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생태도시 조성의 길잡이학자 김귀곤 서울대 교수
환경생태도시 조성의 길잡이학자 김귀곤 서울대 교수
  • 김두호
  • 승인 2010.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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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 유엔평화생태 교육연구센터 건립이 꿈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김귀곤 교수는 환경문제가 세계인의 화두가 되고 녹색성장이 국가 발전의 비전이 되고 있는 이 시대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환경생태 학자다. 그는 1978년 국내 처음으로 대학에서 환경영향평가학의 새로운 강좌를 열었고, 우리 사회에서 ‘환경’이란 용어가 낯설 때인 1980년에 미국 스탠포드대 레리 캔트 교수가 쓴 <환경영향향평가론>의 한글판 역서를 펴냈다. 그 책은 각종 개발에 관련한 환경공학과 계획 분야의 바이블이 되었고 환경문제의 제도화에 원전이 되기도 했다.

 

김 교수의 학문적 이력을 보면 다가올 21세기 환경문제를 앞서 예견하고 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대에서 임학(林學)을 전공한 뒤 뉴질랜드 캔터버리대학원에서 조경학, 영국 레딩대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으로 각각 석사학위, 이어서 런던대 건축 및 계획대학원으로 옮겨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그의 전공 연구분야는 인간과 환경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도시인 에코폴리스(ecopolis)를 계획하고 창출하는 데 있다. 이를테면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호홉하는 에코폴리스 분야의 전문학자로 32년간 대학 교육과 함께 친환경 도시계획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해왔다.

 

김 교수의 지난 5년여 활동기록만 추려도 용산공원과 수도권의 생태공원 조성에서 파주 판교 울산 김천 창원 등지의 환경 친화적 신도시 기본계획 등 30여 종목이 포함돼 있다. 근래 참여한 환경계획 또는 조사 프로젝트 중에 그가 은퇴 후까지 필생의 꿈을 건 연구과제는 60년간 인간의 발길이 닫지 않은 DMZ(비무장지대) 생태계를 유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도록 하는 데 있다. 지금 그는 수많은 환경관련 국가기관이나 단체의 자문위원이나 임원을 맡고 있다. 유엔생태도시 한국네트워크 대표,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인간과 생물권(MAB) 계획위원회의 DMZ소위원회 위원장이면서 2007년부터 정부 환경기관과 민관 합동으로 시행한 DMZ 생태조사단장으로 참여해 철조망 안의 방대한 생태계를 단계적으로 공개해 왔다. 그의 조사단은 최근에도 창녕 우포늪보다 두 배가 큰 연천평야에 두루미가 남북을 오가며 서식하고 멸종위기의 묵납자루 참매 새매 삵 등이 사는 평화로운 생태계의 신비를 비경과 함께 공개해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의 DMZ와의 인연은 1992년 유네스코가 위촉한 연구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인간의 산업문명이 토해낸 한경오염은 부메랑이 되어 자연보다 오히려 인간을 먼저 위협하는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김귀곤 교수는 자신의 생애를 행운이 함께한 것으로 돌렸지만 그를 필요로 하는 이 시대 사람들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의 전공학문은 선견지명의 선택이었다. 자연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며 인간의 삶의 질을 함께 추구해온 학자와 인터뷰는 이틀에 걸쳐 6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그의 연구실은 오르지 혼자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 하나를 제외하고 공간이 없는 창고로 변해 책과 연구 논문 자료더미가 천정까지 겹겹이 쌓여 있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환경과 생태문제가 관련된 학술행사나 신도시 건설, 4대강 살리기 계획 등이 이슈에 오르면 대체로 김 교수의 이름이 등장해 어떤 분인지 궁금했다. 가장 바쁘게 사는 분을 만난 것 같다. 최근에는 DMZ의 생태계 조사활동이 주목을 받았다. 올해가 6.25 전쟁 60주년인 점을 생각하면 인적이 끊어져 있던 그곳이 그동안 어떻게 변해 있는 지 DMZ 생태조사단장의 뒷얘기부터 듣고 싶다.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조사단이 2008년 11월에 이어서 2009년 두 차례, 금년 초까지 네 차례 이벤트성의 생태조사가 아니라 팩트가 있고 목적이 분명한 조사 활동을 했다. 지형 지질 경관조사에서 식물과 곤충 조류 파충류 등 12개 분야에 걸쳐 조사한 DMZ는 막연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보존가치가 높은 생태계의 보고였다. 논과 마을이 있던 곳까지 자연습지로 바뀐 450만㎡의 연천평야에서 평화롭게 서식하는 두루미 떼를 비롯해 DMZ의1800여종 동식물 중에는 멸종 위기의 삵이나 참매 새매 묵납자루 능구렁이도 살고 있었다.

