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이병헌, 최지우도 오디션에 떨어졌다
권상우, 이병헌, 최지우도 오디션에 떨어졌다
  • 김지수
  • 승인 201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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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성공 10계명 / 김지수




필자 김지수 씨는 백제예술대학에서 연기를 강의하는 한편 연기 지망생이나 데뷔 초기 연예인들의 연기를 지도하는 ‘김지수 연기아카데미’(서울 압구정동)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화배우 권상우 천정명 엄태웅 남궁민 재희 이규한 김선아 장진영 이나영 김효진 구혜선 이하나 한지혜 전혜빈 등의 제자를 배출했으며, 연예인 지망생을 위한 전문 지침서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되는 법>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연예인 또는 연극 영화과를 지망하는 청소년들에게 김지수 씨의 글은 유익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편집자주



[인터뷰365 김지수] 봄은 그냥오지 않는가보다. 꼭 꽃샘추위가 한번은 오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이 시기가 지나면 더 예쁜 꽃들이 활짝 피워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신인배우들을 불러본다.


지수샘 : 창원아~ 그 잘생긴 얼굴을 왜 그렇게 찡그리고 있니? 화났어?

창원 : 선생님 저는요., 미워하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나요.

지수샘 : 그게 무슨 얘기야?

창원 : 네, 지난 번 오디션 때 절 떨어뜨린 감독님이 너무 미워서요. 그 작품이 잘 안됐으면 좋겠어요.

지수샘 :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창원 : 그리고요, 저 대신 뽑힌 신인 ‘아무개’ 도 싫어요! 연기 되게 못해서 감독님이 절 떨어뜨린 것을 후회하셨으면 좋겠어요.

지수샘 : 그랬구나. 그러면 감독님께서 널 떨어뜨린 이유가 뭐였을까? 생각은 해봤니?

창원 : 생각 안 해봤어요. 그냥 절 싫어하시는 것 같았어요.

지수샘 : 왜 널 싫어하신다고 생각하는데?

창원 : 제가 연기 못한다고 막 욕하시더라고요. 기본도 안 되니까 연기 더 배우라고 하셨어요.

지수샘 : 연기 못해서 더 배우라고 하는 건 욕을 하신 게 아니라 충고를 해주시는 거지. 그리고 네가 진짜 싫었으면 오히려 아무 말씀도 안 해주셨을 거란다.

창원 : 그것 말구요, 제 연기를 제대로 안 봐주시더라고요. 자기소개하고 준비해간 대사 조금 보시고, 거기서 나눠준 대사도 끝까지 안 봐주고... 하여튼 5분도 채 안 봐주시더라니까요. 제가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시간이 없다고 그러시면서 연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이 있으니까 빨리 나가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오는데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는지...

지수샘 : 그래! 그럼, 현이는 오디션 볼 때 시선을 어디에 두고 누구를 보고했니?

창원 : 시선이요. 앞에 계시는 감독님도 봤다가 옆에도 봤다가 그냥 여기저기 봤어요.

지수샘 : 현이가 오디션에 떨어진 이유를 찾았다.


창원 : 찾았어요? 이유가 뭐예요 선생님?

지수샘 : 시선. 네가 앞을 똑바로 못보고 자꾸 눈을 돌리니까 자신감이 없어 보이지. 네가 눈을 피하는데 누가 너의 연기를 보고 싶어 하겠니?

창원 : 변명이 아니라 자신감은 있었어요. 근데 정말 시간이 너무 짧았어요. 5분 안에 제 실력을 다 보여드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고요.

지수샘 : 그래 시간도 부족했고 실력도 부족했단다.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 눈에 띄려면 연기를 잘해야 하지만, 특히 시선처리도 잘해야 하는 법이란다. 앞으로 조금만 더 연습하도록 하자꾸나.

창원 : 저 이제 욕먹고 자존심 상하는 것도 싫고요, 떨어지는 것도 겁나서 당분간 오디션 안 볼거예요.

