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랄함 벗고 날선 연기 도전, <불신지옥> 배우 남상미
발랄함 벗고 날선 연기 도전, <불신지옥> 배우 남상미
  • 김선
  • 승인 200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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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물이 많아졌다. 직업병인가보다” / 김선



[인터뷰365 김선] 2002년 남상미는 서울 한양대학교 앞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3 학생이었다. 남상미의 미모에 반한 대학생 구경꾼들이 모여든다고 화제에 오르면서 매니지먼트사가 스카우트해 연예계에 등장시켰을 때만 해도 반짝 스타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남상미는 7년간 영화와 드라마 10여 편에 출연하면서 차근차근 재능 있고 개성이 뚜렷한 주연 연기자로 착실하게 성장해왔다.

남상미는 최근 출연작 <불신지옥>에서 그동안의 밝고 명랑한 이미지를 깨트리고 다양한 분위기의 변신을 하고 있다. <불신지옥>은 신들린 동생의 실종 이후 시작된 이웃 사람들의 죽음, 그 뒤에서 쉬지 않고 사건이 이어지는 미스터리를 다룬 공포물이다. 사라진 동생 소진을 찾아 나선 언니 희진역을 맡은 남상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아름다운 얼굴이 전율에 휩싸일 때 감정 표현이 얼마나 미묘하고 다양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남상미는 요즘 걸핏하면 눈물을 흘린다. 연기자가 된 후 시간이 지날수록 감수성이 예민해져 작은 심경의 변화에도 눈물이 나온다는 그녀에게 연기자가 된 후 달라진 것들을 물었다.



영화 <강력3반>(2005) 이후 4년 만에 출연한 영화로 왜 하필 공포물을 선택했나?

<불신지옥>은 공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환타지스럽지 않다는 점이 좋았다. 현실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공포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영화는 희진이의 집인 아파트를 중심으로 희진과 엄마, 그리고 가장 가깝게 지내는 이웃을 통해 갈등관계가 조성된다. 허구적이지 않고 사연이 있는 스토리 전개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공포영화를 찍으면 출연 중에 어떤 징크스가 나타난다는 배우도 있다. 예를 들면 기분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든지...

지금껏 연기자로 활동했던 7년간 아픈 적이 없었는데 심하게 아파봤다. 정말 앓는다는 게 어떤 건지 처음 알았다. 촬영을 하면서 감기몸살로 3일을 앓았는데, 먹지도 못하고 정말 곤욕이었다. 신기했던 건 영화 속 희진 역시 감기몸살로 기침을 하는 설정이 있었다는 점이다. 아마 캐릭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마치 영화 속 희진이 실제 나였던 것처럼.


주어진 배역에 동일시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얼굴이 좀 창백해 보인다.

지금은 많이 나았지만 허리 디스크로도 고생했다. 촬영 초반 허리가 계속 안 좋았는데 촬영을 하면서 심해지더라. 안 좋은 자세로 앉아 있고, 서있고, 차에서 자기 일쑤여서 상태가 나빠진 것 같다. 당시엔 간단한 스트레칭조차 못했다. 촬영하면서 발목도 삐끗해 고생을 했다. 이상했던 점은 발목을 삘 만한 신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멍도 비일비재하고 들고, 손도 자주 붓고.

