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 어쌔신>은 내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 배우 비(레인)
“<닌자 어쌔신>은 내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 배우 비(레인)
  • 이승우
  • 승인 200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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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남자 백인 여자 러브스토리 주연이 목표 / 이승우



[인터뷰365 이승우] 정지훈도 아니다. 월드스타 ‘비’도 아니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그는 오롯이 영문 이름 ‘rain’으로 불리길 원했다. 지난해 자신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피드레이서>를 들고 왔을 때의 표정보다 훨씬 밝은 얼굴로 새 영화를 소개하는 비, 레인과 마주앉았다.



엄청난 강행군을 하고 있다.

앞으로 두 달간의 스케줄이 모두 다 차 있다. 미국에서 <닌자 어쌔신> 프리미어를 끝내고 바로 홍콩으로 가 콘서트를 연다. 인도네시아와 자카르타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콘서트를 갖은 뒤 끝나고는 바로 상해에 가야 된다. 그 후 3일 후에는 또 라스베가스에서 콘서트가 있다.

꽤 빡빡한 일정인데 체력유지는 어떻게 하고 있나.

인간적으로 정말 힘들다.(웃음) 힘들어도 그런 내색 전혀 안 하는 편인데도 이번에는 정말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다. 대신 내년엔 쉬엄쉬엄 하려고 한다. 보양식? 되도록이면 한식을 챙겨먹는 정도다. 열이 날 때는 일부러 매운 음식을 챙겨먹는다. 불은 불로 다스려야 한다.


일부러 이런 바쁜 일정을 즐기는 거 아니었나.

그 동안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20대 초반과 지금이 굉장히 틀린 걸 느낀다. 두 세시간 밖에 못 자니까 정말 체력이 딸린다. 이번 영화에서도 “고통은 나약함을 낳는다”는 대사가 나오지만 정말 대본 보면서 내 얘기 같더라. (웃음)

할리우드 데뷔작인 <스피드 레이서>에 비해서 <닌자 어쌔신>은...

(말을 자르며)될 것 같죠?

한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그때 만났을 때보다 표정도 밝아 보인다.

극중 닌자로 나온다고 오해를 많이 하시지만 속해 있는 건 닌자 집단이지만 살인이 나쁘고, 그로 인해 이곳이 나쁜 집단임을 깨닫는 선한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단순히 연기를 떠나서 한국문화를 알리려고 노력을 많이 한 영화가 바로 <닌자 어쌔신>이다. 닌자를 다루면서도 일본적이지 않은 건 작가가 많이 공부를 해서다. 극중 명성황후 얘기나 TV에 KBS화면이 잡히는 것 등 모두가 나를 위한 배려라고 하더라.


아까 말을 잇자면, 그럼 개인적으로도 될 것 같나?

느낌이 좋다. 안 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정말 좋다. 내 꿈이 미국에서 지나다가 사람들이 ‘하이, 레인’이라고 불러주는 거다. <스피드레이서> 때에도 몇 번 있었지만 <닌자 어쌔신> 이후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들면 성공이다. 개봉주인 미국 추수감사절을 겨냥한 영화만 40, 50편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그것만 해도 엄청난 성공이다. 메이저 영화사가 아시아 배우를 톱으로 내세워 만든 영화가 <닌자 어쌔신>이 처음인 만큼 ‘최초’란 말만 들어도 너무 감사할 것 같다.


벌써부터 후속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던데.

사실 계약은 되어 있지만 일단 <닌자 어쌔신>이 잘되어야 한다. 안되면 안 할 수도 있다.


가족들의 반응은 어떤가.

여동생이 “오빠, 이제 좀 볼 만하네” 하더라.(웃음) 그 동안 너무 장르영화만 한다고 걱정했었다. 사실 <사이보그지만 괜찮아>가 나에게는 너무 큰 영광을 준 영화지만 상업영화는 아니지 않나. 하지만 감동이 있고, 또 재미있었다. 그래서 더 <스피드 레이서>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 같다. 미국 내에서도 <스피드 레이서>는 피해가자는 말이 있었다.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2위까지 올랐지만 생각보다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영화 덕에 <닌자 어쌔신>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닌자 어쌔신>은 준비과정도 길었고, 훈련도 무척 고된 걸로 알고 있다. 동양인 배우가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란 시선도 많았는데, 원동력이 뭐였나.

미국에서 돌아올 때 금의환향할지, 아니면 조용히 입국할지 그 결과만 상상하며 달려온 것 같다. 어쨌거나 열심히 찍었고 후회는 없지만 미국에서 일단 2천 800여개 관이 잡혀 있는 만큼 해볼 만한 승부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붐을 기초로 내년 3월 일본 개봉도 순조롭게 이어지고, 유럽에 선보일 때까지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국의 반응도 궁금하다.