생태계의 젖줄은 하천이다. DMZ에는 숱한 생명들과 자연비경을 간직한 5개의 강이 남북으로 이어져 흐른다. 그곳의 주인이 된 동물들에게는 경계가 없지만 우리는 북쪽으로 가는 길이 막혀 결국 반쪽의 생태조사가 되고 있는 셈이다.

 

60년간 인적미답(人跡未踏)의 땅을 탐사하는 동안 가장 인상에 남는 지역은 어떤 곳인가?

한걸음씩 들어 설 때마다 모두가 태고의 자태와 마주치는 느낌이 들었다. 남북의 생태계가 한마당이 된 한탄강 북단의 민들레벌판과 만도벌판은 넘어 설 수 없는 북쪽 땅이 한눈에 잡힌다. 남과 북쪽에서 한 쌍씩의 두루미가 한가롭게 먹이를 찾고 있었다. 야생동물은 반드시 숨는 장소를 염두에 두고 먹고 자고 새끼를 키우는 서식지를 마련한다. 그래서 동물을 방사해도 생태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하게 된다.

북한강 상류의 산림생태계는 산불 피해가 있었으나 소나무 등 수목이 잘 보존되어 있고 벽옥빛의 금성천이 합류하는 지점의 갈대습지는 우리의 발길을 자꾸 북으로 가게 했다. 여러 곳에서 북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조사단의 안내와 보호임무를 맡은 유엔사의 경비병들이 북쪽 경계병의 사정거리임을 경고했다. 철원의 만도벌판에 갔을 때 6.25의 격전지였던 오두산에서 북쪽을 조망하기 위한 경계선 접근을 간청을 했더니 방어경비 조치를 하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당겨주었다. 조사단도 방탄조끼와 핼맷을 쓰고 조사활동을 했지만 잠시도 긴장감을 해소하지 못했다.

 

남과 북의 학자들이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활동하는 길은 없는가?

그런 생각을 한지 오래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그것이 의제의 하나가 되기를 소망해 왔다. 국제 학술모임에 참가하면서 북한의 생물원장을 비롯한 생태학자들과 만나 학자들 사이에선 교감을 나누었다. 북한에서 ‘학문열사’ 대우를 받는 학자와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최근 중국 우이산에서 열린 ‘유네스코 동북아생물권 보전지역회의’에서 이들을 다시 만날 기회가 있었다. 과거 몽골에서 만나고 두 번째인데 맥주 한잔을 나누는 사석에서 그는 뜻밖에도 뉴욕을 거쳐 북한 유네스코로 보낸 공동조사 제안서를 받아보았다는 고백을 했다. 반응이 없어 전달이 제대로 안된 것으로 알았는데 그들도 관심을 두고 있다는 얘기였다. 힘들면 조사를 별도로 하되 양측이 합쳐서 종합보고서를 내는 것도 방법이다.

유엔개발기구(UN에)에 속한 지구환경기금의 지원을 받으면 북측에서 조사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제안서를 통해 전달했었다. 이번 만남에서 비무장지대의 일정한 지역을 선정해 시범조사와 함께 복원사업도 함께 해보자는 생각을 전했다. 그들도 자신들이 결정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미래를 갖고 있었지만 DMZ를 포함해 백두산과 한라산까지 공동조사를 하는 것도 생각해보자는 제안을 해왔다.

 

 

 

 

남북측의 합의로 DMZ를 통과하는 경의선 동해선과 남북 연결도로 계획이 추진될 때도 환경생태조사단장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2000년 9월, 16명으로 구성된 환경생태조사단이 남북 연결 철도와 도로건설 계획에 참여했다. 제한적이고 목적이 달랐지만 아마도 그게 최초의 생태조사를 위한 정부가 위촉한 조사단의 DMZ 출입이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노선을 정했다. 공사를 시작하면서도 친환경적인 공법을 제시했다. 예를 들면 동물의 서식처를 보호하는 생태형 교량을 만들게 하고 다리 밑으로 뱀이나 개구리 등 양서파충류가 이동할 때 배수로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하는 공사가 추진됐다. 생물의 대피로까지 감안됐다.

