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다인】색다른 책 한 권이 출간됐다.
신간 ‘편집은 끝났다-이제 편집을 편집하자’(한인섭 지음, 한국편집연구소 펴냄)에는 책 제목에만 ‘편집’이라는 단어가 3개나 들어가 있다. 편집은 끝났다는 대명제에 편집을 편집하자는 부제는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30년 동안 신문 편집에 매달려 왔던 저자는 신문계에서 ‘알아주는’ 편집기자였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서울신문, 굿데이신문 등을 두루 거치며 편집부가 편집국의 일등 부서라는 자부심 속에 편집기자, 편집데스크 생활을 했다.
하지만 종이신문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쨍쨍하던 편집기자의 자부심과 자긍심이 끊길 처지에 놓여 버렸다. 인터넷 매체가 늘어나면서 편집의 철학, 편집의 논리와 감성 등은 파괴되고 남루한 낚시제목이 판을 치게 됐다. 그래서 저자는 편집은 끝났다고, 편집의 종말은 신문의 종말이라 전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년 지속돼온 편집에 대한 열정과 애모는 편집의 본질이 무엇이며 편집에 대처하는 기본자세는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다시 말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한국언론재단을 통해 전국 일간지, 주간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경험과 실전도 오롯이 녹아있다.
저자 자신이 신문 제목 카피의 명수라는 말을 들은 것답게 책 내용은 거의가 카피의 연속이랄 수 있다. 그래서 급하게 읽으면 체할 수도 있다. 쾌도난마의 카피 속에 들어있는 속뜻을 잘 새겨야 책 내용을 잘 소화시킬 수 있다.
이 책은 다수 독자를 겨냥한 책이 아니다. 일간지나 주간지 또는 인터넷 매체에 종사하는 현역 기자들이나 미래의 기자들이 볼 만한 책이다. 그간 편집 기술을 논한 책들은 가끔 있어왔지만 편집의 본류, 편집기자가 가져야 할 덕목과 철학에 대해 이처럼 꼬집어 적시한 책은 없었다.
거기에 더해 국내 유수한 일간지 지면을 펴놓고 제목부터 사진, 레이아웃에 이르기까지 예로 들며 설명하고 있어 현역 기자들의 눈이 멎을 만하다. 또 언론고시를 보고자 하는 미래의 기자들도 ‘편집잠언집’처럼, 든든한 ‘빽’처럼 곁에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