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아직 오지 않았으되 봄그림[春畵]에 마음이 녹네
봄은 아직 오지 않았으되 봄그림[春畵]에 마음이 녹네
  • 유이청
  • 승인 201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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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우도첩'에 실린 단원 김홍도 화풍의 그림

【인터뷰365 유이청】아직 봄이 오지 않았지만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성급한 사람들이라면 ‘춘화(春畵)’ 전시회를 보러 경복궁 쪽으로 나들이 가도 좋겠다. 여기서 춘화는 ‘봄그림’이 아니다. 하지만 보고나면 봄눈 녹듯 마음이 풀리고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춘화는 조선시대에 남녀들의 애정행위를 그린 그림이다. 선비가 묘한 그림을 그려 대히트를 친다는 내용의 2006년 영화 ‘음란서생’을 떠올린다면 상상이 쉬울 것이다.


사간동에 위치한 갤러리 현대에서는 ‘옛 사람의 삶과 풍류―조선시대 풍속화와 춘화’가 15일부터 2월 24일까지 열리고 있다.


1층에는 공재 윤두서, 관아재 조영석, 긍재 김득신, 혜원 신윤복, 긍원 김양기, 혜산 유숙, 소당 이재관, 심전 안중식 등 조선 후기 대표 화가들이 그린 풍속화 10점이 전시되고 있다. 석공이 조수와 함께 돌 깨는 모습을 그린 공재 윤두서의 ‘석공공석도’, 스님이 나무 아래 앉아 이를 털어내는 장면을 유머스럽게 표현한 문인화가 관아재 조영석의 ‘이 잡는 노승’, 새참을 이고 가는 할머니와 술병을 들고 뒤따라가는 동자를 그린 긍재 김득신의 ‘새참 나르기’와 ‘설날 널뛰기’ 등이 대표적이다.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 ‘설날 널뛰기’

춘화 15점이 전시되고 있는 2층은 19금(禁), 성인들만 입장이 가능하다. 조선 후기 춘화 가운데 작품성이 뛰어나 춘화의 백미라 일컬어지고 있는 ‘운우도첩(雲雨圖帖)’과 ‘건곤일회첩(乾坤一會帖)’ 원본이 전시되고 있다. 이 춘화집들은 19세기 초·중반에 나온 것으로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의 화풍이 느껴진다 해서 그들의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작품들 중 일부는 인쇄물로 찍혀 널리 알려졌으나 원화 화첩 전체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개된 춘화 가운데는 혜원 신윤복의 화풍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후원탄금도’를 비롯해 남녀가 행위를 하는 장면을 디테일하게 그려낸 단원 김홍도 화풍의 그림 등이 화끈거리는 눈길을 붙잡는다.

혜원 신윤복의 화풍이 그대로 느껴지는 ‘후원탄금도’


한편 두가헌 갤러리에서는 조선 말 원산에서 활동한 평민 출신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미공개 작품 50점도 공개된다. 조선 최초의 개항장이었던 원산에서 활동했던 기산은 개항장 주변에 들렸던 외국인들에게 그림을 그려주는 ‘수출 풍속화’였다. 그의 풍속화는 독일 베를린 미술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등 세계 유수 박물관에 조선시대 화가로는 가장 많이 소장돼 있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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