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과 동거하는 단풍든 만추가경
초겨울과 동거하는 단풍든 만추가경
  • 김철
  • 승인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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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고개 정령치 가는 길의 오색단풍 숲.
【인터뷰365 김철】
이름난 산이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은 산수의 절경도 절경이거니와 더하여 이맘때면 오색단풍이 장관을 연출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만산홍엽은 말할 것도 없지만 비록 도심일지라도 단풍이 곱게 물든 곳이라면 늦가을의 정취를 아쉬운 대로 맛볼 수 있다. 단풍이 어느 곳에서 소리 없이 늦가을을 노래하건 아름답게 들리고 보이는 것은 곧 있으면 찬바람에 낙엽으로 날릴 줄 알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변하지 않으면 지겨울 수밖에 없다. 온산이 사계절 변함없이 단풍으로 채색된다면 만추가경이 있을 수 없지 않은가.

단풍이 황홀하다 한들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미 단풍이 막바지이다. 사색의 계절인 가을은 짧고 추운 겨울은 길다. 즐거움은 잠시이지만 괴로움은 평생 어두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언제 낙엽이 될지 모르는 단풍을 보고도 인생무상을 느끼지 못한다면 애석한 일이다. 그것만 깨달아도 쓸데없는 욕심을 어렵잖게 버릴 수도 있다. 욕심은 집착할수록 마치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무거워진다.

주왕산 계곡의 늦가을 절경.

한라산에도 첫눈이 내리고 어느덧 입동이 찾아들어 늦가을과 초겨울이 혼재된 계절이다. 꽃소식은 남쪽에서 먼저 시작되어 북쪽으로 올라가지만 단풍소식은 북쪽에서 먼저 시작되어 남쪽으로 내려간다. 지역마다 날짜가 다른 단풍축제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그렇다고 단풍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단풍이 끝물로 치닫는 북쪽보다 남쪽 산 어디를 가든 잠시나마 만추가경에 젖으며 고요히 자신을 관조하는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도 밑지는 발품은 아니라고 본다. 단풍도 떨어질 때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무엇이건 다 제 때가 있으므로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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