지수샘 : 떨어지는 게 겁나서 오디션을 안 보면 누가 널 뽑아 주겠니? 누가 널 알아주는데... 그렇게 욕먹어 가면서 연기 배우는 거구, 자존심이 상한만큼 더 연습해서 실력을 키워야지. 다신 욕 안 먹고 두 번 다시 안 떨어지게.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은 오디션에 떨어지고 나면 힘들어하고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다. 자신을 오디션에 떨어뜨린 관계자에 대해 미운 마음을 갖기도 하고 더러는 아예 오디션 없이 바로 캐스팅되어 촬영하고 싶은 욕심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권상우, 엄태웅, 천정명, 남궁민, 이병헌, 김선아, 구혜선, 최지우 등 수많은 스타들도 신인 때는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연기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러나 그들이 누구인가, 욕먹고 떨어졌다고 가만히 있었겠느냐? 그렇지 않다. 욕먹으면 더 연습하고 자존심 상하면 더 연습해서 지금은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한류스타가 되어있지 않은가?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스포츠 스타 김연아 선수의 좌우명이 “그것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한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엉덩방아를 찧고도 다시 일어서기까지 그 모진 훈련을 견뎌내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었기에 이번 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은 더욱더 값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도 오디션에 떨어져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이것 또한 지나가게 마련이다. 그러니 여기서 멈추지 말고 다시 한번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보자. 그래서 오디션에 성공해서 드라마 촬영도 하고 연말에 신인상을 탈 수 있도록 해보자. 나아가 대한민국은 물론 일본, 중국을 넘어 미국의 할리우드로 진출해서 세계적인 배우가 되어보자. 마음먹기에 달라 불가능은 없다.


자 마음을 굳게 먹었다면 이제는 오디션에 성공하는 비법들을 알아보자.

다음의 글들은 오디션에서 합격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간추려 보았다. 본인들이 직접 오디션에 응모하고 합격하면서 느낀 점이므로 오디션을 준비하는 여러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먼저 웃으면서 인사하자.

긴장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져서 뭔가 화가 난 사람처럼 보이게 된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서 누구한테 인사해야 될지 잘 몰라서 머뭇거리는 사이에 예의없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모르는 사람이면 어떠하리,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먼저 웃으면서 인사해보라. 긴장된 내 마음도 편안해질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2. 시선을 피하지 말자.

경험이 없는 신인들은 감독님을 비롯해서 오디션 관계자, 그리고 카메라 등 앞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해 ‘자신감이 없다’, ‘건방지다’ 등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 내 앞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눈을 맞추면서 말해보자. 진실해보여서 더 눈에 띄게 될 것이다.


3. 눈에 띄게 자기소개를 해보자.

신인들은 어디를 가든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자기소개이다. 남들하고 똑같이 평범하게 하지 말고 계절과 날씨에 따라 인사 멘트도 바꿔보고, 표정도 다양하게 표현하면서 변화를 주도록 하자. 공간에 따라 자신의 특기와 장기를 넣어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냥 서서 말로만 하는 것보다 다양한 모습의 끼를 보여주면 오디션에 모인 많은 신인들 중에서 당신을 기억하게 만들 것이다.


4. 주어진 대본을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하자.

오디션을 진행하는 관계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몇몇 신인을 제외하고는 대본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 한다. 특히 오디션을 봐야할 역할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미리 나줘 준 대사도 외워오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대본 속의 지문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부터 대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지문에 주의를 기울이고 대사는 무조건 외우도록 하자. 그리고 역할에 맞는 의상과 소품도 미리 준비하는 등 오디션에 정성을 다해보자. 정성을 들인 만큼 인정을 받을 것이다.


5. 성공한 선배들의 오디션 스토리를 벤치마킹하자.

영화 <무법자>에서 전라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끔찍한 일을 두 번이나 당하는 ‘이지현’ 역을 실감나게 소화해낸 영화배우 이승민의 당찬 모습은 신인시절 영화 오디션장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다. <무법자>에서의 역할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르나, 오디션장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있게 행동하는 모습은 연기경험이 없는 신인이 어떻게 하면 오디션에서 눈에 띄는지를 잘 알려준다고 할 수 있겠다.