예전에 출연했던 공포영화 <령>은 어둡거나 스산한 기운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아마 영화에서 풍겨 나오는 음울한 ‘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희진이란 역할이 그동안 보여줬던 당차고 명랑했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다.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던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주로 선보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옆집여동생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불신지옥>에서는 이 모든 것을 쏙 뺀 남상미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날이 서있는 듯한 희진이의 위태위태한 느낌을 26살 남상미가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희진 동생인 소진역이 더 하고 싶었다. 소진은 희진보다 더 어둡고 안쓰러운 느낌이랄까. 하지만 문제는 나이였다. 소진은 14~15세 정도의 소녀였는데, 감독님께 ‘소진이를 네가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으니 다들 폭소를 터뜨리더라. 감독님이 그때 하시던 말씀이 ‘상미야 네가 동안이긴 해도 이 나이는 너무 하지 않냐’였다. 하하하. 결국 소진역에는 아역배우 (심)은경이가 맡게 됐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너무나 밝고 긍정적이다. 무심할 정도로 긍정적이다. 그래서인지 귀신을 본 적이나 가위 눌린 적도 없고. 겁도 없다. 놀래야 되고 겁내야 되는 이번 캐릭터가 힘들었을 정도니. 공포물을 보면서도 웃으면서 본다. 긴장하고 보다가 놀래기라도 할 때면 깜짝 놀란 내 자신이 너무 웃겨 깔깔 웃는다.


얼마 전에는 몇몇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예능울렁증’이 있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평소 눈물이 많은가.

많은 분들이 내가 눈물이 많고 여릴 것 같다 하시는데 속고 계시는 거다. 하하하. 강단 있고 도전적이고 씩씩하다. 원래 눈물이 없다. 그런데 요즘 본의 아니게 눈물을 많이 보여 드렸다. 카메라 공포증이 있나보다. 눈물이 많아진 건 나도 이해가 안된다. 아마도 연기자란 직업이 감정을 많이 쓰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감수성이 예민해지나 보다. 성격도 유연하게 변하는 것 같고.

예능 프로그램 출연하면 심장이 마구 뛰는데, 심장이 뛰면 우는 신과 비슷한지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진다. 아마도 머리가 착각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건 직업병인 것 같다. 누가 툭 건드리면 눈물이 날 것 같다. 마음처럼 쉽게 멈추지도 못해 내 스스로에게 화가 날 때도 한 두번이 아니다. 이럴 땐 내가 정말 유연해져가고 있구나. ‘선머슴이 성숙한 숙녀가 되어가고 있구나’란 생각이 든다.


라디오에 출연하면 말을 잘해 제작 스태프로부터 ‘DJ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칭찬이 나온다고 들었다.

라디오는 다르다. 요즘 얼굴이 보이는 라디오도 잊지 않나. 그러면 우선 표정이 굳어지겠지. 하지만 카메라가 없고 내 얼굴이 안보이게 되면 마음 편하게 술술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카메라 공포증이 있나보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가 아닌 다른 걸 할라치면 어색하다.

생각해보면 ‘눈물이 연기에 매력을 느끼게 해준 계기를 마련해 준 것 같다.


영화나 TV 연기할 때도 카메라가 있지 않는가.

연기할 때는 다르다. 연기할 때는 아예 카메라가 없다고 생각하니깐. 카메라 앞에서 연기가 아닌 다른 걸 하려고 하면 어색하다.

평소에는 다른 사람 앞에서 나서지 못하지만, 연기를 할 때만큼은 남상미란 존재를 잊는다. 연기를 하면 자동적으로 내가 아닌 배역 인물이 된다.

데뷔하기 전에는 사진 찍는 것도 너무 싫어했다. 학창시절 때 찍은 사진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친근하게 접근하는 방식을 터득했다. 카메라 앞에서 ‘난 남상미가 아닌 OO이다’라고 자기최면을 걸면 부끄러움도, 어색함도 없어진다.

우연한 기회에 연예계로 데뷔를 했다. 어릴 때부터 연기자의 꿈이 있었나.

절대 아니다. 유치원 학예회에서도 나서지 못했다. 내가 이렇게 연기자가 돼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 엄마도 낯선 연예계에 어린 딸을 선뜻 보낼 수 없다며 데뷔 당시 많이 반대하셨다.



한양대 앞 롯데리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고3 여학생 남상미는 예쁘장한 얼굴로 한양대 남학생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한양대 롯데리아걸’로 매스컴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2003년 MBC 드라마 <러브레터>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강력 3반> <잠복근무> <그녀를 모르면 간첩>, TV <식객> <개와 늑대의 시간> <달콤한 스파이>등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다.



