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건우, 젊은 날의 초상
피아니스트 백건우, 젊은 날의 초상
  • 김두호
  • 승인 2007.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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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영화로 함께 보낸 30년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2007년을 마감하면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 베토벤의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를 시작한 백건우의 연주 열기로 식을 틈이 없이 벌겋게 달아 있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8차례의 연속 콘스트의 총 2만여 객석에 빈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중간집계가 베토벤과 피아니스트 백건우에 대한 음악팬들의 신뢰와 애정을 대변한다.


청각 기능이 무너진 악성(樂聖)이 심령의 선율로 남긴 음악을 집대성한 백건우의 ‘베토벤 음악 제전’은 세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거장 피아니스트의 집념을 보여주는 뜻 깊은 연주회다. 한 달 전 중국 광저우에서 베토벤 소나타 연주회로 이미 그곳 음악팬들의 큰 반향을 불러 모았고, 또 그에 앞서 3년간 준비해온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을 데카(Decca)를 통해 음반으로 발표했다.


백건우는 2007년 음악 여정을 베토벤 음악의 큰 메신저 역할로 마감하고 있다. 한 해가 넘어 가는 자리에서 그를 들여다보니 어느 덧 이순을 저만치 넘어 거장의 연륜으로 접어들었다. 파리에 살면서 그가 쌓아올린 명성과 음악적 공적이라면 두차례 프랑스가 국가 공로훈장을 수여한 것만으로도 경의를 표할 수 있다.


필자는 그의 아름다운 반려자인 영화배우 윤정희와의 친분관계 덕분에 파리에 갈 때마다 그들 부부에게 따뜻한 대접을 받았다. 파리의 뒷골목에서 난생 처음 아랍 전통요리를 맛보거나 진귀한 개구리 튀김요리를 구경한 것도 그들 부부 덕분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중한 기억은 백건우 윤정희 부부와 함께 세상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는 점이다.


그들 부부와 만나면 우리의 이야기는 음악이 아니라 주로 영화가 화제에 오른다. 영화 이야기가 시작되면 피아니스트는 소년같이 맑고 천진해 보이는 눈동자를 크게 뜨고 끝없이 자신의 견해를 풀어 놓는다.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영화평론가나 전문 영화인들 못지않게 영화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는 사실이다. 고전에서 최신 영화까지 정보를 챙기고 아내와 함께 새로나온 영화를 감상하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가 왜 영화배우를 평생 파트너로 삼았는지를 느끼게 한다.

음악만큼 영화를 좋아한다고 그는 서슴없이 말한다. 여배우를 만났기 때문에 영화를 좋아한다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화를 좋아해 여배우를 만나 평생 사랑하게 된 것을 그는 더 운명적으로 받아들인다.

1976년 봄, 파리에서 살던 천재 피아니스트는 유학중인 우리 영화계 최고의 별이었던 여배우를 선배 음악인으로부터 소개받아 결혼했으니 벌써 30년이 흘렀다. 딸 진희 양을 두고 예쁜 아내와 연주 여정의 일생을 세월이 흘러도 그림처럼 변함없이 살아온 백건우는 얼굴 표정이나 행동, 목소리와 말씨 등이 부드럽고 온화하다. 소설가 신경숙은 백건우를 두고 “외모는 상냥하고 자상해 보이지만 피아노 앞의 그는 산맥을 질주해 내려오는 사자 같다”고 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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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알고 있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외모만큼 심성도 따뜻한 신사다. 늘 아내를 동반하는 연주 여행을 하며 세계 음악팬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전달하는 피아니스트로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인터뷰이 나우] ‘바늘에 실’이 되어 연주여행을 평생 함께 해온 백건우 윤정희 부부가 연주일정으로 서울에 와 오는 10월말까지 머문다.


‘마침내 슈베르트로 돌아온 거장 백건우 피아노 리사이틀’을 9월 14일 저녁 7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마련한다. 성직자가 성지를 순례하듯이 ‘건반위의 구도자’가 되어 50여년을 음악의 순례자로 살아온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비록 파리에 살지만 대한민국의 국민피아니스트로 사랑을 받아가며 섬마을까지 피아노를 가져가 연주를 하고 있다.


2007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연주, 2011년 리스트 전곡연주로 음악 팬을 황홀하게 했던 그는 이번에 중간 휴식 없이 낭만파 음악의 대부인 슈베르트 음악을 90분간 연주하게 된다. 언제나 어디서든 객석에 앉아 부군의 음악을 가슴조이며 듣는 부인 윤정희 원로 영화배우는 예술의 전당 공연에 이어 약속한 지방 공연을 마치면 정기 건강진단을 하고 10월 께 서울을 떠날 예정임을 인터뷰365에게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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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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