“1999년 <동감>이라는 영화 오디션을 볼 때이다. 오디션 대본에 ‘밝고 명랑하고 장난기 많다’는 지문을 보고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장난 끼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다가, 감독님도 사람이니까 하루 종일 많은 배우를 보고나면 지쳐 있을 테니까, 내가 들어가서 조금이나마 재밌게 해드리면. 뭔가 다르게 생각하실 것 같았다. 보통은 그냥 가만히 서 있다가 감독님이 질문을 하면 그때 대답하는데, 내가 먼저 말 걸고, 감독님이 대답을 하게끔 유도하기로 했다. 그런 것을 싫어하시는 감독님도 계시지만, 먼저 웃는 얼굴로 호감 있게 대하면, 좋아해 주실 것으로 믿었다. 신인 때는 아직 연기를 잘 모르니까, 어떤 상황에서 선미가 어떻게 행동하고 말을 할까? 그리고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를 많이 생각했다. 그리곤 소품을 이용하면 좀 더 쉬운 방법일 것 같아 오디션 장에 들어가서 책상위의 사탕을 발견하고 “감독님 저 사탕 먹어도 돼요”라고 먼저 말을 했다, 그랬더니 “오케이”라는 흔쾌한 대답과 함께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짧은 시간 안에 자기를 보여주고 기억시켜야 하니까, 평소보다 더 대담한 행동을 한 것이 제대로 먹히는 것을 느껴 더 자신 있게 행동했다. 의상도 캐릭터에 맞게 보라색의 털이 뭉실뭉실한 의상을 입고 귀엽게 생글생글 웃으면서 밝고, 엉뚱하고 장난 끼 있는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감독님이 찾고 계신 캐릭터와 딱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나중에 제작자는 다른 신인을 추천하는데, 감독님께서 나를 강력하게 추천해주셔서 촬영 전날 간신히 캐스팅되었고,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지금도 사람들이 <동감>의 허선미 역을 많이 기억해주신다.”


평소에 대본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책을 많이 읽고 연극 영화를 많이 보았던 그녀는 연기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았다. CF스타로 인기를 얻던 신인시절에도 귀엽고 발랄한 학생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한 역할을 맡기 위해 자신의 트레드마크인 덧니를 뽑으며 과감히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였다. 이로 인해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도 몇 년 동안 계속 연기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같이 연기연습을 하던 신인들끼리도 연기독종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 혼자 연기하는 법이 없었다. 상대방과의 연기호흡을 중요시 여겨 대사는 물론 리액션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면서 남이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MBC <하얀거탑>에서 이선균과 함께 연기하는 장면에서도 대사 몇 줄 안 되고 움직임이 적으니까 그냥 대본대로 연기하면 되지만, 이승민은 1주일 전부터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환자를 유심히 관찰하였다. 그리고 소아과 의사들의 특이한 행동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 내용을 같이 연기하는 이선균에게 알려주었다. 바로 이선균이 어린환자들을 진찰할 때 청진기를 손으로 따뜻하게 한 후 가슴에 대는 모습이었다. 이 한 장면을 통해 이선균은 장준혁 의사와 다른 인간적인 의사로 사랑을 받으며 연기자로써 인기를 얻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가 이승민은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이선균은 물론이고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 함께 출연한 하정우와 CF를 같이 찍었던 감우성도 그렇고 이승민 그녀를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저런 이유로 인연이 닿지 않아 출연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네것 내것이 뚜렷한 연예계에서 남을 추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앞으로 이승민, 그녀의 앞날이 기대해 보고 곧 개봉하게 될 영화 <무법자>도 잘되길 응원해본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오디션에 날 떨어뜨린 감독님 원망하지 말고, 나대신 뽑힌 배우 미워하지도 말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날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반드시 생길 것이다.

그날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길 바라며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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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인터뷰 365 기획위원. 백제예대 연예매니지먼트과 강사, 상명대 연극영화학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김선아 권상우 남궁민 유아인 이나영 이하나 구혜선 한지혜 등 연기지도, 현 '김지수연기아카데미' 학원장, 국제대학교 모델과 겸임교수

김지수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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