3개의 교량을 건설한 도로는 1개당 100억의 예산을 세웠으나 환경 친화적인 주문을 받아들여 모두 몇 백억이 더 투입되어 우리는 그 다리를 에코(환경생태) 브릿지로 명명했다. 공사로 없어진 습지는 주변에 더 많은 면적의 대체습지도 조성됐다.

나중에 건설에 참여했던 군간부는 건설당시 무리라는 생각을 했으나 지금 생각하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사를 하면 공사 후 2년 이상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는 지 모니터링을 한다. 동해선 철도 지역은 2012년까지 5년간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훼손된 부문에는 생태복원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고 큰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공사기간 중에 떠났던 야생동물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환경운동가들은 환경과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에 반기를 들고 싸운다. 파충류의 서식처를 지키기 위해 터널공사를 지연시킨 사람도 있다. 생태학자라면 생물다양성과 생태계를 먼저 생각하거나 보호운동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환경생태학자들이 수시로 고충을 느끼게 하는 가장 미묘한 부문에 대한 질문이다. 지난 1월1일 교황은 신년사에서 ‘인류는 피조물을 보호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종교는 믿음으로 이루어지지만 학문은 이론을 근거로 움직인다. 내가 쓴 책 중에 <자연환경생태 복원론>이 있지만 훼손된 신의 창조물도 복원이 될 수 있다는 이론서다. 인간의 교만일 수 있으나 생태학에 의한 자연의 학문적인 처방은 절대 손대지 않아야 한다는 보존, 환경적으로 현명하게 관리하는 보전, 훼손된 습지를 원래 상태에 가깝도록 다시 조성하는 것 따위의 복원, 성장과 생존환경의 기능을 개선시켜주는 향상, 인공적으로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창출 등 5가지가 있다.

종교는 율법 밖으로 움직일 수 없지만 학문의 세계는 뭐든지 논의하고 논쟁을 할 수 있으며 시대에 따라 추구하는 목적이나 학문적 가치도 변한다. 환경생태학이란 응용과학 분야도 지금은 주류 쪽으로 들어서고 있지만 과거는 마이너(비주류)에 머물렀다.

내가 공부한 영국이 환경생태에 바탕을 둔 도시계획 이론에서 가장 앞서 있다. 19세기 후반에 전원도시계획에서부터 적용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국토계획 및 이용에 대한 법률도 1947년 영국이 만든 도시 및 지방계획법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인구 수용과 경제적 가치에 치중해 환경계획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1980년대 후반부터 지구환경문제가 대두되자 환경학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지금은 도시계획에서 환경생태 계획이 필수 구비사항이 됐다. 계획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며 변화를 담는 것이므로 환경생태 계획은 적어도 20년, 30년을 내다보고 준비하는 분야다. 1993년에 발표한 <생태도시 계획론>은 그해 시사매체들에 의해 대표적인 과학도서로 선정되었다. 그때 시대의 관점이나 관심이 달라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계획에 참여하고 세미나 등 학술모임을 통해 긍정적인 이론을 제시한 것은 학자로서의 소신인가?

4대강 사업은 홍수 가뭄을 막고 수질 수량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인데 생태계의 복원, 향상, 창출 프로그램을 제대로 적용하면 친환경 개발의 발전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직선형 강줄기를 곡선형으로 조성하면 모래톱이 생기고 자갈밭, 뻘, 습지가 생겨 육상 생태계로 연결되어 더 좋은 환경으로 개선될 수 있다. 생태계 복원을 가치 있게 실현한 DMZ 토목사업을 좋은 예로 들고 싶다. 4대강 살리기는 계획 단계에서 유역 전체를 보고 생태지도를 먼저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인데 그 사업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의 생태적 과정, 구조와 기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생태지도란 무엇을 말하는가?

동식물의 분포나 유역에 있는 습지의 환경과 위치, 생태 면적, 대체 습지에 대한 계획이 모두 포함된 생태계의 보전 및 복원을 목적으로 한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감각이 있는 생물들에게는 서식처가 그들이 사는 동네와 같다. 생태계 관리는 바로 그 서식처를 보전 또는 복원하거나 향상시키는 일이다. 그것이 친환경적인 4대강 살리기를 위해 수질 수량을 개선하는 개발 목적과 함께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

4대강 살리기가 수질 수량 개선에서 오히려 자연경관도 살리고 친환경 사업으로도 성공하면 국내에서의 경제효과도 있지만 그것을 해외에 수출하는 물 중심의 국토 가꾸기의 모델이 될 수가 있다.