일단 가장 나쁜 소리는 에이전시를 통해 나온다. 처음 전화가 와서 받는데, 모니터 시사 결과 <트랜스포머1>과 비슷하게 나왔다고 하더라. 별 다섯 개 만점에서 별 네 개 반이 나왔다고.(웃음) 개인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이렇게 쓰면서 극장주랑 싸우면서까지 관을 3천 개 채우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좀 감명 받았다. 사실 자기네들이 봐서 별로 면 아마 바로 DVD시장 바로 공략했을 거다. 철저히 시장 가능성을 보고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니까. 얼마 전에는 미국 최대 영화사이트인 IMDB에서 가장 보고 싶은 영화 1등을 했다고 하더라. 그 사실을 듣고 굉장한 용기를 얻었다. <뉴문>이 5일 먼저 개봉하는데 그 영화가 10대와 20대 초 관객들에게 워낙 인기라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볼만한 사람들이 다 보고 <닌자 어쌔신>으로 넘어 올 거라고 그래프를 꾸준히 올라가는 걸로 그려놨다.


그렇다면 <뉴문>의 로버트 패트슨을 누른 ‘레인’이 되는 건가.

그건 기적이다. 나오자마자 역전시킨다면.(웃음) 그땐 진짜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흥행 여부에 따라 2편이 제작된다고 했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일단 그려졌으니 후속편까지 사인을 했을 것 아닌가.

촬영하면서도 농담으로 2편은 뉴욕으로 가자고 하니까 감독이 한국으로 가자고 하더라.(웃음)


엔딩 장면이 2편을 겨냥한 듯한 느낌이 다분히 나지 않나. 벽 너머 저 건너의 세계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는 게...

원래는 그냥 벽을 바라보는 걸로 끝난다. 그 장면은 바로 그날 나온 거다. 사실 영화의 엔딩과 동시에 촬영 마지막 날이라 속으로 ‘이거 찍고 집에 간다’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더라. 내가 얼마나 기뻐하는지 감독이 선물로 소주 한 병을 안겨줬다.


한국인이라서 소주를 준 건가.

<닌자 어쌔신>을 찍느라 1년간 금주한 걸 알고 있었거든. 촬영하면서 내내 술 먹고 싶다. 짠거 단거 먹고 싶다 노래를 불렀더니 소주를 구해서 선물로 주더라. 그 날만큼은 치킨부터 햄버거까지 잔뜩 사와서 스턴트맨들이랑 병나발 불면서 마셨다.


새로 들어오는 할리우드 대본들도 거의 액션장르인가.

계약이 되어 있어서 자세히는 말 못하지만 새로 오디션 본 건 내년에 들어갈 액션 대작이다. 몇 명의 전사들이 한 사람을 보호하는 시리즈물이다. 내 역할은 <반지의 제왕>처럼 누군가를 호위하는 역할인데 2천억 원 정도의 예산이 잡혀 있다. 오디션에는 합격했는데 할리우드 시스템상 몇 단계를 거쳐야 제작이 들어간다고 들었다.


같이 오디션을 본 유명배우들이 있나.

처음엔 오디션을 보는 게 자존심이 상했는데 알고 보니 브래드 피트나 톰 크루즈도 개별 오디션을 본다고 하더라. 동양인이다 보니 배역에 한정이 있다. 내가 끊임없이 워쇼스키 형제에게 밀고 있는 스토리가 바로 동양 남자와 백인 여자와의 러브스토리다. 영어를 배우고 아무것도 몰랐던 남자가 10년 차이를 두고 여자와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인데 안 먹힌다.(웃음) 내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왕을 할 수 없고, 장르에 있어서도 액션이란 제한이 있지만 한 장르에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해야 다음이 있는 거니까.


‘동양인=액션배우’라는 공식을 깨고 싶은 건가.

남들이 못 가진 걸 해야 성공한다는 거다. 아직까지도 백인이랑 동양인이 연인관계로 나온다면 안 본다고 하더라. <닌자 어쌔신>에서도 내 상대배우가 흑인인 것도 무술영화라고 하면 무조건 달려가는 흑인들을 겨냥한 것도 있다. 유명 흑인 뮤지션 중 소림사 우당파의 이름을 딴 그룹이 생길 정도로. 일단 액션=레인 이라는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하고 나서 그 다음에 로맨스를 해도 안 늦는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상대 여배우로 공연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메간 폭스다.


메간 폭스? 지난번 내한 했을 때도 당신을 엄청 만나고 싶어했지만 거절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녀가 한국에 오기 전부터 ‘내 이상형은 메간 폭스다’라고 공언하고 다녔을 만큼 팬이었다. 우리나라 배우는 솔직히 열애설이 날수도 있고 좀 조심스러워야 했지만 실제로 내 이상형이라 더 당당히 말하고 다녔다. 언젠가 미국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메간 폭스가 내 얘길 했다는걸 들었는데도 농담으로 생각했다. 그러다 한국에 와보니 내가 거부한 걸로 나와 정말 난감했다.


이번 프리미어에 초대하면 되겠다.

오면 좋지.(웃음) 잘되면 같이 할 수 있고. 제작자인 워쇼스키가 워낙 친한 사람이 많아 거의 모든 사람들을 다 초대했다.



실제 연애는 언제 하나.

여자 친구를 만들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아직까지 바쁜 걸 이해해 주는 여자는 없는 것 같다.(웃음)


마지막으로 <닌자 어쌔신>은 레인에게 어떤 영화인가?

나중에 내 아들에게 “아버지 이렇게 살았다”고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다. 난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절대 공부 안 시키고 운동 시킬 거다. 아, 그리고 영어회화랑.(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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