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욕을 자극하는 전통 재래시장
삶의 의욕을 자극하는 전통 재래시장
  • 김철
  • 승인 201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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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장마당에 들어선 마차 옆에서 선 채로 간단히 점심요기를 때우는 모습이 마치 서부영화의 스틸을 보는 것 같다(사진 첫 번째). 북미 개척시대를 연상케 하는 예스러운 풍치의 노천카페에는 장을 보러온 사람들로 북적인다(두 번째). 난장의 좌판에는 먹음직한 돌배를 비롯해 단풍나무시럽, 버터 같은 농축산물과 유리 및 금속공예품 등 각종 특산물이 즐비하다. 어느 해 늦가을 캐나다 토론토 교외에 있는 메노나이트(Mennonite)들의 집단촌에서 본 일단의 칠일장 풍경이다. 아직도 램프를 사용하는 등 19세기 풍습을 신앙적으로 고수하고 있다는 그들만의 전통문화를 이방인이 엿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하겠다.



국내는 물론 어쩌다 해외를 가도 가장 먼저 가 보고 싶은 곳이 이미 대중매체를 통해 잘 알려져 있는 명소보다는 그 지역의 재래시장이다. 그곳에 가면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간에 오가는 인정이 실린 삶의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거래의 명암이 교차하는 서민풍의 시장에는 국내외 어디를 가든 삶의 생동감이 넘친다. 시장을 둘러보며 눈요기를 하는 것만으로 새삼 삶의 의욕을 북돋우기에 충분하다. 그것이 재래시장으로 발품을 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쇼핑의 편의성으로 볼 때 재래시장은 대형 할인점과 여러 모로 대비가 되지만 흥정이 없는 셀프서비스 판매 방식의 후자는 어쩐지 야박하다.



재래시장은 그 고장의 향토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이다. 지역마다 특산물에서 차이가 나고 왁자지껄한 시장 사람들의 사투리에서 정감을 느낀다. 오래 전 정선 장날 장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먹던 메밀전병의 구수한 맛이 못내 그리워 집에서 해먹어 봤지만 영 그 맛이 아니다. 매년 이 무렵 볼 수 있는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나물의 향기롭고 달착지근한 맛 또한 잊을 수 없다. 의정부를 매번 지나치다 오랜만에 시장에 들렀다. 옛날에 보던 모습이 아니다. 재래시장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봄나물을 파는 할머니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묻자 흔쾌히 승낙하며 덤으로 한 줌을 더 얹어준다. 생기 있는 재래시장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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