 

환경운동단체들은 환경과 자연보호를 절대적인 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대체로 국가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사업도 생태계를 훼손하는 개발 사업이라면 환영받지 못한다. 그러나 보전노력과 함께 생태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행한 이른 바 DMZ식 공사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도 많은 것 같다.

NGO(비행정기구)에서도 환경생태 학자들의 환경 친화적인 개발논리에는 대체로 공감을 한다. 문제는 개발과 관련해 계획된 생태공학적 설계도가 공사 완성단계에 이르면 무시되거나 축소되는 폐단 때문에 대규모 개발 사업일수록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은 정부나 지자체 사업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특히 공직사회는 행정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현장실무자로부터 최종 결재 라인까지 몇 단계를 거치는 비효율적인 행정절차 과정에서 초기의 계획이 바뀌거나 무시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또 사회가 문화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면에서 대립이 발생하고 충돌도 많이 일어난다. 영국 같은 나라에서의 환경단체 회원들은 장화 신고 삽자루 들고 갈대밭에서 자원봉사활동에 앞장서며 스스로 환경 실천운동에 땀을 흘린다.

우리 환경생태학자들의 입장도 난감해질 때가 있다. 개발사업의 환경생태 계획에 참여했는데 결과가 그대로 되지 않았을 때는 모양이 우습게 된다. 하루아침에 거짓말하는 사람이나 어용학자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제도화가 되어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계획된 생태 복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5년 10년 후까지 살려놓도록 한다. 예를 들어 금개구리가 살던 곳을 훼손했다가 다시 복원했을 때 금개구리가 살지 못하면 복원기간을 늘여서라도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환경생태 계획을 실질적으로 적용해야지 요식행위 정도로 앞가림만 하려는 인식을 바꾸도록 엄격한 전략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 생태환경 복원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생물의 서식처 복원이다. 복원 면적은 훼손된 면적의 최소한 2.5배 이상이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 10배까지 조성해야 한다. 생태적 기능의 목적을 달성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태와 환경문제가 접목된 것처럼 토목분야도 생태학과의 연대성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행정정책도 환경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의 관련기능을 통합해서 운영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저서 중에 <지속가능 환경생태계획론> <생태도시계획론> 등이 생태도시 개발을 주제로 한 책들이다. 내용 중에 이상적인 환경생태도시를 뜻하는 에코폴리스(ecopolis)라는 말이 앞머리에 등장한다. 국내외 도시 중에 사례가 될 만한 도시는 어느 곳인가?

환경과 인간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도시 에코폴리스의 건설은 삶의 질을 높이려는 인간 주거환경의 지향점이다. 환경생태학은 대기오염 수질오염의 환경문제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안고 있는 도시의 환경구조를 자연 생태계의 다양성 자립성 안정성 그리고 순환성과 친화되도록 계획하고 설계하는 분야다.

내가 눈으로 확인한 도시 중에 캐나다 밴쿠버 같은 도시가 친환경 녹색도시의 모델이 될만 하다. 자연생태환경과 조화를 이룬 도시설계로 ‘밴쿠버리즘’을 낳은 쾌적한 인간 생활공간이 형성돼 있었다. 영국의 밀턴키인즈, 일본의 다마 신도시도 에코폴리스 계획을 적용한 도시고 독일의 베를린도 동식물의 안정적인 서식을 배려한 환경도시로 꾸준히 개선 개발되어 왔다.

우리나라는 하남과 서귀포시가 유엔 해비타트(UN-HABITAT)의 환경보전시범지역으로 환경생태 계획을 적용한 첫 사례 지역으로 볼 수 있지만 근래 수도권 신도시나 지방도시의 개발에서 모두 생태환경을 기본계획에 포함시키고 있다.

 

 

 

 

직접 연구이론이나 설계 등 환경생태 계획에 참여한 지역은 어디인가?

최근 5년 안팎에서 보면 경기도 생태공원, 서울 용산공원, 파주 운정신도시, 울산, 동해, 대전, 창원, 군포, 서귀포, 김천, 강원도(평창 강릉 포함) 등지를 꼽을 수 있다. 국가 프로그램인 한국생태도시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프로젝트는 서귀포를 시범 적용도시로 삼았다. 창원은 지금 자전거를 활용하는 시민의 참여로 환경도시의 시범지역이 되고 있다. 산책로나 자전거 전용도로 같은 것은 다른 도시에서 본받을 만하다. 과천 신도시 조성 때 UN환경프로그램(UNEP)의 지원을 받아 환경영향평가 프로젝트에 참여 지침을 마련했다. 방음벽 설치에서 차가 다니지 못하는 청계산과 관악산으로 통하는 중앙로, 태양열 주택 보급 등을 적용한 것은 미래 환경문제를 감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5만8천 명 정도로 보았던 계획인구가 곱으로 증가하고 공급 중심의 주택 건설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남겼다.