학창시절 당시엔 어떤 아이었나.

무난한 학생이었다. 과묵하고 공부만 열심히 하던 모범생 스타일? 하하하.


남녀공학이었으면 인기가 많았을 것 같은데.

보이시하고 털털해 남학생들보다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선머슴 같았다. 여학생들이 쪽지나 편지를 써서 보내오더라.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나.

‘롯데리아 걸’로 알려진 후 가수, 방송인, 연기자 등 여러 가지의 길이 놓여 있었다. 이 중 연기자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으로 첫 오디션 덕분이다.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납치된 후 오열하고 감정이 폭발하는 신을 연기해야 됐는데 막막했다. 당시 내 나이가 어리기도 했지만 살아오면서 감정을 폭발시킨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난 슬퍼도 울지 않고, 화가 나도 화를 내지 않은 아이였다.

오디션 당일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 지 까마득해 무작정 글을 써내려갔다. 내가 만약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으로 한 페이지 정도 글을 써나갔다. 왠걸. 평소 눈물이 없던 내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르더라. 그리고 오디션에서 그야말로 ‘팡’ 터졌다. 오열하면서 감정이 폭발할 때 그 느낌을 정말 잊을 수 없다. 너무 좋았고 배우란 직업에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됐다.


MBC 연기대상 신인상(2006), 여자우수상(2007) 등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데뷔 직후 ‘얼짱’이란 타이틀에 가려 연기력에 대한 선입견도 없지 않았다.

연기를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고 현장에서 배웠기에 그렇게 생각 하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연기를 했던 것 같다. 원래 성격이 긍정적이라고 하지 않았나. 연기력으로 대중들과 소통하는 것밖에 없다는 생각에 주변의 시선에는 신경은 안쓰려고 노력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믿음이 가는 배우. 배종옥 선배님이 출연한다고 하면 그 작품에 믿음이 가지 않나. 믿음이 가고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배우 남상미가 되고 싶다.


연기자가 된 후 후회했을 정도로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글쎄. 크게 힘들었던 적은 없다. 지금껏 인복이 많았다. 좋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만나 큰 어려움 없이 일을 즐기면서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


연기자가 안됐다면 무얼 하고 있었을까.

고등학교 때는 건축학도가 되고 싶어 이과에 진학했다. 아마도 건축학과를 가지 않았을까 싶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나.

스쿼시, 인라인 스케이트 등 직접 하는 걸 즐긴다. 태양인 체질이다. 체지방 검사를 해봤는데 근육비율이 전문운동인과 비슷하다고 하더라.



최근 화보에서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학창시절엔 글래머러스한 가슴이 콤플렉스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학생시절에 육상선수로도 활약했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다. 운동 좋아하고 활달한 나에게 큰 가슴은 귀찮은 존재였다. 창피하기도 했고. 성인이 된 후 주변에서 ‘좋은 거다’ ‘부럽다’란 소리를 들으니 ‘좋은 거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더라. 이젠 ‘섹시하다’란 말도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연애스타일은 어떤가.

사랑에 있어서는 후회하는 걸 싫어한다. 중학교 3년 내내 전교생이 알 정도로 대놓고 짝사랑을 한 적이 있다.

날 좋아하는 남학생이 있기라도 하면 ‘나는 누구를 좋아하니 나한테 접근하지 말라’고 할 정도였다. 하하하. 길을 가다가도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면 대시할 자신도 있다.


얼마 전에는 5세 연상의 금융전문가와 열애설이 터졌는데.

황당했다. 그냥 해프닝이었다.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뭘 하고 싶은가.

여행을 꼭 가보고 싶다. 특히 스페인에 가보고 싶다. 활발하고 정렬적인 나라의 청취를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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