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최고히트상품 - 원더걸스 ‘텔미 UCC'
2007년 최고히트상품 - 원더걸스 ‘텔미 UCC'
  • 석광인
  • 승인 200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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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의 텔미, 박진영이 개발한 가요계를 살릴 백신 / 석광인


[인터뷰365 석광인] 2007년 연예계 최고의 히트 상품은 무엇일까?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인가, 아니면 <무한도전>인가? 또는 영화 <디워>? 대입 수능 시험문제도 아닌데 답을 찾기가 무척 어렵다. 이거다 싶게 확 눈에 띄는 히트작이 없었기 때문이다.2007년에는 연예계 최고의 히트 상품이 과연 없었을까? 물론 인기 투표를 한다면 1등을 차지하는 작품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이거다 싶은 연예계 최고의 히트작을 단번에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도토리 키재기처럼 고만고만한 작품들 뿐이다.


2007년 연예계 최고의 히트 상품은 <텔미 UCC>

그러면 원더걸스의 '텔미'는? 물론 원더걸스의 '텔미'를 2007년 최고의 가요로 뽑을 수는 있다. 그러나 2007년 연예계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무엇보다 예전에 비해 음반판매량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음반판매량 등 통계를 살펴보면 원더걸스의 '텔미'를 능가하는 히트곡이 나올 수도 있다. 고민 끝에 나온 답이 '텔미 UCC'였다. "원더걸스나 원더걸스의 '텔미'가 아니고 웬 '텔미 UCC'냐?"는 물음이 나올 수도 있다. 당연한 물음이다. 연예계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면 드라마나 영화 아니면 가요 중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바라보는 심정으로 시선을 넓히다 보면 인터넷을 온통 뒤덮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끌었던 작품은 '텔미 UCC'였다는 사실이 쉽게 떠오른다.


'텔미 UCC는 연예 상품인가?'

'텔미 UCC'를 '2007년 연예계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꼽는 데는 문제가 있다. 먼저 UCC란 것이 연예계에서 만드는 콘텐츠가 아닌 소비자들이 직접 만드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또 일반 소비자들이 UCC를 접하는 매체가 주로 인터넷이라는 사실도 UCC를 연예계 히트 상품으로 꼽는 데 방해가 된다. 잘못하면 인터넷을 방송 영화 가요의 경우처럼 연예의 한 장르로 취급하는 우를 범하는 셈이다.그 러나 '텔미 UCC'라고 못을 박고 보면 다르다. UCC는 인터넷의 한 도구일뿐이지만 앞에 붙은 '텔미'는 원더걸스의 히트곡이자 춤이기 때문에 연예 상품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고, '텔미 UCC현상' 자체가 원더걸스의 '텔미'에서 유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UCC 자체는 이미 2,3년 전에 인터넷의 화두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사회의 쇼킹한 부조리를 고발하거나 신기하고 재미있는 현상을 목도했을 때 비디오로 촬영해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고발하거나 널리 알리는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원더걸스의 '텔미'는 박진영이 퍼뜨린 바이러스?

그러나 '텔미 UCC'는 시작부터 다르다. 먼저 일반인들이 떼를 지어 '텔미 춤'을 배워 모방하기 시작했다. 그런 다음 그 모습을 비디오에 담아 UCC로 퍼뜨리기 시작했다. 여고생들이 모방하는 '텔미춤'에서 시작된 '텔미 UCC'는 남고생들이 모방하는 '텔미춤'으로 이어지며 외연이 폭발적으로 넓어지기 시작했다. 중학교와 고교 교실에서 퍼지기 시작한 '텔미춤'이 초등학교는 물론 병영과 경찰청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서고 '텔미춤'을 배우고 UCC로 제작해 너도나도 인터넷에 올리는 '사태'로 이어졌다.


'텔미'는 미국의 흑인 여가수 스테이시 큐의 80년대 히트곡 '투 오브 하츠'(Two of Hearts)를 샘플링한 경쾌하고 친숙한 멜로디에 "텔미 텔미 텔미…"라고 반복되는 중독성있는 가사로 단번에 국내팬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 곡의 매력은 원더걸스가 이 노래를 부르며 추는 춤에 있다. 곡 초반부에 등장하는 '살랑살랑 춤', 후렴구에 등장하는 디스코를 응용한 '찌르기 춤', 간주 부분에 한 줄로 서 있던 멤버들이 박자에 맞춰 3 줄과 5 줄로 갈라지는 '감수 분열 춤'(?) 등이 보는 사람들에게 함께 들썩거리도록 부추기는 전염성이 숨어 있다. 15세에서 19세 사이의 소녀 5명이 부추기는 상쾌하고 귀여우면서도 흥겨운 춤이 전국민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것도 모자라 UCC로 제작하게 만든 것이다. 이처럼 폭발적인 전염성 때문에 가요계에선 원더걸스의 '텔미'가 "음반제작자 박진영이 비밀리에 만들어 퍼뜨린 바이러스"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왔다. 그 만큼 '텔미 UCC'의 전염속도가 빨랐다.

'텔미 UCC는 바이러스가 아닌 백신'

국내 음반업계가 폐허로 변했다 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인터넷 때문이다. 가요팬들이 인터넷을 통해 무차별로 다운로드해 듣기 때문에 CD가 전혀 팔리지 않았고, 음반업계가 폭삭 망하게 되었다고 할 정도로 음반제작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가요계는 이렇게 치명타를 입힌 인터넷업계에 대항해 점차 대반격할 채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소리바다와 벅스 등 음반판매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인터넷 음악포털들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인터넷을 음악을 담는 최고의 미디어로 받아들여 인터넷 자체를 음반으로 이용하려는 전략에 다름 아니다.


'텔미 UCC'는 음반제작자 박진영이 만들어 퍼뜨린 바이러스가 아니고, 음반업계를 되살릴 수 있는 백신인지도 모른다. 인터넷에 가장 취약했던 가요계가 인터넷에서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 경우가 원더걸스의 ‘텔미’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TV쇼와 라디오를 통한 노출만으로 히트곡을 만들기에는 각 매체들의 집중력이 너무 떨어진다. '텔미 UCC'는 1980년대 초반 처음 등장한 뮤직 비디오에 버금가는 폭발력을 증명했다. 이제야 인터넷을 음반으로 받아들인 가요계는 내친 김에 '텔미 UCC'를 가요계의 백신으로 삼아 인터넷이 퍼뜨리기 시작한 UCC를 최고의 홍보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빨리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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