남매를 훌륭하게 키운 셈이다. 그렇게 두 시간쯤 눈물 콧물 쏟으며 하소연 하던 어머니가 눈을 지그시 떴다.


“선생님 속이 너무 시원해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사선생님한테 아무런 이야기도 못했어요. 창피해서요. 그런데 선생님 앞에서는 처음 뵙는 분인데 이렇게 말이 술술 나오네요.”


수련이 끝나자 배가 고프다며 대뜸 음식을 먹잔다. 한 숟가락 권하는 일이 너무나 어려웠던 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머니를 바라봤다. 소화가 되느니 안되느니 하실 일이 더 걱정스러운 눈치다. 그렇게 며칠을 열심히 수련하던 어머니는 속이 텅 빈 것처럼 시원하게 해 주셔서 고맙다며 수련원 나설 때마다 몇 번이고 인사를 했다. 그런데 딸과 둘이 있으면 다시 난리가 난다고 했다. 지금까지 좋다던 이야기는 어디가고 불평이 터지는데, 물론 수련원도 안가겠다고 한다는데... 그런 어머니를 보며 정말 자신을 끔찍이 여기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가족에게 보이기 위해 자살을 시도하고, 가족이 함께 있으면 음식을 멀리하게 된다. 가족들 관심이 자기에게 멀어질까 잠재적으로 두려워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병이고, 어머니의 삶이 행복해져야 하므로 삼남매를 불러 상태를 이야기 해주었다. 자식들은 오해하고 산 지난날을 가슴 아파 했다.


“병원에서 절대로 고칠 수 없다고 하던데 괜찮을까요? 얼마 남지 않은 어머니 여생이 행복해 졌으면 합니다. 저희 삼남매의 간절한 소망이에요.”


“병은 자신이외의 누구도 고쳐 줄 수 는 없는거야. 자신만이 스스로 고칠수 있는거고 난 도우미에 불과해. 최선을 다해 도울게.”


올 봄, 그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사소한 일도 상담해 왔고 그들은 완벽하게 따라와 줬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들 가족은 악령의 작용이 아니면 어떻게 자식들에게 그러실 수 있겠냐며 다중적인 성격의 어머니를 이해하기 힘들어했다. 봄이 지나고 그들은 평온을 되찾았다. 어머니는 수련원 근처로 이사를 와 혼자 살고 계시는데, 이렇게 편안해 본 적은 없노라고 한다.


살고 싶지 않다며, 시집와서 지금까지 웃는 얼굴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던 막내딸은 요즘 입가에 웃음이 배실 배실 배어있다. 며칠 전, 내가 물었다.


“지금도 살고 싶지 않아?”


“아뇨, 아뇨... 절대 아니에요, 지금 너무 감사해요.”


불과 두세 달 만에 온화한 어머니로 되찾은 삼남매는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어버이날. 영어교사인 큰 언니가 꽃으로 장식한 카드 한 장을 내밀었다.


“You are the window through the world.”(당신은 세상을 향한 창이에요)


쉰이 넘도록 보지 못한 그들만의 세상. 그들은 나를 통해 그들만의 세상을 봤으리라. (영진운기수련원 02-379-3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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