 

환경문제의 해결은 정책적인 실현성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참여나 문화의식, 공유지 관리에 대한 관심이 지속 가능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하는가?

물론이다. 환경오염과의 싸움은 공동체 정신과 시민정신의 결집 없이 극복할 수 없다고 본다. 얼마 전 태안해안의 기름 유출사고 때 보여준 환경오염 퇴치에 대한 우리 국민의 무서운 단결의식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감동 드라마였다. 그런 정신이면 무엇이든 지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삶의 얘기를 듣고 싶다. 생태환경 쪽으로 공부를 하게 된 동기가 있는가?

서울대의 조경학과는 1973년에 생겼다. 나는 그 이전에 임학을 전공하고 뉴질랜드 국비장학생 시험에 합격해 다시 조경학을 전공했다. 그 때 환경평가 이론도 접했다. 인생은 우연한 일로 운명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국제협력 업무를 보던 분이 버스를 함께 타고 가다가 뉴질랜드 국비장학금에 대한 정보를 전해 준 덕분이었다. 이어서 영국 레딩대와 런던대에서 도시 및 지역계획학을 전공한 것도 서울에 온 영국의 저명한 지리학자이면서 도시계획학자 인 피터 홀(Peter Hall) 교수를 만나 초청을 받으면서 비롯됐다.

대학으로 오기 전 경부고속도로 건설공사 때 국토 조경업무를 시작으로 환경관련 부처와 청와대에서 공직생활을 한 경험도 연구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됐다.

내가 처음으로 대학에서 환경영향 평가론의 강의를 시작한 것은 1978년이다. 대학 연구실도 공원녹지연구실에서 환경영향과 계획분야를 통합해 환경생태연구실로 바뀌었다.

 

직함 중에 유엔 해비타트 국제도시훈련센터소장은 어떤 임무가 따르는가?

대표를 맡은 유엔 생태도시 한국네트워크와 함께 지속가능 생태도시 연구와 교육의 지역성및 공동성을 표방하는 유엔 해비타트 공인단체이다. 아시아 태평양 생태도시 네트워크로 발전하는 단계에 있다. 같은 목적의 컨설팅 훈련을 시행하는 훈련센터에는 작년에 아프리카에서도 연수생이 왔었다. 연계된 단체로 국제 경관 및 생태공학회 회장 일도 하고 있다. 일본 지바대학에 사무국이 있고 한국과 일본, 대만지역의 7개 단체가 회원이다. 전문 학술지(SCI(E)) 발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생태공학회는 토목과 생태의 접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시대적 진화를 선도해 가고 있다.

 

갈수록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많아지는 학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득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가?

인생은 좋은 기회를 부여받았을 때 순간 포착하듯이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을 운이라고 하지만 나는 기회를 잘 받아들이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30년이 넘도록 만족하며 대학에서 후학과 더불어 보람 있는 인생을 살았다는 생각을 한다. 전공학문도 영역을 넘어서는 노력을 해왔는데 그것들이 시대적으로 필요한 부문이 된 면도 행운처럼 생각된다.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학문적으로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재직하신 원로 선배학자 노융희 교수를 평생 잊지 않고 산다. 법률을 전공하신 분이지만 환경정책학회를 창립한 초대회장으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ESSD)에 바탕을 두고 지속 가능한 환경학과 계획학의 융합에 기여하셨고 나에게 많은 격려를 주신 분이다. 나도 제3대 환경정책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가족을 소개해 달라.

아내(박순연)와 아들 (삼성전자 반도체책임연구원으로 있는 김우진 전자공학 박사)과 며느리(신희정), 그리고 여덟 살과 세 살짜리 어린 손자(김세찬 김태형)도 있다.

 

꿈이 있다면?

우선 DMZ 남북 공동 생태조사로 북쪽의 못다한 생태조사를 하는 것이고 그곳에 유엔 국제평화생태 교육연구센터를 세워 정년퇴임 후 곧장 새로운 장소에서 일을 계속하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 환경생태학의 학문에서 뿐만 아니라 내 인생에서도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봉사하는 자세로 꾸준히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해서 가르치고 공부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유엔해비타트 지원 국제도시훈련센터 원장으로 이 센터를 세계적인 수준의 유엔기구로 발전시키고 싶은 꿈이 있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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