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애호박이 마디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달렸다. 집집마다 호박을 가꾸는 시골에서도 보기 드문 이색적인 모습이다. 노란 호박꽃에는 벌과 청개구리가 함께 찾아들었다. 그런가 하면 호박잎 뒤에는 매미가 벗고 간 허물이 그대로 붙어 있다. 어디를 가든 흔하고 흔한 게 호박이다. 그러나 호박을 가까이서 살펴보면 고향의 정취가 물씬하다.
보관을 잘못하는 바람에 늙은 호박이 썩었다. 아까운 생각에 화초의 거름으로 활용하기 위해 늙은 호박을 화단에 버린 뒤 흙으로 덮었다. 지나간 봄의 일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호박의 새싹이 무더기로 올라왔다. 구덩이를 파고 일일이 정성스럽게 심은 호박씨와 발아율이 다를 게 없었다. 호박의 생명력은 놀라울 정도로 끈질기다.
호박은 노지에 파종했을 경우 유월부터 노란 꽃이 피기 시작해 서리가 내릴 때까지 끊임없이 피면서 열매가 맺는다. 한 번 파종하면 애써 돌보지 않아도 절로 자란다. 호박씨 한 알이 남기는 수확량은 엄청나다. 호박 농사보다 더 남는 장사도 없는 셈이다. 고향의 정취를 실컷 맛보게 하면서 영양가 높은 열매를 안기는 고마운 토종 호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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