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귀한 꽃일수록 먼저 꺾인다
아름답고 귀한 꽃일수록 먼저 꺾인다
  • 김철
  • 승인 201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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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곧은 나무가 먼저 베어진다는 말이 있다. 쓸모있는 나무일수록 목재로 이용하기 위해 쓸모없는 나무보다 일찍 톱질을 당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쓸모없는 나무는 그로 인해 명대로 오래 살 가능성이 많다. 마찬가지로 화초도 아름답고 귀할수록 먼저 뽑히거나 꺾이게 된다. 길을 가다 보아도 꽃 파는 노점상에서 화분에 심은 통째로 판매할망정 꺾인 철쭉이나 진달래를 좀체 본 기억이 없다. 꽃집의 꽃들은 모두가 아름답게 보인다. 희귀한 야생화가 수난을 당하는 것은 그만큼 효용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화초를 가꾸는 것보다 더 즐거운 소일거리도 없다. 그러나 재배기술의 부족 탓인지 정성을 기울여도 꽃을 보기가 쉽지 않아 속상할 때가 있다. 까닭 모르게 죽는 수도 있었다. 특히 난초 종류가 그랬다. 어느 지인의 이야기이다. 지난해 화초가 베란다에서 혹시 죽을 염려도 있는데다 주민들과 함께 꽃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몇몇 화초를 아파트 단지 공터에 심었단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는가 싶었는데 어느 날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안에는 유별나게 꽃을 좋아하는 이웃이 있다고 한다. 그 이웃은 1층에 거주하기 때문에 베란다 밖을 그럴 듯한 화단으로 꾸미고 접근 금지를 알리는 울타리까지 쳐놓았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그가 심었던 종류의 화초도 눈에 띄었다고 했다. 아무튼 지금쯤 꽃이 피기 시작했을 잃어버린 화초가 오래도록 제 명대로 살기를 기대할 뿐이라는 것이 그의 작은 바람이다. 세상에는 외모가 수려하고 똑똑한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은 남보다 먼저 이용당하고 버림받는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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